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극장가, ‘관상’이 환하게 비출 전망이다. 독주 체제를 ‘완벽하게’ 구축했다. 상영관수, 상영횟수 그리고 관객 동원까지 모든 면에서 ’넘볼 수 없는’ 수준이다. 추석 연휴가 끝날 때까지 몇 만 관객수를 모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013년 37주차(9월 13일15일) 극장가는 ‘관상’을 포함해 추석 연휴를 노린, 작품들이 대거 쏟아진 한 주다. ‘스파이’가 안정적인 2위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판타지 영화 ‘섀도우 헌터스’와 ‘퍼시잭슨’, 애니메이션 ‘몬스터 대학교’와 ‘슈퍼배드2′ 등이 3위 각축전을 펼쳤다. 홍상수 감독의 ‘우리 선희’가 10위권에 포진돼 눈길을 끌었고, 메가박스 상영 중단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천안함 프로젝트’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2013년 37주차(9월 13일~15일) 박스오피스 순위.
16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관상’은 1,190개(상영횟수 1만 6,077회) 상영관에서 189만 1,964명을 불러 모았다. 11일(수) 개봉된 ‘관상’은 개봉 5일 만에 누적 200만 관객을 ‘가볍게’ 넘어 259만 9,380명을 동원했다. 특히 모든 면에서 여타 영화와의 비교를 거부했다. 상영관수는 유일하게 1,000개가 넘었고, 상영횟수 역시 1만 6,000회 이상을 기록했다. 상영횟수는 2위에 오른 ’스파이’의 상영횟수(7,198회) 보다 무려 9,000회 가량 많았다. 주말 3일 동안 모은 관객수도 2위와 5배 차이다. 압도적인 상영횟수, 상영관수만큼 좌석점유율도 상당히 높다. 14일에는 70.0%로 상업 영화 중 1위를 차지했다. 15일에는 61.7%를 기록, 애니메이션 ‘몬스터 대학교’(67.8%)만이 ‘관상’ 앞에 자리했다. 예매율도 60% 후반대. 추석 시즌, ‘관상’의 독주가 ‘당연’해 보인다. 영화를 투자 배급한 쇼박스는 지난해 추석 개봉돼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광해’를 떠올릴 만하다. 같은 사극이란 점도. 그리고 초반 흥행 속도는 ‘광해’보다 빠르다. ’관상’의 추석 흥행 폭발력에 눈길이 쏠린다.‘스파이’가 애초 ‘관상’과 맞대결을 펼치려고 했다면, 어쩌면 그건 ‘허황된 꿈’이었을지도. 그보다 안정적인 2위 전략이 주효했다. 치열한 2위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추석 영화들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스파이’는 531개(7,198회) 상영관에서 37만 7,861명(누적 165만 5,439명)의 관객을 불러 앉혔다. ‘관상’의 등장과 함께 지난주 보다 55.1%(46만 4,580명) 관객이 감소했다. 1만 2,000회 가량의 상영횟수도 5,000회 가량 줄었다. 아직까지는 3위 그룹과는 제법 큰 관객 격차를 보였다. ’관상’을 제외하곤 ‘도토리 키재기’에 불과하지만 어찌됐던 ‘스파이’가 오전 10시 기준 6.1%로 2위에 올라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한 추석 연휴 시즌에 200만 이상, 2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 ‘섀도우 헌터스’, ‘퍼시잭슨’, ‘슈퍼배드2′, ‘몬스터 대학교’ 스틸 이미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섀도우 헌터스:뼈의 도시 vs 퍼시잭슨과 괴물의 바다추석을 노린 할리우드 판타지 영화 두 편 중 ‘섀도우 헌터스’가 약간의 ‘우위’를 점했다. ’섀도우 헌터스’는 374개(4,458회) 상영관에서 17만 6,364명(누적 21만 1,519명)을 동원, 3위에 올랐다. ‘퍼시잭슨과 괴물의 바다’는 409개(4,296회) 상영관에서 15만 8,637명(누적 17만 3,223명)으로 5위에 자리했다. 약 2만 여 차이다. 오전 10시 예매율에서도 ‘섀도우 헌터스’가 2.5%로, ‘퍼시잭슨과 괴물의 바다’(2.1%)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두 작품 모두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동명 원작으로 바탕으로 했다. 물론 국내에서 원작의 인기는 그리 뜨겁지 않다. 다만 ‘퍼시잭슨과 괴물의 바다’의 경우 200만 가까운 흥행 성적을 올린 전편의 후광이 더해졌다. 이 같은 ‘자존심’ 대결도 무시 못할 상황이다.
몬스터 대학교 vs 슈퍼배드2
애니메이션이 황금 연휴를 그냥 놓칠리 없다. 픽사의 ‘몬스터 대학교’와 UPI의 ‘슈퍼배드2′가 맞붙었다. 먼저 ‘몬스터 대학교’가 372개(2,324회) 상영관에서 17만 5,272명(누적 19만 7,874명)으로 4위에 자리했다. 3위와는 불과 1,000명 차이. 반면 ‘슈퍼배드2′는 420개(2,377회) 상영관에서 14만 9,014명(누적 32만 609명)으로 6위에 머물렀다. 상영횟수, 좌석수 등에서 근소하게 ‘슈퍼배드2′가 앞섰으나 주말 관객 동원에서는 무려 2만 6,000여 명 차이로 ‘몬스터 대학교’가 이겼다. 픽사 스튜디오 작품 ‘몬스터 대학교’는 ‘문스터 주식회사’의 후속편이자 프리퀄. UPI 스튜디오를 애니메이션 변방에서 중심으로 끌어올린 ‘슈퍼배드2′는 ‘슈퍼배드’의 후속편. 그 후광은 한치 양보 없다. 또 ‘슈퍼배드2′는 개봉 2주전부터 대규모 ‘변칙’ 상영회로 관객을 끌어 모았다. 때문에 누적 관객수에선 ‘몬스터 대학교’ 보다 13만 명 정도 많다. 하지만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워낙 대규모 상영회를 2주전부터 하다 보니 신규 개봉작이란 ‘신선함’이 떨어지는 게 당연한 일. 참고로, 북미에선 ‘슈퍼배드2′가 ‘몬스터 대학교’에 비해 월등히 높은 흥행 수익을 남겼다. 국내 흥행에 따라 ‘슈퍼배드2′의 홍보, 개봉 전략이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올지도.
나우 유 씨 미, 숨바꼭질 등 이름만 유지
‘나우 유 씨 미:마술사기단’, ‘숨바꼭질’, ‘설국열차’ 등은 10위권 내 이름만 유지했다. ‘나우 유 씨 미’는 156개(832회) 상영관에서 2만 3,408명(누적 268만 7,147명), ‘숨바꼭질’은 119개(715회) 상영관에서 1만 8,679명(누적 558만 1,856명)으로 각각 7~8위를 기록했다. 두 작품 모두 지난주에 비해 91.2%(24만 1,929명), 91,8%(20만 7,990명) 관객이 감소했다. 상영횟수도 명맥만 남은 정도다. ‘설국열차’ 역시 117개(628회) 상영관에서 1만 5,916명(누적 927만 1,364명)을 더했다.
우리 선희 등 작은 영화의 저력
‘우리 선희’(왼쪽), ‘천안함 프로젝트’ 스틸 이미지.
홍상수 감독의 ‘우리 선희’가 39개(396회) 상영관에서 1만 102명(누적 1만 3,125명)으로 개봉 첫 주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순위보다 개봉 첫 주에 1만 명 관객을 돌파했다는 데 더 큰 의미다. 소규모로 개봉되는 작은영화 또는 예술영화의 개봉 첫 주 1만 명 돌파는 대규모 상업영화 100만 돌파 만큼이나 값진 성적이다. 추석 연휴에도 ‘알찬’ 흥행을 거둘지 관심이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메가박스의 상영 중단 통보가 오히려 흥행에 큰 도움이 되는 분위기다. 13개(81회) 상영관에서 4,587명(누적 1만 2,957명)이 다녀갔다. IPTV 등에서도 동시 상영에 들어갔음에도 전주보다 순위를 3계단 끌어 올렸다. 관객수도 66.3%(1,829명) 증가했다. 반면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는 26개(133회) 상영관에서 1,836명(누적 3만 2,135명) 동원에 그쳤다. 개봉 첫 주 10위였던 순위도 개봉 2주차엔 17위로 하락했다. 수많은 이슈도 흥행엔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은퇴 소식을 알린 미야자키 하아요 감독의 ‘바람이 분다’도 68개(273회) 상영관에서 6,024명(누적 10만 636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개봉 2주만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흥행만 놓고 봤을 때 ‘거장’의 아쉬운 퇴장이다.‘컨저링’은 ‘깜짝’ 흥행을 할 수 있을까?
‘컨저링’ 스틸 이미지.
38주차 극장가는 추석 시즌이다. 이 시즌을 앞두고 12일(또는 11일), 멀게는 5일 개봉된 작품들의 여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북미 극장가에서 신선한 흥행 충격을 안겼던 공포물 ‘컨저링’이 17일 국내 극장가를 찾는다. 그것도 공포영화 답게 자정 0시에. ’쏘우’로 유명한 제임스 완 감독의 ‘컨저링’은 2,000만 달러의 제작비로 개봉 첫 주 4,000만 달러 이상을 벌어 들였다. 미국발 소식과 함께 공포란 장르적 특성 답게 추석 시즌의 틈새를 노린다.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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