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화면" /><장옥정, 사랑에 살다> 방송화면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 22회 2013년 6월 18일 오후 11시다섯줄요약
혜민서로 향한 옥정(김태희)은 <사씨남정기>를 읽은 백성들의 야유를 받고, 이를 목격한 이순(유아인)은 호통을 치고 가슴 아파한다. 옥정은 자신 때문에 힘들어하는 이순을 찾아가 “이제 그만 내 손을 놓아도 좋다”고 말하며 스스로 중전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지를 밝힌다. 그렇게 폐서인이 됐던 인현(홍수현)은 중전으로 복위되기에 이른다. 한편 장현(성동일)은 결국 국구(왕의 장인)가 되는데 성공하지만, 민유중의 계략으로 딸의 무덤 앞에서 칼을 맞고 죽는다.
리뷰
이 드라마의 기획 의도는 자꾸만 바뀐다.
장옥정을 조선의 디자이너로 그려보겠다던 야심찬 의도는 옥정이 입궁하자마자 사라지고, 대신 제작진은 기존 장희빈 소재 드라마들처럼 옥정을 희대의 악녀로 변모시켰다. 기존 사극에서 장희빈의 표독스러움이 더해질수록 시청률 수치가 올라갔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나보다.
옥정을 연기하는 배우 김태희도 방영 중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감독님과 작가님께 처음부터 악녀가 돼야할 것 같다고 이야기 했었다. 다만 어떻게 이 여인이 후대에 이런(악녀) 이미지로 남게 됐는지 그 과정을 보여드릴 것이다”라며 설득력 있는 악녀 연기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종영까지 2회 남긴 현재, 악녀 옥정마저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디자이너 옥정을 그리다 만 것처럼. 지난 19~20회 방영 이후 시청자들의 원성이 빗발쳤기 때문이다. 당시 방영분에서 막 중전이 된 옥정은 궁녀들에게 불임약을 먹이고, 지나가던 궁녀 아이가 교태스럽다며 당장 내쫓으라 이르고, 밤늦게 정사를 논하는 왕의 침소에 벌컥 문을 열고 들어가 난동을 피운다. 그런 옥정의 야단법석을 목격한 이순의 마음이 멀어지는 것으로 이어지자 순정커플의 달달한 멜로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의 항의가 끊이질 않았다.
결국 제작진은 악녀 옥정을 보여주겠다던 두 번째 의지도 2회 만에 꺾고 21회부터는 돌연 착해진 옥정을 그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이제부터라도 현숙한 국모가 되겠다”는 투지를 보여주던 옥정. 중전이 걸어오는 줄도 모르고 부딪힌 궁녀를 따사롭게 일으켜 세워주는 신을 굳이 그려 넣어 실소를 자아냈다.
역사가 말하는 대로, 옥정은 폐위되고 사약을 받게 되는데 시청자들이 이순과 옥정의 멜로를 원하는 것을 확인한 제작진의 선택은 옥정 스스로 중전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었다. 아들 윤이 만은 지키겠다던 옥정은 갑자기 이순을 찾아가 “이제 내 손을 놓아 달라”고 말한다. 자신이 중전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면, 자신을 보호해주던 남인과 정적인 서인들이 득실거리게 될 궁궐에서 윤의 위치가 더욱 불안해질 것을 모르는 듯, 설득력있는 전개는 포기하고 아름다운(?) 퇴장만을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
숙종의 변심보다 더 무서웠던 옥정의 끝없는 변신. 종영까지 계속되고 말 것인가.
수다 포인트
-엇?! 언제부턴가 우리 전하, 스스로를 ‘짐’이라고 칭하지 않고 ‘과인’이라고 칭하기 시작했군요.
-주상전하, 활 쏘는 신 너무 자주 나와요. 이러다 국가대표 양궁선수 되시겠어요.
-장현 영감, 단 하루를 살더라도 국구로 살겠다더니 정말로 하루만 더 살다 가버리셨군요. 그런데 민유중 영감은 왜 갑자기 죽은 거죠?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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