영화 ‘히든카드’ 포스터
천재적인 두뇌를 가지고 있는 리치(저스틴 팀버레이크)는 프린스턴 대학에 재학 중이지만 비싼 학비 마련을 위해 인터넷 도박에 손을 댄다. 하지만 결과는 빈 손이다. 그가 돈을 날린 도박 사이트는 ‘미드나잇 블랙’. 이 사이트에 알 수 없는 음모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리치는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사이트의 주인이자 도박의 거물인 아이반(벤 애플렉)이 살고 있는 코스타리카로 향한다. 리치의 천재성이 마음에 들었던 아이반은 리치를 도박의 세계로 유혹한다. 그러나 화려한 삶도 잠시, 정말 잠시. 리치는 아이반의 속내를 알게 되면서 자신이 위기에 빠진 사실을 알게 된다. 청소년관람불가. 26일 개봉.10. 인터넷 도박은 참신한 소재였지만 밋밋한 이야기 전개가 역전의 묘미를 살리지 못했다∥관람지수 6/ 도박지수 6 / 역전지수 5
영화 ‘히든카드’ 스틸 이미지
영화는 화려한 도박 세상 뒤에 숨어있는 어두운 이면을 파헤친다. 인터넷 도박이라는 소재는 참신했고 그 세상의 화려함은 매혹적이였다. 어마어마한 집, 엔진 소리가 고운 차, 예쁜 언니들, 볼거리로 가득한 파티 등은 관객을 압도한다. 특히 파티 장면은 작은 공간에 접어놓은 카니발 같았다. 도박계 거물 아이반의 번지르한 삶은 누구나 탐낼 만한 것들. 도박이 위험한 걸 알지만 리치도 이 모습에 자연스레 매혹된다. 충분히 공감된다. 하지만 이 모든 것 뒤에 숨어있는 이면은 뻔한 어둠이었다. 사기, 뇌물, 살인 등이 어두운 이면이란 것쯤은 누구나 예상 가능한 것이다. 영화 속 화려함은 단순히 눈요기에 불과했다.영화의 원제는 ‘러너러너(Runner Runner)’로 포커에서 사용하는 용어다. 마지막에 꼭 필요한 카드가 나와서 상황을 역전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에서는 아이반이 리치에게 가한 위대한 음모에서 벗어나기 위해 꼭 필요한 ‘행운의 역전’을 뜻한다. 영화의 클라이막스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토록 중요한 역전의 순간은 그리 짜릿하지 않고, 긴장감도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무엇보다 리치의 천재적인 두뇌를 이용한 역전이 아닌 아이반의 뇌물에 의해 이뤄지면서 신선함이나 기발함도 없었다.
전체적으로 영화는 밋밋했고, 관객을 끝까지 끌어 당길만한 양념도 없었다. 또 어디선가 자주 봤던 단조로운 이야기 전개였다. 극 중 아이반의 오른팔이자 리치의 여인인 레베카 샤프란(젬마 아터튼)이 나온다. 매우 매력적인 캐릭터지만 사실상 영화의 흐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해 아쉬웠다. 만약 이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아이반과 리치의 대립을 극대화했으면 역전의 순간(또는 감정)이 더 힘차지 않았을까.
글. 이은아 domin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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