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특집][INTERVIEW]신화창조, “신화는 욕해도 신화창조를 욕하지 말라” (part 1)
속 무서운 팬클럽 회장" /><응답하라 1997> 속 무서운 팬클럽 회장

어렸을 적 항상 상상했던 팬클럽 임원진의 포스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나왔던 것과 똑같았다. 최신 유행을 따라잡으면서 개념은 충만하고 군중을 단숨에 휘어잡는 카리스마까지 겸비한 멋있는 언니들이 팬클럽 임원이었다. 그 중에서도 신화의 팬클럽 ‘신화창조’는 ‘신화는 욕해도 신화창조는 욕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신화만큼이나 강한 기운을 뿜어내는 언니들이었다. 아쉽게도 현재 공식 팬클럽은 4년 전 신화창조 10기 이후로 결성되지 않고 있지만 다음의 ‘신화창조 카페’와 팬페이지 ‘육감’을 중심으로 팬카페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23일 홍대의 한 치킨집에서 말로만 들었던 신화의 팬카페 운영진들을 만났다. 어떤 강한 언니들이 나올까 잔뜩 긴장하고 있는 기자에게 조심스레 다가온 사람들은 의외로 수줍은 미소를 띤 아리따운 아가씨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신화창조만의 열정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회원 수 약 18만 명의 다음카페 총운영자 주황(가명)씨와 회원 수 약 2만 명의 ‘육감’ 운영자 2명, 공주(가명)씨와 최고(가명)씨의 신화창조 이야기를 들어봤다.

신화 상하이 콘서트에서 신화창조
신화 상하이 콘서트에서 신화창조
신화 상하이 콘서트에서 신화창조

팬카페 운영자로서의 마음 vs 팬으로서의 마음

신화에 빠진 순간은 저마다 비슷했다. 신화 특유의 남성미를 발산하는 파워풀한 무대와 외모 때문이었다. 주황씨는 “초등학생 때 밥을 먹다가 TV를 봤는데 신화가 ‘Hey, come on’(정규 4집 타이틀곡)을 부르고 있었다. 민소매를 입고 파워풀하게 춤을 추는데 근육을 보고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 당시 태닝하고 근육이 우락부락한 아이돌은 신화뿐이었다. 무대가 끝날 때까지 밥도 못 먹고 TV만 바라봤다. 그 순간 팬이 됐다”며 신화를 처음 좋아한 순간을 묘사했다. 공주씨는 “처음엔 외모나 무대를 보고 좋아했지만 나중에는 점점 갈수록 신화만의 편한 자유로움이 매력적이었고 가식 없는 모습, 멤버들끼리의 특별한 유대감이 다른 아이돌에서 볼 수 없었던 것들이었다”며 오랫동안 신화를 좋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말했다.

특별히 좋아하는 멤버가 있냐는 질문에 이구동성으로 “없다”는 대답이 나왔다. 누구 한 명의 팬도 아닌, 신화 그 자체에 팬이라는 것. 공주씨는 “솔직히 ‘오빠 사랑해요’라며 무작정 좋아했던 감정보다는 이제는 정이다”라며 신화를 ‘친정오빠’에 비유했다. 나는 내 가정을 챙기고 내 일을 하지만 왠지 신경이 쓰이고 안 보고 살 수 없는 오빠라는 것.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비유였다. 그들에겐 신화는 이미 일상이었다. 이어서 공주씨는 “한 명이 좋아서 팬활동을 계속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 멤버에게 불미스런 일이 발생했을 때 다른 멤버에게 의지하고. 또 그 멤버가 물의를 빚으면 다른 멤버에게 의지한다. 아무래도 그냥 팬일 때는 아무 상관이 없는데 팬카페를 운영하다보니 사건이 발생하면 팬들끼리의 싸움을 중재하는 데에 힘이 든다. 운영자라서 짜증이 나는 일들이 있다”며 운영자로서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운영자의 마음과 팬의 마음은 조금 달랐다. 팬들 사이의 싸움을 중재하는 것 말고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공식 팬클럽이 없는 지금, 다음의 신화창조 카페가 가장 많은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어 신화와 관련한 많은 행사에서 연락이 온다고 한다. 그러나 몇몇 신화창조 카페를 시기하는 일부 팬들이 운영진을 모함하는 글을 퍼트리기도 한다고. 잘못된 입소문으로 곤욕을 치른 적도 많다. 주황씨는 “신화창조 카페가 공식 팬카페는 아니지만 회원 수가 많아 ‘알리미’로 찾는 사람들이 많다. 신화의 행사를 도와준 것뿐인데 정작 나서면 곱지 않은 시선도 느껴져서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를 때도 있다”며 “어떤 커뮤니티에서는 성적인 욕, 부모님 욕을 들은 적도 있다”고 서러움을 토로했다. 육감의 경우도 적지 않은 서버유지 비용을 운영진들의 사비로 해결하고 있어서 부담이 되기도 한다고. 가수에 대한 순수한 애정만으로 돈과 시간을 들여 봉사하고 있는 운영자의 답답한 마음이 전해졌다.

하지만 보람도 있다. 특히 지난해 tvN <응답하라 1997>을 보면서 지금까지 그룹을 유지하는 신화가 자랑스러웠다고. <응답하라 1997>은 신화보다 1,2년 앞선 세대를 다루긴 하지만 팬문화는 거의 똑같다. 우비를 입고, 잡지 사진을 찢어서 나눠 갖고, 녹화테이프를 돌려보고. 주황씨는 “멤버의 생일이 되면 학교 앞에 주황색 벽보를 붙이고 사탕을 나눠주고 방송반 친구를 통해 신화 노래를 틀었다”며 추억을 이야기했다. 최고씨는 “요즘은 인터넷으로만 팬 활동을 한다. 예전에는 사서함과 공중전화를 이용했고 콘서트 예매를 위해 은행 앞에 줄서고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며 다이나믹했던 학창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공주씨는 “<응답하라 1997>을 보면서 많은 1세대 아이돌의 팬들이 추억팔이를 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추억이 현재진행형이다. 신화의 팬카페 운영지라서 보람을 느낀다”며 뿌듯해했다.

(part 2에 계속)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신화컴퍼니,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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