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광수
김조광수
영화감독 김조광수와 김승환 레인보우팩토리 대표가 7일 오후 6시 서울 청계천 광통교 앞에서 화촉을 밝힌다.

동성결혼에 대한 법적인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한국사회에서 최초로 진행되는 동성 커플의 결혼식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연한 결혼식, 어느 멋진 날’이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이날 결혼식은 주례와 축가 없이 시민들과 하객 모두가 즐기는 하나의 축제 분위기로 열릴 전망이다. 결혼식 사회는 변영주, 김태용, 이해영 감독이 맡고 강허달림, 인디밴드 신나는 섬, 이디오 테잎, 허클베리핀 등이 축하 공연을 펼친다. 봉준호 류승완 임순례 감독을 비롯해 소설가 공지영, 시인 김선우, 배우 연우진 예지원 소유진 김꽃비 등 1,000여명의 하객을 참석해 이들의 앞날을 축하할 예정이다.

축의금이 성소수자들을 위한 ‘신나는 센터’ 건립에 사용되는 만큼, 이번 두 사람의 결혼식은 한국 성소수자 인권운동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개 결혼식에 대해 김조광수 감독은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결혼식을 굳이 공개적으로 하려는 이유는 이성애자만 결혼할 수 있는 게 아닌, 동성애자에게도 이성애자에게 주어진 권리가 당연히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결혼식 이후 혼인신고 절차를 거칠 것이고,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기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동성결혼식을 바라보는 시선도 다양하다. 지난 6일 정의당이 축하 입장을 공식 발표한 가운데, 기독교단체 ‘예수재단’이 결혼식을 저지하기 위해 무대 작업 공간에 난입해 3인 예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초 커밍아웃 연예인 홍석천은 지난 5일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 “용기 있는 선택”이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프랑스 유력매체 르몽드의 경우 “지금이 동성애자들이 정치적 장을 마련할 때”라고 밝힌 김조광수의 말을 인용하며 그의 동성결혼은 그의 희망대로 큰 반향을 일으킬 것(Son mariage, espere-t-il, permettra de lancer un mouvement plus organise)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사진제공. 레인보우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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