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공효진이 영화 <고령화가족>에서는 ‘결혼환승전문’, 그것도 중학교 딸을 둔 이혼녀 미연을 연기한다. 엄마 역할은 MBC 드라마 <고맙습니다>와 영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이후 세 번째. “이미지에 대한 부담은 없어요. 오히려 사람들이 나를 ‘애 엄마로 안 보면 어쩌나’하는 생각이 먼저죠. 그리고 엄밀히 말해, 제가 모정을 깊게 보여 준 작품은 <고맙습니다> 뿐이에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도 그렇고 이번 작품도 그렇고 ‘엄마’라는 건 캐릭터가 지닌 하나의 설정일 뿐이죠. 엄마 같아 보이지 않는 엄마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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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나 카레니나
2013년 | 조 라이트
공효진: 극장에서 보기 전에, 기내에서 먼저 접한 영화예요. 보는 순간 매료됐죠. 연극적 무대전환과 뮤지컬식 구성을 차용한 비주얼이 너무 좋았어요. 대저택에서 만난 안나(키이라 나이틀리)와 브론스키(애런 존슨)가 문을 열고 들어가면, 무대가 식당으로 변하는 식의 무대 전환이 기가 막히더라고요. 인물의 동선이나 감정에 따라 절묘하게 바뀌는 무대가 어찌나 매력적이던지. DVD로 소장하고 싶은 영화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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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케빈에 대하여
2012년 | 린 램지
공효진: <케빈에 대하여> 역시 미장센이 돋보이는 작품이에요. 틸타 스윈튼 때문에 찾아봤는데, 보고 나서는 비주얼에 더 마음이 빼앗겼죠. 원치 않는 임신으로 엄마가 된 에바(틸다 스윈튼)의 두려움과 죄책감 등을 ‘붉은 색’으로 시각화했는데, 색감 선택이 너무 탁월했던 것 같아요. 에바가 붉은 색 벽을 배경으로 가만히 앉아 있는 정적인 컷들도 너무 예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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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우리도 사랑일까
2012년 | 사라 폴리
공효진: 사랑은 다 똑같은 것 같아요. 반짝반짝 빛나던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 식어버리고, 그렇게 서로가 새로운 사랑을 찾아 각자의 길을 가지만, 새롭게 찾아 온 사랑 역시 결국은 권태를 맞게 되죠. <우리도 사랑일까>는 사랑을 오래 한 연인들이 보기엔 씁쓸한 영화예요. 그런데 씁쓸한 내용과 달리 비주얼은 굉장히 감각적이죠. 의상이라든지 색감도 너무 예쁘고요. 연출도 재미있었는데, 여자 주인공 마고(미쉘 윌리엄스)가 음악에 취해 놀이기구를 타는 신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놀이기구가 멈추고 불이 켜지는 순간, 마고의 정신도 현실로 ‘탁’ 돌아오는데, 그 순간을 너무 절묘하게 잡아낸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흥미로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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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서칭 포 슈가맨
2012년 | 말릭 벤젤룰
공효진: 따뜻한 영화예요. 음악의 힘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영화고요. 음악과 이야기가 조화를 잘 이루고 있기도 하지만, 실화라는 점에서 오는 감동도 크죠. 영화를 보고 나서, 어떤 한 가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울컥 울컥 올라왔던 기억이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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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스토커
2013년 | 박찬욱
공효진: 영화를 보다가 나도 모르게 “우와” 할 때가 있어요. 이를테면 엄청난 캐릭터를 만났을 때. <스토커>가 그랬어요. 보는 내내 영화 속 두 여자 주인공 미아 바시코브스카와 니콜 키드먼이 너무나 부러운 거예요. ‘저 연기를 하면서 얼마나 즐거웠을까.’ 배우로서 질투가 났죠. 이미 만들어진 영화이기에, 내 역할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프기까지 했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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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하는 인생을 사는 배우, 공효진
사람들이 쉽게 떠올리는 공효진은 쿨하고, 화려한 이미지의 패셔니스타다. 하지만 그녀가 출간한 환경 서적 <공책>을 보면, 공효진이 혼자만의 정적인 시간도 굉장히 즐기는 사람이라는 걸 감지할 수 있다. 공효진은 오래전부터 환경을 지킬 수 있는 작은 습관들을 이어나가고 있다. “나만이 아니라, 제 주위 여러 생명체들에 관심이 있어요. 동물이든 식물이든 그런 것들을 인지하고 배려하며 사는 인생도 멋질 수 있다는 걸 천천히 알려주고 싶고요. 내 작은 생각이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잖아요? 그랬을 때 이왕이면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요.”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사진. 이진혁 eleven@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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