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이장과 군수’ 방송화면

SBS ‘이장과 군수’ 1회 9월 19일 밤 8시 30분

다섯 줄 요약
손병호와 이만기가 각자 선거캠프를 꾸려 역촌리 명예 이장 선거에 출마한다. 기호 1번 손병호 캠프는 윤다훈이, 기호 2번 이만기 캠프는 이수근이 각각 선거단장을 맡았다. 두 캠프는 각각 같은 색으로 옷을 맞춰 입고 현수막까지 제작하며 유세를 준비한다. 본격적으로 표심을 잡기 위해 부녀회장, 노인회장을 비롯해 마을 주민들을 찾아가는 두 후보. 이만기는 많은 주민들을 동원해 노래자랑을 개최하며 승부수를 던진다.

리뷰
매년 명절이 되면 비슷한 포맷의 특집 프로그램이 대거 쏟아진다. 출연하는 연예인들도 비슷비슷하다 보니 프로그램들끼리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이장과 군수’는 분명 장점이 있다. 선거와 유세 활동을 예능으로 풀어내겠다는 제작진의 의도에 일단 눈길이 간다. 몇 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선거. 시청자들에게 익숙하면서도 예능에서는 좀처럼 다루지 않았던 소재다. 어쩌면 재미와 의미 두 가지를 동시에 담아낼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뚜껑을 열어 본 바로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다소 가볍기는 하지만, 당명을 정하고 주민들에게 후보를 알리는 모습이 큰 거부감 없이 담겼다. 초반부에는 단순히 주민들과 악수를 하고, ‘찍어 주세요’ ‘기호 1번 손병호’ 등의 의미 없는 구호를 남발했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달랐다. “자기를 찍어달라는 말보다, 찍어주면 자기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는 한 주민의 말 이후, 이만기 캠프의 공약이 다뤄졌다. 홍보대사 활동, 노래자랑 개최 등 공약의 내용이 탄탄하지는 않았지만, 후보자의 공약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는 전달됐다.

문제는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연예인들의 태도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 스포츠 의학에 조예가 깊은 이만기가 돌아가신 어머니 얘기를 하며 한 노인의 발목을 살펴보는 장면은 시청자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할 수 있었다. 표를 얻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으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료를 마치자마자 장동혁과 이수근이 “그럼 이제 몇 번 찍으시겠다구요?”라고 물으면서 조끼를 입히는 장면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만기의 진심은 표를 얻기 위한 계획적인 행동으로 변질됐다. 또한 과장된 자막, 산만한 배경음악은 몰입을 방해했다. 짧은 시간 안에 만들어야 했다고 하더라도, 제작진의 세심한 연출이 아쉬웠던 대목이다.

수다 포인트
- 손병호 캠프의 히든 카드 태진아! ‘노인들의 대통령’ 맹활약이 기대된다.
- 등장만으로 캠프의 분위기를 바꿔놓은 가수 홍진영, 배터리 충전 끝났어요.
- 천하장사를 줄여 ‘천사당’, 손과 발이 되겠다는 ‘손발당’…. 후보자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라도 네이밍 공모전 필요할 듯.

글. 기명균 kikiki@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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