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황금의 제국>, 욕망의 충돌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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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화드라마 <황금의 제국> 1회 2013년 7월 1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부동산 사업가 장태주(고수)는 비리를 공모한 국회의원이자 건설교통부 장관 내정자에게 해외로 떠날 것을 종용하지만 자신을 속이자 그를 죽이고 살인 죄를 윤설희(장신영)에게 뒤집어 씌운다. 이후 장태주는 성진그룹 최동성(박근형) 회장의 둘째딸 최서윤(이요원)과 결혼식을 치른다.
1990년. 명문대생인 장태주는 사법고시 1차시험에 합격해 법조인의 꿈을 품고 있었다. 같은 시각 성진그룹 최동성 회장은 난치병 수술을 앞두고 동생이자 부회장인 최동진(정한용)을 막기 위해 재개발 협상 중단을 지시한다. 그러나 최동진의 아들 최민재(손현주)는 그룹을 차지하기 위해 이사회에 최 회장의 투병 사실을 알린다. 이사진들은 최민재에게 힘을 실어주고 그는 재개발 현장에 용역깡패를 투입한다. 가게를 지키기 위해 나섰던 장태주의 아버지 장봉호(남일우)는 용역깡패에게 폭행당해 위독한 상황에 놓인다. 장태주는 아버지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선배이자 부동산컨설팅 업자인 윤설희에게 도움을 청하고 그가 맡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중 경찰에 체포된다.

리뷰
시작은 강렬했다. 장태주(고수), 최민재(손현주), 최서윤(이요원) 등 주요 등장 인물들이 이후 얽히고 설키는 관계가 드러난 첫 회는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지난 20년간 한국 현대사와 맞물려 돌아갈 이들의 인연을 설명하며 향후 펼쳐질 사건을 예고했다. 로비와 살인, 기업암투와 철거 깡패 등 범죄 소설을 방불케 하는 소재는 이후 스토리가 어떤 방식으로 씨줄 날줄로 엮여갈지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도 충분히 몰입력 있었다. 살인까지 감행하는 욕망의 화신으로 분한 고수의 눈빛 연기와 긴박감 넘치는 분위기를 섬세함으로 표현하는 손현주는 ‘믿고 볼 만한’ 드라마를 만드는 데 신뢰감을 얹어 주고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충격적인 스토리 전개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특히 초반 살인에 대한 묘사나 장태주가 윤설희에 강제 키스를 하는 장면 등은 지나치게 선정적라는 심정적 불편함을 야기하기도 한다.

역사 속 개인의 모습을 고찰한 드라마는 묵직한 주제 의식과 함께 할 때 시청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1990년 이후 지난 20년간의 현대사를 새롭게 정리해 볼 만하다는 점에서도 <황금의 제국>은 나름의 의미를 지닐 수 있다. 부동산 광풍에 이은 IMF, 벤처 열풍, 세계 금융위기까지 경제사의 전반을 다룬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충분히 폭넓은 시청층을 겨냥할 수 있다. 여기에 <추적자>로 필력을 인정받은 박경수 작가와 제작진의 의기투합, 탄탄한 배우들의 구성이 어떤 방식으로 조화를 이룰지 지켜볼 만 하다.

관건은 균형감이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인물들간의 복잡한 관계를 하나의 주제의식으로 수렴할 수 있을지가 드라마의 성패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수다포인트
- 첫방송 ’시청률 쟁탈전’을 위한 정신없는 몰아치기와 샤워신, 키스 장면은 이제 필수가 된 걸까요.
- 더할 나위 없는 선한 눈빛의 소유자인 고수의 서늘한 변신은 더욱 강렬함을 주는군요
- 작품을 위해 처음으로 수십 벌의 수트를 새로 맞췄다는 손현주의 새로운 재벌 패션도 감상 포인트로 지켜봅시다.

글. 장서윤 기자 ciel@tenasia.co.kr
사진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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