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당신이 한번도 보지 못한 개그콘서트’

자주 가던 단골 식당도 셔터를 내리는 명절 연휴, SNS는 문을 닫지 않는다. 5일짜리 황금연휴가 완성된 이번 추석연휴에도 SNS는 갖가지 이슈와 신변잡기로 가득 찰 것이다. 더군다나 추석 연휴엔 신문이 나오지 않는다. 그만큼 SNS는 방송국들이 야심차게 편성한 추석 특집 프로그램들의 성패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열쇠. 명절은 매년 반복되기에 딱히 새로울 것은 없지만, 그럼에도 명절이기에 특별하다. 이 특별한 시간 동안, SNS의 날짜별 상황을 추측해 가상으로 꾸몄다.



예능 ‘당신이 한 번도 보지 못한 개그콘서트’ KBS2 오후 5시
개그콘서트의 힘은 개그맨들 사이의 끊임없는 경쟁이다. 이미 알려진 대로 ‘개그콘서트’ 출연자들은 모든 개그맨들 앞에서 새로운 코너를 선보인다.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코너일지라도 PD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그 주 무대에 오를 수 없다. 코너의 폐지와 신설을 반복하면서 개그콘서트의 저력은 조금씩 쌓여온 것이다. ‘당신이 한 번도 보지 못한 개그콘서트’에서는 무대에 오르지 못한 코너가 소개되고, TV를 보던 누군가가 피식 웃는다. 그 짧은 웃음을 위해 개그맨들은 새로운 코너를 만들고 또 다듬는다.

예능 ‘스타 페이스 오프’ SBS 오후 5시 20분
KBS ‘불후의 명곡2-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2’)는 끊임없는 리메이크의 향연이다. 대중들에게 익숙한 곡을 자기 스타일에 맞게 편곡해 부름으로써 원곡에 또 다른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하지만 추석특집 ‘스타 페이스 오프’의 접근 방식은 정반대다. 원작자의 무대를 똑같이 재현하는 것이 목표다. 목소리만을 흉내 냈던 예전 ‘모창대회’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엑소, 걸스데이, 씨스타 등 아이돌 그룹이 ‘카피’하는 국내외 전설들의 무대는 보다 폭넓은 연령층을 커버할 수 있다.



영화 ‘도둑들’ SBS 밤 11시 vs 영화 ‘늑대소년’ KBS2 밤 11시 vs 영화 ‘베를린’ MBC 밤 10시 40분
금요일 밤의 전쟁이다. 하나같이 많은 관객을 동원했고, 작품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도둑들’이 가장 앞에 내세우는 무기는 역시 배우들의 이름.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김해숙, 전지현, 김수현 등 영화의 원톱을 맡을 만한 배우들이 한 영화에 모였다. ‘늑대소년’은 얼마 전 군대 간 송중기에 대한 그리움이 누나 팬들을 끌어당길 것으로 보인다. ‘베를린’에서는 류승완 감독이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등 개성 있는 배우들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엿볼 수 있다. “세 작품 중 무엇을 봐야 하나요?”라고 묻지 마라. 그저 리모컨 권력을 가진 사람의 뜻에 따르면 된다.

글. 기명균 kikiki@tenasia.co.kr
편집.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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