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 4회 2013년 4월 16일(화)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물에 빠진 옥정(김태희)은 길을 헤매다 총소리를 듣고 이순(유아인)의 친위대 훈련장까지 흘러든다. 이순을 만난 옥정은 새로운 갑옷을 만들기 위해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청한다. 이순이 사냥하는데 동행한 옥정은 산적의 습격을 받고, 이순은 활을 쏘아 옥정을 구한다. 옥정이 출품한 갑옷을 낙점했던 이순은 민유중(이효정)의 방해로 뜻을 이루지 못한다. 이에 분노한 이순은 민유중의 딸 인현(홍수현)이 아닌 인경(김하은)을 세자빈으로 택한다.



리뷰
이순은 나쁜 것과 덜 나쁜 것 중에서 한쪽을 택한다. 별로 어렵지는 않아 보인다. 덜 나쁜 것을 택하면 되니까. 하지만 과연 이순이 좋은 것과 덜 좋은 것 중 하나를 택할 날이 올까? 결국, 정치란 왕이란 덜 나쁜 쪽을 끊임없이 택하는 과정일지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장옥정, 사랑에 살다>도 그와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 장희빈에 새로운 해석을 불어넣으며 기존 사극의 문법에서 크게 벗어나지도 않으려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드라마 곳곳에 드러난다. 장옥정이 패션디자이너로, 주체적인 여성이자 예인으로 그리려는 시도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기도 한다. 옥정이 화려하게 예인으로서의 재능을 과시하던 부용정 연회는 장현(성동일)과 위험한 거래를 하는 계기로 쓰인다. 옥정이 심혈을 기울인 갑옷도 결국 민유중의 계략에 의해 낙점 받지 못한다. 옥정이 뛰어난 예인이더라도 장현의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한다. 지금 옥정이 패션디자이너라는 설정은 이순과 우연 같은 만남을 쌓아가는 데만 충실히 이용된다.



이 드라마에서 장현과 민유중의 존재감이 크게 느껴지는 것은 욕망을 가지고 움직이는 두 사람이 계속해서 충돌하기 때문이다. 드라마의 에너지는 결국 갈등에서 나온다. 반면 지금 옥정은 장현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생각만 한다. 후일을 도모하며 힘을 키워가는 이순과는 상반된 행보다. 이순은 민유중한테 번번이 뜻이 막히지만, 그가 정말로 원했던 인현을 세자빈으로 만들려고 했던 바람은 꺾어버린다. 이렇게 한보 전진 반보 후퇴를 반복하는 옥정을 기대하는 것이다. 하물며 희대의 악녀라 불리던 장희빈 아닌가? 옥정이 언제쯤 자기 욕망을 발견하고, 불꽃처럼 사랑에 몸을 맡길까? 새로운 장희빈을 보여주겠다는 또 다른 틀에 갇혀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이제 반전이 필요하다.



수다 포인트
-<장옥정, 사랑의 살다>의 깨알 코너 ‘장옥정 실종사건’. 실종 이틀 만에 집으로 돌아온 옥정이 그동안의 일을 한마디도 하지 않아 부용정 식구들의 걱정을 사고 있습니다.
-역시 패셔니스타 이순 갑옷을 고르는 눈매가 예사롭지 않았어요. 옥정이 만든 바랄 망 갑옷을 낙점하다니 역시 갑옷 하면 바랄 망이죠.
- “제 비장의 무기는 제 손안에 있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 희망이요.” 좋은 말이네요. 옥정씨. 자아 그러면 포기하지 말고 매력 발산을 해봅시다. 매력발산 st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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