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B(왼쪽부터 심스, 영크림, 오직, 강남)
M.I.B(왼쪽부터 심스, 영크림, 오직, 강남)
M.I.B(왼쪽부터 심스, 영크림, 오직, 강남)

그룹 M.I.B(엠아이비)는 미운오리새끼였다. 2011년 힙합의 대중화라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데뷔했지만, 주위에서는 힙합 크루인지 아이돌 그룹인지 확실한 정체성을 원했다. 게다가 신인이라는 중요한 시기에 예상치 못한 일로 10개월이라는 공백기를 가지기도 했다. 그러나 공백기는 오히려 팀으로도, 음악적으로도, 더욱 단단한 기반을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공백을 깨고 4월 ‘끄덕여줘’로 컴백한 M.I.B는 여전히 언더와 오버 사이에 두텁게 쳐진 장벽 위에 서 있다. 이제는 그 장벽을 조금씩 허물어트리기 위해 그들만의 색깔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케이 힙합(K-Hiphop)을 알리며 좋은 반응도 얻고 있다. 그래서 M.I.B는 ‘끄덕여줘’를 자신들의 진정한 시작이라고 말한다. 랩메이킹은 기본이고, ‘끄덕여줘’부터는 작곡과 편곡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리더 오직은 “예전에는 어디에도 끼지 못해 외로웠다. 그러나 요즘은 ‘오, 쟤네 엠아이비다!’이런 시선들이 느껴지기 시작했다”고 변화를 이야기했다. 이제 M.I.B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려줄 일만 남았다. ‘들이대’ 활동을 끝내고, 조금씩 자신만의 무기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M.I.B를 만났다.

Q. 지난 7일 열린 ‘원 힙합 페스티벌’은 잘 다녀왔나.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인데 음악방송이나 단독콘서트와는 다를 것 같다.
오직 : 맞다. 단독 콘서트 같은 경우에는 우리를 좋아해주시는 팬들이 모인 곳이고, 음악방송은 카메라를 잘 쳐다봐야 한다. 그런데 ‘원 힙합 페스티벌’은 우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는 곳인데도 그저 힙합으로 다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걸 느꼈던 곳이다. 언더와 오버를 따지지 않고, 말 그대로 원힙합(힙합으로 하나가 된다)이었다.

Q. 예명들이 다들 특이하다. 이름을 지은 이유가 있다면?
오직 : 본명이 김한길이다. 한길이라는 이름에서 ‘오직 한길’이 떠올라 오직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실제 성격도 100% 내가 확신하는 것이 있다면 한길로 쭉 간다.
강남 : 나는 일본인인데, 어머니가 한국분이셔서 한국과 친숙하다. 일본 이름이 나메카와 야스오인데 거기서 야스오가 강한 남자라는 뜻이다. 그래서 사장님이 줄여서 강남이라고 지어주셨다.
심스 : 성이 심씨다.
영크림 : ‘크림’이라는 단어는 슬랭으로 돈이라는 의미가 있다. 정말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크림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그런데 그냥 크림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생크림을 떠올리니까 영(young)을 붙였다. 영크림이 발음도 예쁘고, 주변에 친한 형들이 추천해줬다.

Q. 오직은 ‘오직 한길’에서 따왔다고 하지만, 프로필상에는 ‘5zic’이라고 적혀있다. 특별한 뜻이 있을까?
오직 : 한글로 오직이라고 쓰면 촌스러우니까. (웃음) 오직이란 말이 정말 좋은 말인데 한글 그대로 쓰면 조금 촌스러운 느낌이 있었다. 글로벌에 대비하기 위해? (웃음)

Q. 6일 방송된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재미있게 봤다. 그때 오직이 몽롱하다며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때 어땠었나?
오직 : 말을 못 하는 편이 아닌데 사람들이 조용히 나에게 집중하는 게 느껴졌다. 게다가 웃고 떠드는 토크쇼가 아니라 음악적으로 수준 높은 프로그램이어서 그런지 더 진지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어려우신 선배님도 계셔서 떨리더라. 정말 너무 떨렸다.
심스 : 어렸을 적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보면서 꼭 저런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그래서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한 것이 정말 뿌듯하고 떨렸다.

Q.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끝으로 ‘들이대’ 활동이 마무리됐다.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심스 : 좋았던 점은 콘셉트가 확실했던 것이다. 여성분들이 좋아하는 수트가 마음에 들었다. 음악도 물론 좋았고. 아쉬운 것은 딱히 없다.
오직 : 나는 항상 나만의 기준을 만든다. 예를 들면 멜론에서 별점이 1,500개 이상, ‘좋아요’가 5,000개 이상! 이번에는 아쉽게 목표에 미치지는 못했지만(9월 10일 기준, 별점 1,213명, 좋아요 1,018명), ‘들이대’가 징검다리 역할을 한 거 같아서 만족한다.

Q. 징검다리 역할이라니?
오직 : 우리가 2011년 ‘G.D.M’으로 데뷔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활동을 이어나갔어야 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로 음악적으로 방황도 하고, 공백도 있었다. 신인에게 10개월 이상의 공백은 정말 컸다. 지난 4월에 ‘끄덕여줘’로 다시 컴백을 하면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을 가졌다. 그래서 M.I.B의 시작을 ‘G.D.M’이 아니라 ‘끄덕여줘’로 잡고 있다. 다시 데뷔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점에서 ‘들이대’는 앞으로를 위한 징검다리가 됐다.

Q. 오랜 공백을 깨고, ‘끄덕여줘’로 다시 ‘데뷔’하면서 어떤 것이 달라진 거 같나?
오직 : 음악적으로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랩이면 랩, 노래면 노래, 각자 한 명 한 명의 매력이 부각될 수 있게 만들었다. 사람들이 듣고 우리를 기억할 수 있게.
심스 : 옛날 초창기와는 다르게 팀으로도 더 잘 맞는 느낌이 들었다. 더 단단해진 느낌.

M.I.B 멤버 강남(왼쪽)과 오직
M.I.B 멤버 강남(왼쪽)과 오직
M.I.B 멤버 강남(왼쪽)과 오직

Q. 직접 작사와 작곡에 모두 참여하고 있다.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얻나?
심스 : 경험을 중요시한다. 사서 나가 고생한다. 쓸 데 없이 나간다. (오직 : 쓸 데 없이 나가다니? 약속 있어서 나가잖아~) (웃음) 아니, 일부러 약속을 만들어서 나가는 거지! 예를 들면 술자리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때, 사람들 모두 고민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다. 그런 것들을 듣고, 조금씩 받아들이고, 또 대화를 해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한다. 만약 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해도 그것을 가사로 풀어보면서 이해하려고 한다. 날짜나 시간이나 날씨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기분이 다른데 그것을 사서 고생하면서 느껴본다.
영크림 : 밖에 나가서도 영감을 받지만, 혼자 있을 때 아무 생각 없이 노래를 들으면 영감이 온다. 가사를 쓸 때도 뭔가 생각하지 않아도 글을 쓰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특별한 영감 없이 떠오르기도 한다.
오직 : 사소하고 사람들이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거에 집중한다. 예를 들면 지나가다가 가게 간판에 하룻강아지가 적혀 있다. ‘엇? 저건 사람들이 말은 많이 하는데 가사에서 잘 안 쓰는 단어 같다!’고 생각하고 이어간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에서 범범범범범범~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사람들이 많이 쓰는데 굳이 노래를 표현하지 않는 것에 엄청 꽂힌다. 그래서 식상한 사랑 노래 제목을 좋아하지 않는다. 뻔한 거는 재미없다.
강남 : 일본에서도 활동했고, 미국에서도 살았지만 한국도 그렇고 모든 선배들이 똑같은 말씀을 하신다. 록이든 힙합이든 여자를 만나야 좋은 음악이 나온다. (웃음)

Q. 각자 힙합에 빠진 그 순간의 음악이 있는 것으로 안다. 그때 그 순간의 느낌은 어땠나?
오직 : 드렁큰타이거 1집 처음 들었던 날, 음악을 듣는다고 밤을 샜다. ‘어떻게 이런 노래를 할 수 있지?’라고 생각했다. 사실 드렁큰타이거 전에도 조PD나 클론이나 여러 음악을 들었지만, 드렁큰타이거를 통해 제대로 된 힙합을 느낀 느낌이었다. 드렁큰타이거 1집을 아버지가 선물해 주셨는데 아버지께서 평소에 음악을 정말 좋아하셔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
심스 : 에픽하이의 ‘레슨3’를 처음 들었을 때 가사가 진짜로 찰지다는 게 뭔지 느꼈다. 계속 따라했다. 힙합의 가사가 이렇게 찰지게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충격이었다. 랩을 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에픽하이 ‘레슨’ 시리즈를 추천해줘서 우연히 듣고 레슨3에 꽂힌 것이었다. 힙합 문화에 대해 충격도 함께 받았다. 그 전에는 사실 힙합을 듣지 않았다. MC라는 문화!!
영크림 : 어릴 적에는 그냥 노래 안에 들어 있는 랩을 좋아할 뿐이었다. 그러다 리쌍의 ‘러쉬(Rush)’를 듣고 힙합에 빠졌다. 그 당시에는 지금과 달리 순수함이 있었다. 지금은 카피랩을 해보고, 연습을 할 때, 어느 정도 일이기 때문에 한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때는 그저 순수하게 좋아서 랩을 했다. 나도 모르게 이끌림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하루종일해도 마냥 즐거움을 느꼈다.
강남 : 사실 일본에서 캐스팅돼 M.I.B의 보컬로 합류하면서 조금씩 본격적으로 힙합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이전에 정말 소름이 끼쳤던 한 순간을 꼽는다면 하와이에 있을 때 ‘열린음악회’ 공연을 본 적이 있었다. 거기서 박진영의 ‘난 여자가 있는데’ 무대를 보고 빵빵 울리는 사운드와 무대 매너에 정말 소름이 끼쳤다.

Q. 힙합에 빠지면서 각자 그때 생긴 힙합에 대한 꿈은 무엇인가?
오직 : 나는 타이거JK 형 옆에서 랩하는 게 꿈이었다. 애초에 연예인이 꿈은 아니었다. 그때는 그냥 ‘제2의 타이거JK가 돼야지’하는 꿈을 꿨다. 사실 오버 힙합에서 타이거JK처럼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같은 포스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타이거JK는 나의 우상이었고, 롤모델이다.
영크림 : 상위 1%에 들고 싶었다. 랩을 정말 잘하고 싶었다. 미국의 유명 래퍼인 투팍(Tupac), 비기(더 노토리어스 비아이지(The Notorious B.I.G.)의 애칭), 나스(Nas) 급으로 성장하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 그래서 지금 갖고 있는 현실적인 꿈은 힙합을 잘하는 그룹으로 우리의 이름이 올라가고, 마니아한 아티스트들에게서 인정을 받는 것이다.
심스 : 흑인 아티스트 앨범에 피처링을 해서 심스라는 이름이 한글로 앨범에 적혔으면 좋겠다. 아직도 그 꿈을 가지고 있다. 차근차근 조금씩 계단을 밟고 올라가는 느낌이다. 그때가 되면 랩도 한국어로 할 것이다. 사실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싸이 선배님을 통해 가능성을 봤고, 얼마 전 영국 걸그룹 리틀 믹스(Little Mix)가 자신들의 노래 ‘Wings(날개)’를 한국어로 부른 것도 인상 깊었다. 가능성이 있다!

Q. 그렇다면 각자 힙합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영 크림 : 힙합은 소울, 영혼이다. 식상한 표현이지만 자유로움이 있다. 자유로움 안에서 자기를 표현하고, 자기의 영혼을 담는다. 어떤 말을 하더라도, 어떤 비트를 만들더라도 영혼이 없으면 안 되는 거 같다. 나는 같은 랩을 하더라도 감정을 담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녹음 시간이 꽤 걸린다. 감정을 위해 여자를 만나라는 소리도 듣는데 혼자 가만히 사색하며 생각하는 게 더 도움이 되는 거 같다. 또 얼마 전에 ‘아트 오브 랩’이라고 미국 흑인들이 힙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담은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보면서 많이 생각했고, 많이 배웠다. 가장 인상 깊었던 문구가 ‘힙합은 기존에 있었던 것을 재해석하는 것’이라는 것이었다.
심스 : 힙합은 문화다. 랩만 한다고 힙합이 아니다. 같은 부류를 봤을 때 자부심이 느껴지는 문화다. 꼭 랩을 하지 않아도 DJ, 비보이, MC 등 힙합을 매개로 모두 소통한다. 발라드 같은 노래는 사실 감정을 잡고 연기하듯이 불러야 한다. 그런데 힙합은 자기 자신을 그대로 보여줘야 한다. 거기서 차이점이 있는 거 같다.
오직 : 힙합은 자유롭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계약하는 순간, 족쇄 묶인 힙합. 예아~ 하하하. 농담이고, 뻔한 말이 힙합에선 정답이다. 어려운 말이 많지만 그냥 소통인 거 같다. 자기가 자기 가사를 쓰니까. 나 하나의 개인과 음악을 듣는 사람들의 소통인 거 같다.

Q. 일본에서 온 강남은 힙합 음악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나?
강남 : 원래 스티비 원더나 R&B를 좋아했다. 일본에선 록을 했는데, 록이나 힙합 모두 남자다운 음악이다 보니 그 공통점 덕분에 더 힙합을 좋아하게 됐다.

M.I.B 멤버 심스(왼쪽)와 영크림
M.I.B 멤버 심스(왼쪽)와 영크림
M.I.B 멤버 심스(왼쪽)와 영크림

Q. 일본에서도 인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비결이 뭘까?
오직 : 우리는 케이팝(K-POP)이 아닌 케이힙합(K-Hiphop)을 모토로 활동하고 있다. 사람들이 일본 팬들은 다 얌전하게 앉아 박수만 친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일본에서 콘서트를 했을 때 보니 일본팬들이 오히려 더 열정적이면 열정적인지 얌전하지 않다. 깜짝 놀랐다. 정말 잘 노는 일본 팬들도 엄청 많다. 그래서 넓혀 가고 싶다. 일본도 어떻게 보면 록이 더 대중화됐는데, 그런 점에서 한국과 일본에서 우리의 목표는 같다. 힙합의 대중화!
심스 : 사실 강남형이 없었으면 일본에서 활동하는 것을 쉽게 결정하지 못했을 것이다. 강남형 빼고는 일본어를 정말 못한다. 강남형이 있으니 더 자신감이 생긴다.

Q. 요즘 음원 순위를 보면 힙합이 정말 대중들에게 많이 가까워 졌다는 게 느껴진다. 어떻게 생각하나?
오직 : 힙합이란 이름을 걸고서 차트 상위에 올라가는 것은 정말 기쁘다. 그런데 말랑말랑한 음악들이 오버 힙합의 기준점이 될까봐 그게 걱정이다. 그런 힙합을 해야만 한국 힙합에서 성공한다는 사례들이 계속 나올까봐. 또 사람들이 힙합을 랩으로만 생각하는 게 아쉽기도 하다. 그래도 힙합이 대중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는 점은 정말 좋다.

Q. 디스전은 어떤가?
오직 : 너무 끼고 싶은데 명분이 없었다. (웃음) 거기 꼈다가 “쟤네 뭐야?”란 소리를 들을까봐. 래퍼들의 역량을 볼 수 있고, 보면서 정말 자극을 많이 받았다. 200%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Q. 대중적인 인기도 중요하지만, 상관없이 자신만의 힙합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음악을 하고 싶나?
영크림 :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싶다. 여러 가지 주제를 많이 이야기하고 싶다. 꼭 뭔가 하드코어한 게 아니더라도 여태까지 보여주지 못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심스 : 나는 두 가지 느낌을 잘 푸는 거 같다. 하드코어한 거 아니면 약간 감성에 기반이 된 트랙을 가장 잘 만진다. 말랑말랑한 것은 어렵다.
오직 : 기승전결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곡마다 좋아하는 순서대로 막 넣는 게 아니라. 재즈 힙합, 하드코어한 힙합 등 이중적인 면을 보여주면서 꽉 찬 앨범을 만들고 싶다.
강남 : 사실 난 잘 모르겠다. 옛날에는 악기를 거의 다 다뤘는데 요새는 작곡도 잘 안하고, 뭔가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찾고 있는 과정이다.
오직 : 형은 트로트 부를 때 제일 멋있어. 사랑은 장난이 아니야~♬
강남 : 그런 거 같다.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내가 트로트 부를 때 쓰러지시더라. (웃음)

Q. 강남은 다른 세 명의 멤버를 처음 봤을 때 어땠나?
강남 : 망했다. 대박이다. 사장님이 진짜 멋있는 래퍼가 세 명이랬는데… 진짜 배신감을 느끼고, 비행기 표도 아깝고. (웃음) 그런데 녹음을 했을 때 정말 놀랬다. 정말 실력도 좋고, 다들 색깔이 있으니까 달라 보였다.

Q. 그럼 다른 세 명은 강남을 처음 봤을 때 어땠나?
심스 : 망했다. (일동 웃음) 농담이다. 강남형 목소리 자체가 독특하다. 어떻게 보면 홍일점 같은 느낌? 은근히 랩도 잘해서 만능엔터테이너로 키우고 싶다.

Q. 지금까지 M.I.B에 앨범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여자 가수는 윤미래뿐이다. 어떤 여자 가수와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싶나?
오직 : 내가 생각하기엔 힙합에 어울리는 가수들이 있다. 에일리나 씨스타 효린 같은 가수들. 뭔가 특화된 목소리도 있고, 그루브랑 리듬을 정말 자기 마음대로 갖고 놀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능력을 가진 가수들이라면 누구라도 함께 작업하고 싶다. 정말 재미있을 거 같다.
심스 : 솔직히 다 해보고 싶다.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해보고 싶다. 정말 하고 싶은 사람은 리한나!
영크림 : 나도 유능한 아티스트들이랑 콜라보를 하고 싶은데 일단 만들고자 하는 노래가 중요한 거 같다. 우리가 만든 옷과 잘 어울리는 사람과 작업해야 한다. 리한나, 비욘세, 시애라 등 모두 다른 느낌이니까 윈윈할 수 있는 시너지를 만들고 싶다.

Q. 존경하는 아티스트는 누구일까?
강남 : 타이거JK형과는 그냥 대화를 할 때는 평범한 형이라고 느꼈는데, 무대에서의 모습을 보고,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다를까라고 느꼈다. 무대에서 사람이 변한다는 것을 처음 느꼈다. 한 손으로 몇 천 명을 갖고 논다. 정말 멋있다.
오직 : 계속 말했지만 타이거JK. 그런데 사람들은 타이거JK가 레전드라는 걸 깜박하는 경우가 많다. 몇 달 전에 타이거JK형의 일대기를 본 적이 있다. 여전히 그 사람은 나의 우상이라는 것을 다시 일깨워 줬다. 다른 사람들이 아이돌로 나올 때, 타이거JK는 수건 하나 걸치고 좌중을 휘어잡을 수 있다는 것은 여전히 나에게 꿈만 같은 일이다.
심스 : 타이거JK는 당연한 거지만, 외국 아티스트들 중에는 위즈 칼리파(Wiz Khalifa), 빅션(Big Sean), 에이셉 라키(ASAP Rocky) 등등 정말 많다.

M.I.B(왼쪽부터 심스, 영크림, 오직, 강남)
M.I.B(왼쪽부터 심스, 영크림, 오직, 강남)
M.I.B(왼쪽부터 심스, 영크림, 오직, 강남)

Q. 서로의 장점을 돌아가면서 칭찬해보자.
강남 : 요즘 영크림을 검색하면 관련 검색어에 ‘영크림 허세’라고 뜨더라. 영크림은 전혀 허세가 없다!
영크림 : 맞다. 변명하고 싶었다. 사실 내가 사진을 찍을 때 정면이 잘 생긴 게 아니라서 자신 있는 포즈로 일관성 있게 취한다. 그게 약간 허세로 보였나보다. 허세 허세 하다 보니 말이 와전돼서 성격까지 허세라고 알려진 거 같다. 나는 없는데 있는 척 하지 않는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돈 없다고 얘기한 것처럼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한다.
영크림 : 심스에 대한 선천적인 칭찬은 일단 키가 크다. 후천적인 칭찬은 사회생활을 잘한다.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화가 나지만 웃을 줄도 알아야 하는데 심스가 그런 거에서 이상적인 친구다. 가식도 때에 따라 필요하다. (Q. 앗 그럼 오늘 웃음은 다..? 오직 : 오늘은 내가 심스를 스캔해보니 가식이 없다!)
심스 : 오직은 리더로서 책임감이 있다. 자기가 다 짊어지려는 책임감. 오히려 너무 무거울까 걱정이다. 리더라서 팀을 위해 싸울 줄도 안다.
오직 : 강남 형은 음악적인 거 외에도 열심히 한다. 장점이 정말 많은데 하나를 꼽기 힘들다. 정말 많은데…(강남 : 왜 말을 못해?) 아, 친화력이 좋다. 내가 낯을 가리는 성격인데 형은 처음 보는 사람이랑도 말을 잘한다. 또 모르는 척하면서 은근히 동생들도 잘 챙겨준다. 동생이 리더인데도 의견을 존중해주고, 단점은 그거 빼고 다. (웃음) 덧붙여서 영크림이는 남들한테 휩쓸리지 않고, 객관적인 시선을 잘 유지한다. 자신만의 생각, 신념을 지킬 줄 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것도 그렇고, 큰 그림을 잘 본다.

Q. 얼마 전 투니버스 ‘벼락 맞은 문방구’에 출연한 것도 인상 깊었다. 오글거리지 않았나?
오직 : 영원히 흑역사로 남을 거 같다. 처음에는 이거 하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할 때는 정말 열심히 했다.
심스 : 좋게 생각하면 전국에 계신 초등학생 여러분들에게 우리를 소개한 것이다. (웃음)
영크림 : 우리 장르는 아니지만 좋은 경험!!

Q. 그럼 나중에 연기는 정식으로…
영크림 :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안 한다. (일동 웃음)
오직 : 강남이형만!!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오토바이 소매치기로 나와서 칭찬도 들었다고 한다.

Q. 마지막으로 묻겠다. 50대가 됐을 때, 어떤 모습이고 싶나?
강남 : 하고 싶은 거 하고 있는 사람! 바(Bar) 같은 데 가면 머리가 길고 하얀 아저씨 한 분씩 있지 않나. 그런 이미지의 사람이 되고 싶다. 그 나이가 돼서도 하고 싶은 거 할 수 있는 아저씨. 그러면서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
심스 : 한국 힙합을 하면서 영향력 있는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M.I.B 멤버들은 다들 그때 가정이 있을 텐데 그때도 같이 모여서 즐겁게 놀고 싶다.
영크림 : 닥터 드레(Dr. Dre)처럼 늙어서도 음악을 하고 싶다. 나이는 음악 앞에서는 숫자에 불과하다. 한국에서도 래퍼 수명이 늘어나는 추세다. 오래오래 음악을 하고 싶다.
오직 : 목표는 회사 CEO! 회사를 운영하면서 나만의 진짜 아티스트를 키우고 싶다. 내가 낼 수 없는 소리를 다른 사람이 낼 수 있게 옆에서 작업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라고 느꼈다. 내가 만든 음악을 다른 목소리로 대변해준다는 것에 재미를 느꼈다. 그래서 제2의 타이거JK가 되는 게 최종 목표다. 그 형의 세대를 대물림 받고 싶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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