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동시설친구들과 함께 야구장에 온 기념으로 찰칵!
장애아동시설에 봉사활동을 다니는 ‘스파인2000′이란 인터넷 동호회에서 ‘야구장으로 나들이’라는 제목의 메일이 왔다. “계절은 한여름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국내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도 그 열기를 더해가고 있는데 히어로즈팀이 스파인2000과 함께 하는 회원들과 장애아동들을 주말 야간경기에 무료로 초대해 주셨습니다. 저희 스파인2000에서 준비한 여러가지 음식(치킨,도너츠,만두,음료수 등)을 경기 중 식사도 함께하면서 아이들을 돌보아주고 기타 질서유지를 함께 해 주실 자원봉사자를 모집하오니 많은 참석 부탁한다”는 내용과 함께 시간과 장소 등이 상세히 적혀 있었다.사실 휠체어를 타는 나로서는 몸이 불편하기에 장애아동들에게 봉사활동을 가면, 아이들과 함께 밥을 먹고, 사진을 찍고, 이야기 나누고, 가끔 내 차에 함께 타고 동네 드라이브나 하는 정도인데 이번 야구장모임은 야구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나이기에 참석하겠단 답장을 보냈고, 주말이 기다려졌다. 예전에 야구장을 자주 이용해서 알지만, 차가 많이 막힐 것 같고, 주차공간도 협소할 것 같다는 생각에 대중교통인 지하철을 이용해서 갔다. 휠체어를 이용하여 지하철을 타면 제일 불편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휠체어 리프트이다. 휠체어 리프트가 고장나서 그냥 집으로 온적도 몇 번 있기도 했었다.
이번에도 아니나 다를까, 2호선을 타고 가다 5호선으로 환승하려는데 영등포구청역 휠체어 리프트는 경사가 너무 심했다. 올라가는 건 그다지 무섭지 않는데 내려갈땐…마치 낭떠러지에 서있는 느낌이었다. 휠체어 리프트 옆에 있는 역무원 호출버튼을 누르고 한참을 기다렸다. 휠체어 사용자가 리프트를 쉽게 조작하면 될텐데 그동안 조작미숙으로 리프트 사고가 많이 났고, 유모차나 짐 등을 리프트에 옮기고 자꾸 만지다 보니 고장도 잦아져서 지금은 거의 휠체어 리프트 사용을 못하게 열쇠로 잠궈놓고 역무원을 호출을 해야 그들의 도움을 받아 리프트를 이용할수 있다. 역무원 호출을 하니 친절하게 반대편에 있는 엘레베이터로 안내해주었다. 엘레베이터를 세 번정도 탄 후 5호선으로 환승해서 무사히 목동야구장에 도착했다.
맨 앞좌석이 장애인석이고, 의자가 젖혀져서 휠체어를 탄 채 관람이 가능하다.
가브리엘의집(용산구), 브니엘의집(구로구), 해오름의집(용인), 장애인과 봉사자들 약 80여명이 약속장소인 목동야구장 앞에서 모였고 봉사자들이 음식을 들고 장애아동과 함께 휠체어경사로를 통해서 3루측 장애인석으로 자리를 했다. 목동야구장은 처음부터 장애인 편의시설을 잘 갖춰놓은 경기장은 아니지만 그래도 장애인화장실이나 휠체어경사로등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없애고자 노력한 흔적은 보였다. 우린 3루측에 자리잡고 다함께 큰소리로 홈팀을 응원했고 홈팀이 아슬아슬하게 2:1 승리를 거둬서 기분좋은 관람이었다.간혹 장애인석에 그냥 앉는 사람들과 시선을 가리는 아이들 때문에 조금 짜증이 났지만, 이런 짜증도 야구장 오는 재미중 하나일 것이다. 얼마전 SNS를 통해 어떤 프로구단에서 “비어있는 장애인지정석은 비장애인이 사용해도 되고 장애인이 와서 그자리 양보를 원하면 비켜주면됩니다” 라는 글을 본적이 있었는데 ”그냥 없는 자리라 생각하고 비워두면 안될까?”라는 생각을 가져봤다.
장애인석은 장애인들을 위해서 비워뒀으면 좋겠다.
노약자석이지만 피곤해 자고 있는 젊은친구들에게 잠을깨워 비켜달라하기 미안할때도 있다. 그때 다른 동료나 친구들이 화낼 수있고 그러다가 시비가 붙는 경우가 많다.장애인석도 그렇고 장애인주차공간도 그렇다. 노약자,장애인석등은 그냥 비워두며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런 배려가 있다면 장애인들이 더 많이 거리로 나올것이다.거리에서 장애인을 흔히 볼수 있다면 그게 진짜 사람사는 세상,행복한 세상일것이다.
휠체어에 몸을 맡긴 지 12년
그동안 넘어진적 많고 포기한적 많고 화내고 눈물도 많이 흘렸지만
그때 마다 다시 일어나려 노력했고 지금도 노력중이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난 강원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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