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할배
꽃할배
tvN 꽃보다 할배 8회 2013년 9월 6일 오후 8시 50분

다섯줄 요약
써니가 합류한 H3와 이서진의 본격적인 대만 여행이 시작되었다. 불교와 도교가 어우러진 용산사를 찾은 일행은 대만인들의 일상이 되어버린 경건한 종교에 경의를 표한다. 용산사 방문 이후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지하철과 도보로 이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 닥치는데, 더운 날씨와 지친 여정에도 불구하고 H3 일행은 큰 불평없이 써니와 이서진을 따른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빙수 디저트로 한껏 대만의 분위기에 취한 이들은 즐거운 마음을 간직한 채 둘째날 밤을 보낸다. 다음날 ‘진격 순재’가 합류하고, 스케줄 조정으로 하루 더 머물게 된 써니와 함께 H4 일행은 국립고궁박물원 투어에 나선다.

리뷰
그야말로 ‘써니 효과’가 제대로 발휘된 날이었다. 여기서도 하하하‘, 저기서도 ’하하하‘하고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써니가 꽃할배들의 여행에 활력소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한참 어린 여자 연예인이었기 때문은 아니었을 거다. 지난 주에 잠시 써니가 등장했을 때만 해도 ‘웃음이 너무 잦은 것 아닌가’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지만, 결국 그 ’잦은 웃음‘이 꼭 필요한 말 이외에는 많이 나누지 않는 꽃할배 일행의 과묵한 분위기를 180도로 바뀌어놓았다.

써니의 존재는 단지 ‘딸 뻘의 누군가’가 아니었다. 그녀는 꽃할배들에게 흡사 애교 많고 붙임성 좋은 귀염둥이 막내자식과도 같았다. 꽃할배들을 앞장 서서 인도했던 이서진의 가이드 방식과는 달리, 한 사람 한 사람과 발을 맞추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목적지까지는 얼마만큼 남았는지 미리 알려주면서도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나도 좋아한다는 말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물론 이런 방식이 이서진이 해왔던 방식보다 낫다는 것은 아니지만, 써니가 떠나간 이후의 일정을 걱정하는 이서진의 ‘어떻게 해’가 처절하게 들리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특히나 낯선 타국에서 같이 길을 헤매는 와중에도 불안한 마음을 안심시키고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끄집어낼 수 있도록 편안함을 선사해주는 동행은 그 무엇보다 귀하게 느껴진다. 취기 어린 채 숙소로 돌아오는 길 차안에서 꽃할배들과 옛 노랫가락을 흥얼거리던 써니의 빈자리가 벌써부터 허전하게 느껴지는 건 바로 그녀의 들어주는 귀와 흐드러지는 웃음 때문이다.

수다포인트
-이번 주 방송의 부제는 ‘우리 일섭이가 바뀌었어요’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네요.
-써니의 등장으로 “서진이 일도 잘 될겁니다”라고 했던 구야형. 흠, 써니가 빠진 이후의 ‘서진이 일’은 그다지 잘 될 것 같지 않은데, 어쩌죠?

글. 톨리( 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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