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게 빗어 올린 머리, 선이 고운 얼굴. 배우 경수진이 추석을 앞두고 텐아시아 독자들을 위해 한복을 곱게 차려입었다. “지난 봄부터 쉬지 않고 작품을 활동을 하다 보니 어느새 가을”이라고 말한 그녀는 “이번 명절 연휴 기간에는 이틀 정도 촬영이 없을 것 같아서 오랜만에 시흥에 위치한 집으로 돌아가 어머니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사슴 같은 눈망울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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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굉장히 건강한 체질인데, 어느 날 눈이 엄청 붓고 눈이 빨갛게 충혈되더라고요. 결막염 진단을 받고 촬영에 들어가는데 동료 연기자들과 제작진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어요. 정말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KBS2 ‘적도의 남자’(2012)로 데뷔했을 때의 나이가 스물여섯. 조금은 늦은 나이에 데뷔했기에 조급함을 느낄 법하다고 생각한 것도 잠시, 오히려 경수진은 연기에 관해서는 느긋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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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수진은 ‘아역 전문 성인 배우’라는 수식이 붙을 만큼 대부분 작품에서 아역으로 출연했고, 데뷔작 ‘적도의 남자’를 비롯해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는 조인성의 첫사랑으로, KBS2 ‘상어’에서는 조해우(손예진)의 아역으로 출연하는 등 8편의 작품 속에서 무려 일곱 번이나 누군가의 첫사랑 역할로 이름을 올렸다. 첫사랑 전문배우의 이미지가 부담스럽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특유의 털털한 웃음을 터트리며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첫사랑 역할이 부담스럽냐고요? 아니요, 그만큼 많은 남자에게 사랑받는 역할이라는 뜻인데 싫어할 이유가 없죠. 첫사랑 역할은 많이 맡을수록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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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유에서 그녀가 ‘상어’ 이후 차기작으로 선택한 ‘은희’는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미니시리즈에 비해서 비교적 호흡이 긴 아침드라마라는 점도 그렇고, 여성이 극의 중심에 서는 작품에서 첫 주연을 맡았다는 점에서도 뜻깊다.
“‘은희’를 촬영하면서 은희와 제가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있어요. 진취적인 성격을 갖고 성공을 위해 점차 발전해나가는 모습이 닮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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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수진에게 가장 어려운 것이 무엇인지 묻자 “아직도 가장 어려운 건 연기”라고 답한다. “여배우 반효정, 나문희, 고두심을 보며 배우로서의 삶을 길게 봐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그녀는 “여배우로서 가진 것들을 감사하면서 ‘나의 역사를 만들어나간다’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올리고 싶다”는 배우로서의 포부도 밝혔다.
‘스타’보다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녀는 항상 처음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서 “‘벼 이삭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을 가슴 속에 새겨두고 있다”고 전했다. 배우로 거듭나기 위해 매일 힘찬 걸음을 내딛고 있는 그녀가 써내려갈 ‘배우 경수진의 역사’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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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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