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비정규 계약직인 미스김(김혜수)은 어떻게 그 어떤 정규직도 범접할 수 없는 포스를 뿜어내는 것일까. 124개에 달하는 자격증에서 드러나는 능력도 있지만 할 말은 할 줄 아는 절제된 명대사 덕분이다. ‘미스김의 어록’이 유행할 만큼 미스김의 말에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 미스김은 모두가 바쁜 와중에도 점심시간, 퇴근시간을 칼같이 지키고, 누군가 자신의 일에 끼어들려하면 용납하지 않는다. 얼핏 보면 건방져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미스김의 카리스마 눈빛과 함께 그녀의 말을 들으면 아무도 미스김을 건드릴 수 없다. 우리도 미스김처럼 할 말은 하면서 살고 싶다. 한국의 모든 사람들이 미스김처럼 멋있고 합리적으로 말을 할 수 있도록 설명서를 준비했다.

1. 제↗ 업무입니다.↘

캡처" />KBS 2TV <직장의 신> 캡처



미스김은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다. 그래서 누군가 미스김을 도우려 하거나 업무를 대신 하려고 하면 미스김은 언제나 “제 업무입니다”를 외친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일에 참견하려고 하거나 당신이 주어진 일에 대해 책임감을 확실히 하고 싶을 때 이 말을 사용하면 된다. 주의해야 할 점은 ‘제’에 스타카토를 넣어 주의를 집중시킨 후 ‘업무입니다’를 말해야 한다. 이때 한쪽 팔을 올리는데 이것은 사람들의 시선을 끔과 동시에 끼어들려는 사람을 막는 효과를 준다.

활용 예시
직장에서) 상사나 동료가 당신의 아이디어나 실적을 가로채려할 때도 외칠 수 있습니다. “제 업무입니다!”
명절날 친척집에서) 명절에 친척들이 취직이나 결혼에 대해서 잔소리하실 때 다 같이 외쳐봅시다. “제 인생입니다!”



2. 제 이름은↗ 미스김!!입니다.↘

캡처" />KBS 2TV <직장의 신> 캡처

미스김은 자신의 이름이 잘못 불리는 것에 대해 민감하다. 미스김씨, 미스김양도 절대 안 된다. 특히 아줌마, 아가씨 등의 호칭으로 불릴 때 미스김은 발끈한다. 미스김처럼 당신의 이름을 사람들이 잘못 부를 때 이 말을 사용하면 된다. 발음할 때는 ‘제 이름은’을 ‘도레미파’로 음계를 점점 올리면서 ‘미스김’에서 절정을 이뤄야 한다. 경우에 따라 상대방이 잘못 말한 그 호칭이 아니라고 강조하는 말을 덧붙일 수 있다. 이때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쳐다봐야 한다. 그러면 상대방은 절대 당신을 잊지 못할 것이다.

활용 예시
직장에서) 신입사원이시라면 미스김의 패기를 본받아 눈도장을 받아봅시다. “제 이름은 ○○○입니다!”
이런 사람에게) 얼굴이 본인 나이보다 조금 더 성숙해 보이거나 어려 보여서 사람들에게 종종 오해를 사는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제 나이는 스물다섯살입니다. 아줌마 아닙니다.”



3. ○○은 제 업무사항에 없는 항목입니다만

캡처" />KBS 2TV <직장의 신> 캡처



미스김은 자신의 업무에 대한 경계선이 확실하다. 누군가가 불합리한 일을 시킬 때는 확실하게 거부의사를 밝힌다. 특히 회식에 대해 거부의사를 밝힐 때 미스김이 했던 말은 전설적이다. “회식은 제 업무의 연장선이 아니며, 무소속인 저의 경우 불필요한 친목과 아부가 가득하며, 몸 버리고 속 버리고 간 버리고 시간 버리는 자살테러 같은 회식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철저한 논리와 근거로 무장한 미스김의 말을 인용해보라. 이때 절대 흥분해서는 안 된다. 말을 더듬어서도 안 된다. 참고로 이렇게 단호한 거절 의사를 밝힌 후에 태도를 바꿔 사람들의 요청을 들어준다면 사람들은 더욱 당신에게 감동할 수 있다. (시간 외 수당 챙기는 것 잊지 마시길.)

활용예시
직장에서) 퇴근하고 나서 꼭 전화로 업무이야기를 하는 사람에게 말합시다. “재택근무는 제 업무사항에 없는 항목입니다만”
학교에서) 노트를 빌려달라거나 숙제를 해달라거나 프로젝트에서 과중한 업무를 맡길 때, 한 번 외쳐주세요. “그런 부탁은 제 사항에 없는 항목입니다만” 중요한 것은 결국 부탁을 들어줘야 합니다. 미스김을 대사를 잘 활용한다면 당신의 능력을 돋보이게 하고 관대한 사람으로 보이게 할 것이에요.



4. 점심시간(퇴근시간)입니다만

캡처" />KBS 2TV <직장의 신> 캡처



이 말을 사용할 때에는 포즈가 가장 중요하다. 먼저 절도 있게 시계를 차고 있는 팔을 들어서 90도로 굽혀 가슴 앞에 놓는다. 고개는 완전히 푹 숙이지 않고 30도 정도로 숙인 다음, 눈을 살짝 내리깔고 시계를 본다. 그리고 말하면 된다. 이때 “그럼 전 이만”을 첨가한다면 절제미와 공손함이 증가한다. 만약 누군가가 붙잡는다면 이렇게 말하면 된다. “저는 속박된 노예가 될 생각이 없습니다.” 정말로 정당하게 시간을 쓴다는 인상을 풍겨야 제대로 미스김의 대사를 활용하는 것이다. 주눅 드는 순간 실패!

활용예시
직장에서) ‘불금’(불타는 금요일)에 꼭 회식을 하자는 부장님에게 외치고 싶습니다. “불금입니다만!”
집에서) 열심히 일하거나 공부한 당신이 오랜만에 컴퓨터 게임을 즐기고 있을 때, 부모님이나 친구들이 잔소리를 한다면 포즈를 취하고 말해보세요. “쉬는 시간입니다만”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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