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의 콘서트 현장의 스크린에 잡힌 신화창조의 모습

팬문화의 신화창조, ‘신화숲 프로젝트’

가장 보람을 느꼈던 활동은 ‘신화숲 프로젝트’였다. 2012년 신화 컴백 당시 ‘신화 1위 프로젝트’로 처음 만난 신화창조 카페와 육감은 ‘신화숲 프로젝트’를 통해서 더욱 돈독한 관계를 만들었다. 신화숲은 사회적 기업 ‘트리플래닛’이 팬들의 모금을 통해 스타의 이름으로 숲을 만드는 환경기부 프로젝트다. 최고씨는 “신화가 파이팅을 할 때 항상 외치는 말이 ‘신화산’이다. 신화산이니 신화숲을 만들어서 뿌듯하다”며 “팬들을 바라볼 때 ‘남자에 빠져가지고’라며 혀를 차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의 팬 활동이 사회에 도움 되는 방향으로 추진되니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서 “사실 ‘조공문화’라는 자체가 잘못된 말이다. ‘조공’은 속국이 위의 대국에게 진상하는 것을 말하는 건데 팬들이 돈을 모아서 가수에게 명품을 사주고, 가수들은 은근히 그것을 바라는 지금은 잘못됐다. 사실 가수들이 더 돈을 많이 번다”며 “우리는 나무를 기부해서 환경에도 도움 되고 가수의 이미지도 좋아지는 바람직한 문화를 만들었다”라고 신화숲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신화숲 2호에 있는 전진나무

나무를 심는다는 것 자체가 거대한 프로젝트였다. 부지조성부터 실제 모금을 받기까지 팬카페 운영진들과 트리플래닛 그리고 강남구청과의 계속된 협의가 필요했다. 서울시에서 공원의 부지를 제공해주고 팬카페 운영진들이 모금을 맡았다. 과연 1,000만 원이 넘는 거액의 모금이 이뤄질까 걱정했지만 결과는 예상을 넘어섰다. 공주씨는 “돈이 모이지 않을까 걱정해 모금을 1차와 2차로 나눠 진행했다. 그런데 1차에 목표액을 넘는 2,000 만 원 이상의 돈이 모였고 2차에서도 2,000만원 가까이 모금돼 신화숲을 강남과 강북에 하나씩, 두 개를 만들었다”며 신화창조의 저력을 보여줬다. 신화숲은 스타와 기부문화와 합쳐 국내 최초로 조성된 숲이다. 신화가 아이돌의 역사를 쓴다면 신화창조는 팬 문화의 역사를 쓰고 있었다.

높아진 연령대로 인해 달라진 팬문화도 있다. 주황씨는 “어렸을 때는 공개방송을 따라다니며 몸으로 뛰어 다녔다. 그때는 돈이 없어서 삼각김밥 하나로 밤을 샜는데 이제는 돈이 있으니 삼각김밥 대신 파스타를 먹고 밤을 새울 때는 찜질방을 간다”며 “요즘 아이돌 팬들 중에는 어린 친구들이 많던데 음료수 하나씩 사주고 싶다. 더운데 돈이 없어서 카페도 못 들어가는 친구들을 보면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며 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 웃음에는 아직도 그룹을 유지하고 있는 신화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신화가 있기에 신화창조가 지금까지 활동을 할 수 있고 옛날을 재미있게 추억할 수 있다.

“최장수 아이돌말고 다른 신화를 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신화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이라고 묻는 순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들은 대답했다. “더 이상의 사고는 그만”, “영원히 신화라는 아이돌로 남아주세요” 그리고 비장하게 덧붙였다. “어차피 계속 유지할건데 이제 ‘최장수아이돌’이라는 콘셉트말고 다른 것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커리어가 신화의 커리어에 미치지 못해서 안타깝다. 개인과 그룹의 밸런스를 맞췄으면 좋겠다”며 신화의 미래까지 진심으로 생각하는 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신화만큼 멋있는 신화창조였다.

이들 인생의 반에는 신화가 있다. 학창시절을 가득 채운 것은 신화다. 최고씨는 “신화 팬 활동덕분에 아는 사람도 많고 많은 인원이 활동하는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홍보나 마케팅 등 사회생활도 배웠다”며 단순히 운영자로서의 활동이 손가락질 받는 일이 아님을 강조했다. 주황씨는 “신화는 내 청춘이다. 예전에는 가족들도 혼냈는데 이제는 오히려 함께 자랑스러워하신다”고 말했다. 사생팬, 조공문화 등으로 얼룩진 팬문화에 건강한 생각을 하는 신화창조가 있기에 신화도 더욱 멋있는 활동을 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신화는 욕해도 신화창조를 욕하지 말라. 신화창조가 있기에 신화가 있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신화컴퍼니, 트리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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