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PM 서울 콘서트 현장사진 준케이, 닉쿤, 우영, 택연, 찬성, 준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2PM 서울 콘서트 현장사진 준케이, 닉쿤, 우영, 택연, 찬성, 준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2PM 서울 콘서트 현장사진 준케이, 닉쿤, 우영, 택연, 찬성, 준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그룹 2PM을 만나러 가는 길에 목격한 희한한 광경 둘. 첫째, 너나 할 것 없이 상하의를 맞춰 입은 야구 유니폼 패션의 사람들. 그리고 둘째, 갑자기 도처에서 들려오는 일본어와 거리를 가득 메운 일본인들.

지난 22일 2PM의 7개월여 간의 아시아투어 콘서트 그랜드 피날레의 막이 올랐다. 특히 이번 콘서트는 2PM의 2년만의 한국 콘서트라 더 기대를 모았던 터였다. 돌아온 그들의 모습에 대한 기대감과, 잠실 종합운동장을 가득 메운 여성관객들 사이에서 이방인이 된 듯한 생경함을 동시에 가슴 속에 품은 채 실내체육관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콘서트 시작 2시간 전. 길거리 곳곳에선 공연에 대한 설렘을 품은 일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여기저기 앉아 음식을 먹으며 허기를 달래는 사람들, 2PM 멤버들의 이름이 적힌 응원도구와 사진들을 보며 즐거워하는 이들, 그리고 공연장 1층 스탠딩 석의 앞줄을 차지하기 위해 벌써부터 줄을 늘어선 팬들의 모습을 보며 새삼 2PM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Y자 무대’를 중심으로 한 스탠딩 석에는 출근시간 지하철 마냥 팬들이 꽉꽉 들어찼고, 2·3층 지정석도 빈틈이 없었다. 공연장을 찾은 팬들은 무대 시작되기 전에 서로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조명이 꺼지자, 천장을 뚫을 듯한 환호성과 함께 형형색색의 야광도구들이 물결을 이뤘다.

영화를 방불케 하는 2PM 소개영상의 상연이 끝난 후, 무대 중앙의 리프트에선 미래전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의상을 입은 2PM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이 선보인 첫 번째 곡은 신곡 ‘게임 오버(Game Over)’ “후 엠 아이(Who Am I)”라는 외침과 동시에 등장한 2PM은 광화문 어디께서 본 듯한 사각방패를 든 열댓 명의 안무팀과 함께 폭발적인 무대를 꾸몄다. 방패를 무대 속의 또 다른 무대로 활용한 안무가 인상적이었다. 우영은 방패위로 올라가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2PM 서울 콘서트 현장사진
2PM 서울 콘서트 현장사진
2PM 서울 콘서트 현장사진

‘너에게 미쳤었다’에 이어 ‘니가 밉다’의 전주가 울려 퍼졌다. 군복을 코스튬한 의상에 제식동작과 같은 안무까지. 2절이 시작되자 무대로 뛰어올라온 30명가량의 안무팀 덕에 무대는 일순 유격훈련장으로 돌변했다. 그 후 ‘하트비트(Heartbeat)’, ‘어게인&어게인(Again&Again)’까지, 격한 안무에도 흔들리지 않는 노래는 그들의 연습량을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이번 콘서트의 백미는 2PM 각 멤버들의 솔로 무대였다. 2년만의 한국 콘서트를 위해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는 그들의 무대는 콘서트 시작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특히 재미를 더했던 부분은 각 멤버들의 솔로 무대 전에 상영되는 영상이었다. ‘2PM=짐승남’이란 등식을 깨뜨리려는 듯, 각 멤버들에겐 여성의 로망을 자극하는 나름의 이미지가 잡혀있었다. 예를 들어 찬성은 맨 몸으로 나타나 흰 셔츠를 입었고, 닉쿤은 요리를 하는 식이었다. 개개인의 색깔이 잘 살아있는 영상에 팬들은 연신 환호성을 질러댔다. 첫 번째 솔로 무대를 꾸민 것은 찬성. 찬성은 자작곡 ‘향수’를 부르기 전에 현대무용을 선보였다. 더 시네마틱 오케스트라(The Cinematic Orchestra)의 ‘To Build A Home’의 애잔한 선율에 맞춰 여성 파트너와 흰 천을 함께 두르고 수준급 연기를 펼쳤다. 리프팅까지 해보이자 여성관객들을 자지러졌다.

“다들 잘 지냈어요? 전 여러분 보고 싶어서 잘 못 지냈는데(웃음)”라는 말로 농을 치며 등장한 우영. “우리의 마음을 알아주신다면 오늘은 ‘게임 오버(Game Over)’”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선 다수의 공연을 통해 얻은 여유가 묻어났다. 우영은 자작곡 ‘디스 이즈 러브(This Is Love)’의 전주에 크리스탈 피아노를 연주를 선보여 여심을 녹였다. 땀을 비오듯 흘리며 피아노를 연주하는 그의 얼굴이 화면에 클로즈업되자 일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닉쿤도 자작곡 ‘렛 잇 레인(Let It Rain)’을 통해 수준급 피아노 연주를 선보였다. 뉴에이지 풍의 멜로디에 ‘ Like an angel, like my mother/ Like the bestest friend of mine/ Like an angel, like my mother’하는 아름다운 노래가 얹히자 한껏 달아올랐던 콘서트장은 닉쿤의 숨소리라도 놓칠세라 정적이 흘렀다.

뒤이어 준호는 턱시도를 입고 나타나 자작곡 ‘러브 송(Love Song)’의 셔플리듬에 맞춰 신나는 댄스를 선보이며 콘서트장을 달궜다. 택연은 자작곡 ‘트레이션(Tracion)‘을 선보이며 탱고 실력도 뽐냈다. 콘서트 후반부엔 준케이의 자작곡 무대가 있었다. “‘트루 스웩(TRUE SWAG)’은 콘서트에서 퍼포먼스를 펼치기 위해서 만든 곡이다”는 그의 말처럼, 한편의 좀비 영화를 보는 듯한 독특한 무대가 이어졌다. 준케이는 이 곡의 작사·작곡에 무대 연출까지 직접 맡았다.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에 어둠의 교주처럼 등장한 준케이는 흰 붕대를 칭칭 둘러멘 안무팀과 함께 기묘한 무대를 꾸몄다. 영어와 한글의 라임을 맞춘 재치 있는 가사와 늑대 탈을 쓴 준케이가 만든 무대는 ‘내가 지금 클럽에 와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

준케이의 자작곡 ‘문득’의 잔잔한 무대가 끝나고, 다음 무대 ‘HOT’과 함께 콘서트는 절정을 향해 치닫기 시작했다. ‘10점 만점에 10점’을 지나 ‘핸즈 업(Hands Up)’에 이르자, 지정석에 앉아있던 팬들이 서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기 시작했다. ‘Now, put your hands up, put your hands up put, put, put, put, put’의 대목에선 가만히 앉아있으면 이상한 사람처럼 보일 정도였다. 물론 본인도 그 대목에 이르러서는 정신을 내려놓고 몸을 흔들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2PM 서울 콘서트 현장사진
2PM 서울 콘서트 현장사진
2PM 서울 콘서트 현장사진

한 차례 폭풍이 휩쓴 듯한 무대 뒤엔 2PM이 팬들을 위해 준비한 깜짝 선물도 있었다. 공연의 중반부에 닉쿤의 생일파티를 한데 이어, 2PM은 모든 무대가 끝난 것처럼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퇴장했다. 그 때 누군가 2PM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했고 누군가의 외침은 커다란 함성이 돼 콘서트 장을 가득 메웠다. “2PM!”하고 외치길 어느덧 5분, 불 꺼진 무대 위 화면에 팬들을 위한 선물이 상영되기 시작했다. 2PM의 팬클럽 ‘HOTTEST’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다. 각 멤버들은 영상이 끝난 후 다시 무대로 올라 팬들에게 정말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방금까지 짐승남이 되어 무대를 활보하던 그들은 팬들의 사랑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지켜보는 팬들도, 기자도 목이 메는 아릿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곡. 택연이 작곡하고 팬이 작사한 ‘내 이름을 불러줘’가 시작됐다. 팬들과 함께 떼창하는 무대를 지켜보다 보니 ‘정말 아이돌은 아이돌(IDOL)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팬들에게 2PM은 좋아하는 그룹이상의 의미를 지닌 듯했다.

“제가 약속하나 할까요? 오늘 2PM 콘서트에 처음 오신 분들은 분명 콘서트가 끝나면 우리의 팬이 되실 거예요” 우영의 말마따나 2시간 반가량의 콘서트 시간을 삽시간에 흘렀고, 그렇게 콘서트 장을 찾은 남(男)기자는 2PM의 ‘형팬’이 됐다. 무대를 화끈하게 달구던 짐승남은 달달한 무대로 여심을 녹였고, 마지막 인사를 건넬 땐 눈시울을 붉히는 소년이 되었다. 아, 이런 변화무쌍한 청년들 같으니라고. 콘서트장에 들어올 적의 내 모습이 이방인이었다면, 나갈 적엔 사심 가득한 형팬이 되었달까. 2PM 콘서트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이렇다. “2PM 콘서트? 남자가 봐도 멋지더라, 정말!”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JYP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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