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월화드라마 <나인 : 아홉번의 시간 여행> 14회 2013년 4월 23일 화요일 밤 11시
다섯 줄 요약
20년 전의 정우(서우진)는 자신의 죄를 자수하지만, 이미 경찰까지 매수한 최진철(정동환)은 정우를 찾아와 몰아 붙이며 모든 상황을 원점으로 되돌린다. 한편 민영(조윤희)의 행방을 쫓던 서준(오민석)은 선우(이진욱)와 민영의 사이를 눈치채고, 두 사람이 사귄다는 소문이 방송국 내에 파다하게 퍼진다. 서준과 파혼한 민영은 선우를 보호하기 위해 삼촌과 조카 사이로 되돌아갈 것을 제안하고, 선우는 앵커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한다.
리뷰
모두가 행복해 지는 길을 택하기 위해 조금만 과거를 바꾸려던 선우의 시간 여행은 감당할 수 없는 변화로 돌아왔고, 모든 것을 바로 잡아보려던 시간 여행에서는 결국 어떠한 것도 변화시키지 못한 채 상황을 원점으로 되돌렸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시간 여행에서 선우는 어그러진 시간들 속에서 본능적으로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 의지를 가지게 된 사람들로 인해 가장 불행해 지고 만다. 시한부의 인생 속에서도 나름의 행복을 찾던 선우는 오히려 긴 인생을 큰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고통스러운 30분의 시간 여행이 지나고 나서도 민영의 존재는 그대로고 오히려 상황만 더욱 악화돼 모든 사람들을 불행으로 몰아 넣었다. 진실을 알게 된 형 정우(전노민)는 물론 민영의 약혼자 서준까지 불행해 진 지금의 상황에서 선우는 절망할 수 밖에 없다. 믿고 싶은 판타지는 믿고, 사랑하고 싶은 여자를 사랑하려던 결과는 결국 모두가 불행해 지는 길이었다. 이는 결국 오국장(엄효섭)의 대사처럼 ‘내 인생에도 니가 들어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선우가 휘젓고 다닌 시간들이 어그러지면서 본능적으로 각자의 의지로 본인들의 세계를 지키고자 한 덕에 선우는 과거의 자신이 했던 생각 조차 기억할 수 없게 됐고,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다. 각 개인의 인생 속에 알게 모르게 서로가 들어있는 이상 선우는 더 이상 최선의 방식을 생각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마지막까지 노력을 해 봐야겠다는 선우와 달리 민영이 과거로 돌아가는 길을 결국 쉽게 포기하고 마는 것은 영훈의 말 대로 선우를 보호하기 위한 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더 이상 예측하지 못하는 방향대로 악화될 지도 모르는 상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선우가 휘젓고 다닌 시간으로 인해 강력한 의지를 갖게 된 과거의 인물들과는 달리 현재의 인물들은 그저 변해가는 과거에 무기력하게 휩쓸려 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의 세계를 다시 되돌려 놓을 수 있는 것은 과거의 변화가 아니라 현재 이들이 갖고 있는 의지이자 생각이다. 과거의 그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제 현재의 인물들이 비로소 움직여야 할 때다. 단 하나가 남은 향은 이제 그 속에서 ‘거들 수’ 있을 뿐이다.
수다 포인트
- 기억이 없는 상황에서 저런 추측이 가능하다니, 서준의 의처증이 아니었다면 어쩔 뻔 했습니까.
- 그 놈의 ‘사랑하는 유진씨에게…’는 언제쯤 끝이 나는거니 정우야….
- 오국장님의 20년 전은 언제 만나볼 수 있는 건가요? 네?
글.민경진(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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