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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메탈의 아버지 블랙사바스(Black Sabbath)가 원년 보컬리스트 오지 오스본과 함께 35년 만에 내놓는 새 앨범 〈13〉이 국내에 정식 발매돼 록 팬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블랙사바스는 흔히 헤비메탈을 창시한 밴드로 손꼽힌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보컬 롭 헬포드는 내한 당시 “처음 우리가 버밍햄에서 음악을 시작했을 때 두 개의 헤비메탈 밴드가 있었다. 바로 블랙사바스와 주다스 프리스트였다. 그 이후에 스래쉬 메탈, 데스 메탈, 스피드 메탈 등 여러 가지 메탈이 생겨났다”고 설명한 바 있다. 블랙사바스는 동시대 활동한 레드 제플린, 딥 퍼플 등과 함께 후대의 록 뮤지션들에게 실로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국내에는 블랙사바스의 노래 ‘Paranoid’의 이름을 딴 음악잡지가 있을 정도.

블랙사바스는 1970년 2월 13일 금요일에 데뷔앨범을 발표해 현재까지 약 7,000만장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무대 위에서 박쥐를 물어뜯는 오지 오스본(보컬)의 퍼포먼스와 토니 아이오미(기타)의 뚝뚝 떨어지는 저음부 기타연주는 헤비메탈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블랙사바스는 오지 오스본의 탈퇴 이후 로니 제임스 디오 등 최고의 보컬리스트를 영입했다. 하지만 팬들 뇌리에는 원년멤버의 강렬함이 각인돼 있었다. 오지 오스본은 솔로 시절 랜디 로즈, 제이크 이 리 등 최고의 기타리스트들과 함께 하며 블랙사바스 못지않은 커리어를 쌓았다.

그간 오지 오스본은 블랙사바스와 솔로를 오가며 활동해왔다. 그가 합류해 블랙사바스의 새 앨범이 나오는 것은 1978년 〈Never Say Die!〉 이후 35년 만이다. 블랙사바스와 새 앨범의 프로듀서 릭 루빈은 작년 11월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새 앨범이자 통산 정규 19집 〈13〉 발표 계획을 밝혔다. 원년멤버인 오지 오스본과 토니 아이오미, 기저 버틀러(베이스)가 건재하며 계약 문제로 팀을 이탈한 빌 워드(드럼)의 빈 자리는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의 드러머 브래드 윌크가 대신했다.

차고 넘치는 페스티벌, 블랙사바스는 왜 못 데려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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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사바스의 인기는 여전하다. 4월 18일에 공개된 첫 싱글 ‘God Is Dead?’는 미국 40개 방송국에서 가장 많이 방송된 곡으로 꼽혔으며 앨범 〈13〉은 아이튠즈 공개 후 하루 만에 록 앨범, 메탈 앨범 차트 등에서 1위에 올랐다. 기저 버틀러는 기자회견에서 새 앨범이 예전 블랙사바스의 스타일과 사운드를 갖춘 음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13〉은 블랙사바스 특유의 파워풀한 사운드와 중후함, 어두운 이미지를 골고루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도 건재한 오지 오스본의 목소리가 반갑다.

9분에 달하는 ‘God Is Dead?’는 “신은 죽었다”고 말한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책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Also sprach Zarathustra)> 주인공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은 곡으로 알려져 있다. 토니 아이오미 특유의 어두운 아르페지오에 이어 파워풀한 진행이 돋보이는 곡. 이와 함께 ‘End Of The Beginning’ ‘Zeitgeist’ ‘Loner’ ‘Dear Father’등 초창기 블랙사바스를 떠올리게 하는 곡이 가득하다. 블랙사바스와 오지 오스본의 초창기 시절을 추억하는 팬들에겐 최고의 축복이 될 만한 복귀작이다. 최근 일본을 다녀간 블랙사바스를 데려오지 못한 국내 록페스티벌이 야속할 따름이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사진제공. 유니버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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