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eyes]〈분노의 질주:더 맥시멈〉, 이것이 〈분노의 질주〉vs 겨우 이 정도가 ‘맥시멈’?
포스터" /><분노의 질주:더 맥시멈> 포스터

크게 한 탕에 성공한 뒤 여유로운 삶을 즐기던 도미닉(빈 디젤)과 브라이언(폴 워커). 어느 날 정부요원 홉스(드웨인 존슨)가 군 호송 차량을 습격하며 범죄를 일삼고 있는 레이싱팀을 소탕하기 위해 도움을 청하러 온다. 홉스를 통해 죽은 줄로만 알았던 레티(미셸 로드리게스)가 그 레이싱팀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도미닉은 브라이언을 비롯해 자신의 팀을 소집한다. 그리고 <분노의 질주> 시리즈만의 화끈한 레이싱 액션이 펼쳐진다. 22일 개봉.

황성운 : 화끈한 액션과 레이싱, 그거 말고 다른 게 필요해? <분노의 질주>인데. ∥ 관람지수 – 7 / 레이싱 지수 – 8 / 가족 지수 – 7
기명균 : 액션은 명불허전이지만 겨우 이 정도가 이 시리즈의 ‘맥시멈’일리 없다. ∥ 관람지수 – 6 / 레이싱 지수 – 8 / 가족 지수 – 6

2eyes ∥ 미덕은 ‘레이싱 액션’ vs 빈약한 스토리는 아쉬움

황성운 : 대중들이 <분노의 질주>를 기대하는 이유는 뭘까? 도로 위에서 벌어지는 화끈하고, 화려한 레이싱 액션 아닐까. 그거면 충분하다. <분노의 질주:더 맥시멈>은 전편에 비해 스케일과 짜릿함이 훨씬 더해졌다. 물론 과한 오버도 섞여 있긴 하지만 탱크와 펼치는 카체이싱 장면, 이륙하기 직전 활주로를 달리는 수송기에서 펼쳐지는 액션 등은 놀랄만하다. 이야기가 다소 부실하더라도 속도감 넘치는 레이싱 액션, 그 자체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볼 가치는 충분하다. <분노의 질주:더 맥시멈>은 그만큼 목적이 확실하다. 영화의 주된 이야기는 액션과 레이싱을 돋보이게 하는 수단일 뿐이다. 처음부터 그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우~웅~’ 거리는 차의 엔진 소리가 대중의 심장 박동수를 얼마나 증가시키는지가 더 중요하다. 화끈한 레이싱 액션, 전편들보다 훨씬 더 심장을 쿵쾅거리게 한다. 이 시리즈, <분노의 질주>다. 더 이상 뭐가 필요하지?

기명균 : <분노의 질주>의 미덕은 통쾌한 액션이다. <분노의 질주:더 맥시멈>에서도 그 미덕은 여전하다. 도미닉과 오웬 쇼로 나뉜 두 그룹의 레이서들은 복잡한 도로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속력을 높인다. 영화 초반, 납작하게 개조한 오웬 쇼의 차가 다른 차들을 뒤집어버리는 장면은 관객들을 흥분시키기 시작한다. 전쟁 영화가 아니고서는 좀처럼 등장하지 않는 탱크도 도로 위를 달린다. 탱크에 부딪쳐 장난감처럼 산산조각 나는 자동차들은 물론 차에서 뛰쳐나와 도망치는 사람들까지, ‘디테일’도 잊지 않는다. 하지만 액션의 퀄리티에 비해 빈약한 스토리 전개는 아쉽다. 액션장면에 공을 들이는 것도 좋지만 스토리의 ‘디테일’에도 좀 더 신경 썼다면 화려한 액션신을 보면서 느끼는 스릴이 배가되지 않았을까.

[2eyes]〈분노의 질주:더 맥시멈〉, 이것이 〈분노의 질주〉vs 겨우 이 정도가 ‘맥시멈’?
스틸" /><분노의 질주:더 맥시멈> 스틸

2eyes ∥ 레이싱의 모든 것 vs 오버는 금물

황성운 : <분노의 질주>는 곧 레이싱이다. 수많은 ‘슈퍼카’들이 도로 위에서 펼치는 짜릿한 레이싱은 굉장한 쾌감을 전한다. 다른 액션물과 차별되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만의 강점이다. 이번에는 레이싱에 더욱 공력을 쏟았다. 특히 탱크와 펼치는 추격 장면은 압권. 10톤에 달하는 치포테인 전차가 시속 70마일로 달리는 시퀀스를 실제 그대로 담아냈다. 사실감 있게 느껴지는 이유다. 이륙하기 직전의 화물 수송기에서 펼쳐지는 액션도 짜릿하다. 그리고 카체이싱이 펼쳐질 때 주변으로 살짝 눈을 돌리는 것도 영화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 생사를 넘나드는 극 중 캐릭터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배경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름다운 풍광이 쭉 펼쳐진다.

기명균 : 시리즈의 제목처럼 영화는 쉼 없이 달리고, 또 달린다. 두 발로, 오토바이로, 자동차로, 탱크로, 비행기로. 이동수단의 크기와 성격은 천차만별이지만 ‘질주’가 선사하는 스릴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유지된다. 이 ‘질주본능’이야말로 이 시리즈가 10년 넘게 이어져올 수 있었던 ‘존재의 이유’다. 하지만 아주 잠깐씩 관객의 몰입을 흐트러트리는 ‘옥에 티’ 역시 레이싱 장면 속에 있다. 운전대를 잡고 있던 빈 디젤이나 드웨인 존슨이 옆자리에 앉은 동료에게 핸들을 맡기면 불안해진다. 맨몸으로 뛰어내리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 ‘영웅’들은 그런 식으로 적을 공격하거나 동료를 구한다.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린 도미닉이 탱크에서 튕겨져 나온 레티를 공중에서 감싸 안아 구하는 장면은 실소를 유발한다. 주인공의 영웅적 면모를 강조할 필요도 있겠지만, 긴장된 장면에서 웃음이 터져 나올 정도의 ‘오버’는 몰입을 방해한다.

[2eyes]〈분노의 질주:더 맥시멈〉, 이것이 〈분노의 질주〉vs 겨우 이 정도가 ‘맥시멈’?
스틸" /><분노의 질주:더 맥시멈> 스틸

2eyes ∥ 새로운 등장과 화려한 퇴장

황성운 : 새로운 등장이 있으면 화려한 퇴장도 있는 법. 하지만 그 퇴장이 등장에 비해 너무 아쉽다. 시리즈를 상징하는 캐릭터 중 한 명인 레티의 재등장은 참으로 반가운 일. 이번에도 변함없는 레이싱과 액션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허나 두 명의 가족(시리즈를 거듭하면서 도미닉 토레토 일원들은 ‘가족’으로 뭉치게 된다)을 떠나보내야만 한다. 한(성강)과 지젤(갤 가돗)은 이번을 마지막으로 시리즈를 떠날 전망이다. 이번 편에서 러브라인이 본격화됐던 한과 지젤이기에 두 사람의 퇴장은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물론 레티의 재등장처럼 한과 지젤의 운명이 어떻게 될 진 모르는 일. 아무리 아쉽다 해도 잦은 ‘부활’은 좋지 않으니 이 점 주의하길!

기명균 : 빈 디젤, 폴 워커, 드웨인 존슨…. <분노의 질주>는 근육질의 남자들이 우글거리는 영화다. 그래서 <더 맥시멈>에 추가된 두 명의 여성 캐릭터는 오히려 더 중요하다. 미셸 로드리게즈가 연기한 레티는 <분노의 질주> 초기작부터 빈 디젤의 연인으로 등장했던 캐릭터로, <언리미티드>에는 출연하지 않았지만 다시 돌아왔다. 레티는 홉스의 부하 라일리 역으로 새롭게 합류한 지나 카라노와 액션대결을 펼친다. 더욱이 지나 카라노는 MMA(이종격투기) 챔피언 출신이다. 광속의 레이싱카에 탱크까지 등장하는 대규모 액션신이 영화에 차고 넘치지만, 두 여성 캐릭터가 맨몸으로 벌이는 현실적인 액션은 또 다른 맛이 있다.

2eyes ∥ 7편은?

황성운 :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이번이 여섯 번째. 영화의 마지막은 일곱 번째 시리즈를 예고한다. 그리고 이번엔 다음 시리즈에 누가 악당인지까지 대놓고 알려준다. 엔딩 장면만 놓고 본다면 7편의 악당은 제이슨 스타뎀이 될 전망이다. <데스 레이스> <트랜스 포터> 등을 통해 레이싱 액션을 선보였던 그다. 그리고 여러 작품을 통해 액션에 일가견을 보여 왔던 만큼 악역으로서 그가 보여줄 활약이 기대된다. 빈 디젤과 제이슨 스타뎀이 펼칠 액션,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동시에 도미닉 토레토 구성원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기명균 : <분노의 질주>는 가진 게 많은 시리즈다. <더 오리지널> 이후 시리즈의 ‘브랜드 파워’도 점점 강력해져 이젠 ‘믿고 보는 액션영화’가 됐다. 시리즈가 가진 가장 큰 재산은 여섯 편이 만들어지는 동안 작품 속에 쌓여온 다양한 캐릭터들이다. 차기작에는 <더 맥시멈> 말미에 잠깐 등장한 제이슨 스타뎀까지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개성 있는 캐릭터가 있는 한, <분노의 질주>가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지나치게 단순한 스토리 구조가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이유다. <분노의 질주>는 액션의 규모를 키우고, 퀄리티를 높여가며 <더 맥시멈>까지 시리즈를 끌어왔다. 차기 작품들에서, 점점 더 강한 것을 원하는 관객들을 만족시키려면 액션의 진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내러티브의 진화가 뒤따라야 한다. 다행히 <분노의 질주>에는 다양한 캐릭터가 있다. 재료는 충분한 만큼, 좀 더 나은 요리를 만들겠다는 쉐프의 도전의지가 필요하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기명균 kikiki@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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