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노>아닌가요?”, “<공주의 남자>가 떠올라요.”
2010년 <추노>, 2011년 <공주의 남자>로 이어지는 흥행불패의 KBS 2TV 수목 사극드라마. 2013년에는 <천명-조선판 도망자 이야기>(연출 이진서 전우성, 극본 최민기 윤수정, 이하 <천명>)가 시청자 앞에 선보인다.
<천명>은 억울한 누명을 쓴 내의원 의관이 누명을 벗고 불치병 딸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다. 그러나 <추노>와 <공주의 남자>의 잔상은 강력해도 너무 강력했나보다. 17일 서울 강남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시작을 알린 <천명>은 ‘도망자’와 ‘부성애’를 강조했지만 어딘가 낯익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천명>은 쫓고 쫓긴다는 점에서 <추노>를 닮았고, 주인공이 정치적 음모에 휘말려 누명을 쓴다는 점은 <공주의 남자>와 닮았다.
결국 <천명>은 <추노>와 <공주의 남자>를 넘어서는 무언가를 보여줘야만 하는데, 이는 곧 <천명>을 구성하는 배우들에게 부여된 중대 과제이다. 이동욱, 송지효, 박지영, 송종호, 임슬옹, 윤진이 여섯 배우들이 각각 무엇으로부터 도망쳐야 하는지 짚어봤다.
이동욱 - 처음이라는 우려와 기대
이동욱은 <천명>을 통해 두 가지에 처음으로 도전한다. 사극과 아버지 연기다.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 그리고 예능에서 활동했던 이동욱이 과연 잘 해낼 수 있을지 아직은 신뢰할 수 없는 것이 사실. 특히 ‘부성애’는 <천명>이 기존 사극과 가장 차별화될 수 있는 포인트이기 때문에 이동욱의 역할은 중요하다.
이동욱은 “부성애도 일종의 멜로라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여자에서 사랑하는 딸로 바뀐 것일 뿐”이라며 딸을 살리려는 아버지의 애절함으로 부성애를 잘 표현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제가 지금 애를 낳을 수도 없고”라며 웃음을 짓는 그에게서 여유마저 보였다. 과연 이동욱은 사람들의 우려를 성공적으로 물리칠 수 있을까?
송지효 – ‘런닝맨’ 예능이미지
송지효의 활동 중 사람들의 뇌리 속에서 먼저 떠오르는 것은 어쩌면 드라마나 영화가 아닌 예능프로그램 SBS <일요일이 좋다> ‘런닝맨’일지도 모른다. 송지효는 “‘런닝맨’과 병행하는 작품이 <천명>이 처음은 아니다. 자꾸 사람들이 ‘런닝맨’의 달리는 모습과 조선판 도망자의 모습을 비교하는데 이전의 모든 작품에도 달리는 장면은 있었다”며 ‘런닝맨’과의 비교에 거부감을 표현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진지한 모습으로 연기를 하는 송지효보다는 유재석과 함께 이름표를 떼러 다니는 에이스 송지효가 더 익숙하다.
<쌍화점>, <계백>에 이어 또 한 번 사극에 도전하는 송지효는 이번 작품이 연기로서, 주연으로서 확실히 이미지를 잡을 수 있는 기회다. 송지효가 예능과 드라마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런닝맨’의 시청률 18%(4월 14일, 닐슨코리아)를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지영 – <후궁> 속 그 여자?
박지영이 문정왕후 역할을 맡는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영화 <후궁>이었다. 아들을 위협하고 권세를 잡기위해 온갖 권모술수를 부리는 <후궁> 속 대비마마의 이미지가 그대로 <천명>의 문정왕후로 옮겨온 듯하다.
박지영은 “<후궁>은 설정 자체가 판타지였고 대비마마도 모성애가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천명>은 문정왕후라는 실존인물을 다루는데다 자기 아들을 왕위에 올리는 데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 정치를 하려는 사람이다. 절대악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과연 더 강한 욕망을 지닌 캐릭터로 전작의 이미지를 이겨낼 수 있을지.
송종호 – <공주의 남자> 데자뷰
관복을 입고 칼을 휘두르는 송종호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공주의 남자>에서 한성부 판관이었던 송종호는 이번에도 비슷한 역할의 의금부 도사를 맡았다. 남자 주인공을 잡으려고 집요하게 쫓는 캐릭터도 비슷하다. 게다가 <천명>의 마스코트, 이동욱의 딸 역할을 맡은 김유빈도 <공주의 남자>에 출연했다. 자칫 <공주의 남자> 데자뷰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송종호는 “<공주의 남자>에서 나는 여러 가지 사연이 얽힌 복잡한 사람이었다면 여기서는 죄인을 잡으려는 단순하고 정의로운 캐릭터다. 가볍고 능글맞은 면도 있다”며 <공주의 남자>와의 차이점을 말했다. 참고로 김유빈은 <공주의 남자>때보다 훨씬 성장했고 배우들 중 가장 연기를 잘한다고.
임슬옹 –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
임슬옹은 2AM으로 먼저 데뷔한 아이돌 가수다. 아이돌 가수에게 ‘연기력’에 대한 걱정은 꼬리표처럼 따라온다. 임슬옹은 MBC <개인의 취향>을 통해 보통의 아이돌처럼 현대극에서 감초조연을 통해 연기 활동을 시작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영화 <26년>부터 이번 <천명>까지 조금은 다른 궤적을 걷고 있다. 사극에 도전하는 것이 아이돌 꼬리표에서 도망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을까.
임슬옹은 “내가 가수이기 때문에 어떤 일정한 코스로 배우 커리어를 쌓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가수와 연기를 디테일하게 구분해서 다르게 집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명>속 왕세자의 모습이 연기력논란을 일으킬지 불식시킬지 지켜볼 일이다.
윤진이 - 트렌디 드라마에서 사극으로
지난해 SBS <신사의 품격>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윤진이는 <천명>이 두 번째 작품이다. <신사의 품격>에서 세련된 이미지로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윤진이의 두 번째 작품이 사극을 선택했다는 점은 사람들에게 낯설게 다가갈 수도 있다. 게다가 예쁘게 한복을 입고 영상미에 기댈 수 있는 역할이 아니라 도적패의 왈가닥 아가씨 역할이다. 헝클어진 머리와 아무렇게 만들어진 옷을 입는다.
윤진이는 “<신사의 품격>, <천명> 모두 내가 먼저 대본을 보고 정말 하고 싶어서 오디션을 본 것이다. 왈가닥 캐릭터가 나와 잘 어울리기 때문에 트렌디한 모습이 아니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선택했다”며 작품 선택에 대한 배경을 밝혔다. 세련된 캐릭터의 힘으로 인기를 끈 윤진이가 사극 속 캐릭터로 다시 한 번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글.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채기원 ten@tenasia.co.kr
편집.홍지유 jiyou@tenasia.co.kr
2010년 <추노>, 2011년 <공주의 남자>로 이어지는 흥행불패의 KBS 2TV 수목 사극드라마. 2013년에는 <천명-조선판 도망자 이야기>(연출 이진서 전우성, 극본 최민기 윤수정, 이하 <천명>)가 시청자 앞에 선보인다.
<천명>은 억울한 누명을 쓴 내의원 의관이 누명을 벗고 불치병 딸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다. 그러나 <추노>와 <공주의 남자>의 잔상은 강력해도 너무 강력했나보다. 17일 서울 강남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시작을 알린 <천명>은 ‘도망자’와 ‘부성애’를 강조했지만 어딘가 낯익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천명>은 쫓고 쫓긴다는 점에서 <추노>를 닮았고, 주인공이 정치적 음모에 휘말려 누명을 쓴다는 점은 <공주의 남자>와 닮았다.
결국 <천명>은 <추노>와 <공주의 남자>를 넘어서는 무언가를 보여줘야만 하는데, 이는 곧 <천명>을 구성하는 배우들에게 부여된 중대 과제이다. 이동욱, 송지효, 박지영, 송종호, 임슬옹, 윤진이 여섯 배우들이 각각 무엇으로부터 도망쳐야 하는지 짚어봤다.
이동욱 - 처음이라는 우려와 기대
이동욱은 <천명>을 통해 두 가지에 처음으로 도전한다. 사극과 아버지 연기다.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 그리고 예능에서 활동했던 이동욱이 과연 잘 해낼 수 있을지 아직은 신뢰할 수 없는 것이 사실. 특히 ‘부성애’는 <천명>이 기존 사극과 가장 차별화될 수 있는 포인트이기 때문에 이동욱의 역할은 중요하다.
이동욱은 “부성애도 일종의 멜로라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여자에서 사랑하는 딸로 바뀐 것일 뿐”이라며 딸을 살리려는 아버지의 애절함으로 부성애를 잘 표현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제가 지금 애를 낳을 수도 없고”라며 웃음을 짓는 그에게서 여유마저 보였다. 과연 이동욱은 사람들의 우려를 성공적으로 물리칠 수 있을까?
송지효 – ‘런닝맨’ 예능이미지
송지효의 활동 중 사람들의 뇌리 속에서 먼저 떠오르는 것은 어쩌면 드라마나 영화가 아닌 예능프로그램 SBS <일요일이 좋다> ‘런닝맨’일지도 모른다. 송지효는 “‘런닝맨’과 병행하는 작품이 <천명>이 처음은 아니다. 자꾸 사람들이 ‘런닝맨’의 달리는 모습과 조선판 도망자의 모습을 비교하는데 이전의 모든 작품에도 달리는 장면은 있었다”며 ‘런닝맨’과의 비교에 거부감을 표현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진지한 모습으로 연기를 하는 송지효보다는 유재석과 함께 이름표를 떼러 다니는 에이스 송지효가 더 익숙하다.
<쌍화점>, <계백>에 이어 또 한 번 사극에 도전하는 송지효는 이번 작품이 연기로서, 주연으로서 확실히 이미지를 잡을 수 있는 기회다. 송지효가 예능과 드라마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런닝맨’의 시청률 18%(4월 14일, 닐슨코리아)를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지영 – <후궁> 속 그 여자?
박지영이 문정왕후 역할을 맡는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영화 <후궁>이었다. 아들을 위협하고 권세를 잡기위해 온갖 권모술수를 부리는 <후궁> 속 대비마마의 이미지가 그대로 <천명>의 문정왕후로 옮겨온 듯하다.
박지영은 “<후궁>은 설정 자체가 판타지였고 대비마마도 모성애가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천명>은 문정왕후라는 실존인물을 다루는데다 자기 아들을 왕위에 올리는 데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 정치를 하려는 사람이다. 절대악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과연 더 강한 욕망을 지닌 캐릭터로 전작의 이미지를 이겨낼 수 있을지.
송종호 – <공주의 남자> 데자뷰
관복을 입고 칼을 휘두르는 송종호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공주의 남자>에서 한성부 판관이었던 송종호는 이번에도 비슷한 역할의 의금부 도사를 맡았다. 남자 주인공을 잡으려고 집요하게 쫓는 캐릭터도 비슷하다. 게다가 <천명>의 마스코트, 이동욱의 딸 역할을 맡은 김유빈도 <공주의 남자>에 출연했다. 자칫 <공주의 남자> 데자뷰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송종호는 “<공주의 남자>에서 나는 여러 가지 사연이 얽힌 복잡한 사람이었다면 여기서는 죄인을 잡으려는 단순하고 정의로운 캐릭터다. 가볍고 능글맞은 면도 있다”며 <공주의 남자>와의 차이점을 말했다. 참고로 김유빈은 <공주의 남자>때보다 훨씬 성장했고 배우들 중 가장 연기를 잘한다고.
임슬옹 –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
임슬옹은 2AM으로 먼저 데뷔한 아이돌 가수다. 아이돌 가수에게 ‘연기력’에 대한 걱정은 꼬리표처럼 따라온다. 임슬옹은 MBC <개인의 취향>을 통해 보통의 아이돌처럼 현대극에서 감초조연을 통해 연기 활동을 시작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영화 <26년>부터 이번 <천명>까지 조금은 다른 궤적을 걷고 있다. 사극에 도전하는 것이 아이돌 꼬리표에서 도망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을까.
임슬옹은 “내가 가수이기 때문에 어떤 일정한 코스로 배우 커리어를 쌓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가수와 연기를 디테일하게 구분해서 다르게 집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명>속 왕세자의 모습이 연기력논란을 일으킬지 불식시킬지 지켜볼 일이다.
윤진이 - 트렌디 드라마에서 사극으로
지난해 SBS <신사의 품격>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윤진이는 <천명>이 두 번째 작품이다. <신사의 품격>에서 세련된 이미지로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윤진이의 두 번째 작품이 사극을 선택했다는 점은 사람들에게 낯설게 다가갈 수도 있다. 게다가 예쁘게 한복을 입고 영상미에 기댈 수 있는 역할이 아니라 도적패의 왈가닥 아가씨 역할이다. 헝클어진 머리와 아무렇게 만들어진 옷을 입는다.
윤진이는 “<신사의 품격>, <천명> 모두 내가 먼저 대본을 보고 정말 하고 싶어서 오디션을 본 것이다. 왈가닥 캐릭터가 나와 잘 어울리기 때문에 트렌디한 모습이 아니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선택했다”며 작품 선택에 대한 배경을 밝혔다. 세련된 캐릭터의 힘으로 인기를 끈 윤진이가 사극 속 캐릭터로 다시 한 번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글.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채기원 ten@tenasia.co.kr
편집.홍지유 ji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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