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의신방송화면

직장 내에서 차별 당하는 계약직 임에도 불구하고 절대갑으로 부장마저도 끽 소리 못하게 만드는 미스김의 존재가 카타르시스를 전하는 KBS 2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 이처럼 한국의 평범한 직딩들의 속을 시원하게 만드는 이 드라마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바로 미스김을 둘러싼 러브라인이다.

극중 너무도 다른 성향의 극과 극 두 남자, 장규직(오지호)과 무정한(이희준)은 거의 동시에 미스김(김혜수)의 매력에 푹 빠져들고 만다. 스페인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부터 미스김을 만나 어쩌면 미스김과 운명이 아닐까 조심스레 예상하게 만드는 장규직. 그러나 정작 사내에서는 미스김과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인 장규직과 달리 늘 뒤에서 미스김을 조용히 응원하고 그녀의 진가를 알아봐주는 은근한 무정한도 꽤 강력한 라이벌이다. 장규직의 벚꽃 키스만큼이나 무정한의 “이거 뭐죠?”가 더 두근거렸다는 여성팬들도 있으니 말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예측이 불가능한 미스김과 두 매력남들의 러브라인 속 과연 이들 두 남자 중 미스김의 선택을 받는 이는 누가 될까? 나쁜 남자의 매력이 강한 장규직과, 착하고 다정한 오빠 같은 매력의 무정한 두 남자와 미스김의 러브라인, 중간평가를 지수로 표현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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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규직

카리스마 지수 : ★★☆☆☆

8회까지 방송된 현재, 우리는 장류계의 스티브 잡스로 불린 전설, 장규직이 ‘허당’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안다. 첫 회까지만 해도 곱슬머리는 마치 잡스처럼 고품격 귀티가 흘러 넘쳤으나, 회를 거듭할수록 규직의 곱슬머리는 그저 ‘빠마머리’로 보일 뿐이다. 게다가 6회에서는 미스김에 의해 사정없이 ‘펴버려쓰’의 신세가 돼버렸으니 그에게 선사하는 카리스마 별점은 의외로 낮은 2점.



다정다감 지수 : ★★☆☆☆



늘 미스김과 티격태격하느라 바쁜 장규직에게 다정다감 지수 따위는 없을 듯 보이지만, 그래도 이 남자, 알고보면 부드러운 면도 있다. 사랑에 다가가는 법이 서툴지만 당당하게 미스김에게 벚꽃키스를 감행하고 전화번호를 물어본다. 남몰래 감기투혼을 벌인 미스김이 어깨를 빌린 이도 알고보면 장규직이다. 속마음이 아무리 깊으면 뭐하나. 표현하지 않으면 모르는 법. 투박한 말투와 까칠한 행동에도 불구, 적절한 타이밍에 과감함 애정표현을 한 장규직에게 다정다감 별점은 2점 주겠다.



비주얼 지수 : ★★★★☆



빠마머리의 잔상이 워낙 강해 그의 선 굵은 외모는 눈에 들어오지 않을지 모르나, 사실 장규직 꽤 잘 생긴 얼굴이다. 아마 그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태어났다면 추방당했을 지 모른다. 오히려 촌스러운 빠마머리에도 불구하고 저 정도의 비주얼을 자랑하는 것이 놀라울 정도. 그의 더러운(?) 성격을 미처 알지 못했을 때에는 그를 보고 가슴 두근거려하는 여직원들도 많았으니, 비주얼 별점, 만점에 가까운 4점 주겠다.



경제력 지수 : ★★★★★



첫 회에서 공개된 서른 두 살, 입사 5년차 장규직의 연봉은 무려 5,700만원. 일반 대기업에서 입사 5년차에 팀장 직급을 단 것도 그리 쉽지 않은데 장규직은 수석입사는 물론, 최연소 대리승진에 그룹 MBA 연수과정에 뽑혀 하버드도 갖다온 실력파다. 아무리 미스김 손바닥 안이라지만 Y-JANG에 장규직은 없어서는 안될 존재. 경제력 지수는 만점 5점 드리겠다.





총점 : 13점/2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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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한



카리스마 지수: ★☆☆☆☆



무말랭이 무정한에게 카리스마란 없다. 부하직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할 때도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는 이 남자. 그래도 따뜻한 인간미로 팀을 이끌어나가는 나름의 리더십이 있으니 그에게 카리스마 별점은 1점을 선사한다.



다정다감 지수 : ★★★★☆



카리스마는 없지만, 무정한은 이름과는 정반대로 다정한 사람. 속도 깊어 회식 다음 날 화장실에서 졸다가 걸려 혼이 난 계약직 사원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를 모두 파악하고 그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좋아하는 여자에게는 어떠한가. 그녀에게 줄 선물을 손에 꼭 쥐고 집 앞에 찾아가는 로맨틱함도 갖췄다. 그러나 치명적 단점이 있었으니 바로 누구에게나 다정한 남자라는 것. 그래서 완벽에 가까운 다정다감 지수에서 1점 빼고 4점 드리겠다.



비주얼 지수 : ★★★☆☆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 탓에 왠지 모르게 시골에서 막 상경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이 남자 역시 평범한 현실에 대입해보면 그리 나쁘지 않은 외모. 늘 품행이 단정한데다 다정한 성격이 주는 호감도도 있어 비주얼 지수는 중상 수준의 3점을 주겠다.



경제력 지수 : ★★★★☆

그러나 이 착해 빠진 성격이 장애가 되는 순간이 있었으니 바로 업무능력에서다. 너무 착해 사람들을 밀치고 출퇴근 버스를 탈 재간이 없어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 하는 이 남자가 상대를 설득하고 때로는 속이기까지 해야 하는 영업직에서 지금껏 살아남은 것도 용하다. 하지만 이런 무팀장 역시 어엿한 대기업 팀장. 승승장구하는 동기 장규직에 비해 턱없이 낮은 연봉이기는 하나 입사 5년차 3,900만원이면 그리 나쁘지는 않은 편. 다만 착하기만한 이 남자의 미래는 웬지 모르게 그 옆, 고과장(김기천)으로 디졸브 될까 불안하기는 하다. 무정한의 경제력 지수는 장규직보다는 낮은 4점을 주겠다.



총점 : 12점/2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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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평가 결과, 고작 1점 차이로 장규직이 승리했다. 아무래도 벚꽃키스의 공이 컸다. 그러나 중간 평가는 중간 평가일 뿐. 마지막 결말은 아무도 모른다. 게다가 미스김을 둘러싼 두 사람의 러브라인에는 뜻하지 않은 변수도 있다. 미스김-장규직, 미스김-무정한 보다 장규직-무정한의 케미(화학작용을 뜻하는 케미스트리를 일컫는 신조어)가 더 강하다는 시청자 의견도 꽤 눈에 띄기 때문. 실제로도 이희준은 촬영 중 오지호가 자신의 팔짱을 껴 당황했다며 수줍게 고백한 바 있으며, 오지호도 그 팔짱을 언제 어떻게 풀어야할지 난감했다고 말한 바 있다. 여기에 무정한과 정주리(정유미)의 은근한 러브라인도 회를 거듭할 수록 힘을 발하고 있어 <직장의 신>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 러브라인이 어떻게 풀려나갈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 끝까지 지켜볼 수밖에.



글.배선영 sypova@tenasia.co.kr
편집.홍지유 ji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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