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게 없이 대화라고 생각해요. 저희 시크릿은 언제나 서로에게 비밀이 없을 정도로 얘기를 많이 해요. 다른 사람들에게 할 수 없는 얘기도 저희끼리는 다 믿고 말할 수 있거든요. 서로 얘기하고 들어주는 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저희는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힘든 시간이 와도 서로 더 똘똘 뭉치게 되는 것 같아요.”(정하나)

서로에게 위안을 주는 방법을 묻자 그녀들은 대화라고 답했다. 데뷔 5년차를 맞은 시크릿은 한결 성숙해진 모습이다. 이제는 바쁜 와중에 서로를 챙겨줄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겉보기에는 마냥 귀여운 소녀 같지만 이제 그녀들도 스무 살 중반을 향해 가는 어엿한 숙녀들이 아닌가? 반지하 원룸에서 출발했던 시크릿은 가요프로그램에서 처음 1위를 했을 때 펑펑 울었더랬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저희가 처음 1위를 했던 날이에요. ‘SHY BOY’가 1위로 호명되는 순간, 연습생 때부터 고생했던 생각이 나고 또 너무 기쁘기도 해서 시크릿 멤버들 모두 펑펑 우느라 앵콜 곡도 제대로 부르지 못했던 기억이 나요. 그 때 기억은 아직도 너무 생생하고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한선화)

시크릿은 역경이 찾아와도 주저앉지 않았다. 야심차게 준비한 싱글 ‘TALK THAT’을 내놓고 교통사고로 활동을 하지 못했을 때 그녀들은 상처받지 않았다. 오히려 항상 예쁘고 밝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걸그룹의 소명을 다했다. “데뷔 후 지난 5년을 돌아봤을 때 특별히 힘들었다고 꼽을 만한 순간은 없는 것 같아요. 작년에 저희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해 활동을 중단하게 되었었는데 그 때 하나가 다쳐서 정말 속상하긴 했지만 저희 네 명 다 안 좋은 일이 생겨도 금방 잊는 편이거든요. 지금 이렇게 네 명이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송지은)

시크릿이 추천한 영화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정, 그리고 음악과 춤에 관한 것들이다. 언제 꺼내어 봐도 힘이 될 수 있는 그런 영화들이다. 이는 시크릿이 추구하는 바와도 같다. “시크릿의 목표는 국민 모두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가수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에요. 우리 음악을 통해 많은 분들이 힘을 얻고 행복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정말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시크릿) 소녀들에게 영화를 추천받고 싶은 봄날, 시크릿이 말하는 영화이야기를 들어봤다.



1. 내 아내의 모든 것
2012년 | 민규동

시크릿 일동: 저희가 추천해 드릴 영화는 <내 아내의 모든 것>입니다.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보게 되었는데 등장하는 캐릭터들과 내용이 독특해서 깊은 인상을 받았어요. 인생에서 제일 소중한 사람은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이지만 곁에 있을 땐 감사함을 잘 모른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어요. 또 결혼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서 서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영화를 통해 새삼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영화설명: 남편(이선균)이 아내(임수정)에게 바람을 유도하기 위해 카사노바(류승룡)를 소개시켜준다는 발칙한 내용의 영화.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가족과 사랑의 중요성이 담겨 있다. 다소 황당한 스토리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공감이 가는 디테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즐거운 것은 청초한 소녀 임수정이 보여주는 막장 캐릭터.

2. 러브 액츄얼리
2003년 | 리처드 커티스

송지은: 저는 <러브 액츄얼리>를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이 영화를 떠올리면 따뜻한 느낌이 먼저 들어요. 영화에 나오는 커플들이 모두 다 공감이 되고 영화 자체의 분위기와 음악이 너무 낭만적이라 보고 나서도 그 분위기에서 빠져 나오기 싫었던 기억이 있어요. 많은 분들이 이미 보셨겠지만 몇 번을 다시 봐도 좋을 영화랍니다.

영화설명: 이제는 고전이라고 봐도 좋을 러브스토리. 많은 사람들이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보고 또 보는 영화다. 사람들이 이 영화를 꾸준히 보는 이유는 바로 사랑에 대한 갈망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사랑의 판타지는 절대 영화로 채워지지 않는 법. 시크릿도 그리고 우리들도 진짜 사랑을 만나길 바란다. 연인과 함께 보는 <러브 액츄얼리>는 더 달콤할테니 말이다.

3. 스텝 업
2006년 | 앤 플레쳐

정하나: 저에게 <스텝 업>은 정말 특별한 의미가 있는 영화예요. 전 어릴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고 기억이 나지 않는 어릴 때부터 노래만 나오면 춤을 췄다고 할 정도로 항상 춤을 춰왔거든요. 가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면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그럴 때마다 꿈을 믿고 노력해온 저의 이야기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영화였던 것 같아요. 화려한 음악과 열정적인 춤, 간절한 꿈이 다 담겨 있는 <스텝 업> 추천합니다.

영화설명: 스트리트 댄서의 꿈과 열정을 담은 <스텝 업>이야말로 시크릿 멤버들이 가장 공감하면서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1편 이후 약 7년간 총 네 개의 시리즈를 통해 사랑받은 <스텝 업>은 이제 춤 영화의 대명사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매 에피소드가 보여주는 다채로운 댄스 퍼포먼스는 황홀할 정도.

4. 7번방의 선물
2013년 | 이환경

한선화: 저는 최근에 본 <7번방의 선물>을 추천할게요. 영화배우 류승룡 씨와 아역 갈소원 양의 연기가 너무 와 닿아서 보는 내내 눈을 한 번도 떼지 않고 집중해서 봤던 기억이 나네요. 영화 내용이 너무 슬퍼서 계속 우는 바람에 다음날 두 눈이 퉁퉁 부을 정도였어요. 류승룡 씨의 캐릭터를 통해서 아버지의 사랑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 다시 한번 알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영화설명: 너무 착한 영화.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수감자 아버지(류승룡)가 교도소로 딸(갈소원)을 데려와 함께 지낸다는 동화 같은 이야기. 사랑스러운 ‘딸 바보’ 때문에 교도소는 정이 넘치는 공간이 된다. 다소 유치할 수도 있는 이 영화가 그토록 많은 사람들을 울린 이유는 지금 이 사회가 위안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 아닐까?

5. 물랑 루즈
2001년 | 바즈 루어만

시크릿 일동: 말이 필요 없는 최고의 영화죠. 팜므파탈이 뭔지 제대로 보여준 니콜 키드먼의 연기와 영화 내내 흐르던 음악을 잊을 수가 없어요. 영화의 화려한 색감과 아름다운 배경도 인상적이었고 무엇보다 니콜 키드먼과 이완 맥그리거의 사랑이 너무 슬펐던 것 같아요. 영화를 보고 나서 O.S.T.를 질릴 때까지 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저희도 시간을 내서 꼭 다시 한번 봐야겠어요.

영화설명: 한국의 영화 팬들에게 뮤지컬 영화의 이미지를 심어준 영화. 음악과 무대, 연기가 삼위일체를 이룬 이 영화를 빼고 어찌 뮤지컬 영화를 논할 수 있을까? 뮤지컬이 로맨스를 담아내기 최적의 장치라는 것을 각인시켜준 영화이기도 하다. 로비 윌리엄스와 니콜 키드먼이 노래한 영화 삽입곡 ‘Something Stupid’는 아직까지도 국내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팔색조와 같은 매력을 자랑하는, 시크릿

시크릿은 매 앨범마다 각기 다른 팔색조와 같은 매력을 보여줘 왔다. 이미지가 소비되는 걸그룹 계에서 시크릿이 가지는 힘이라면 특유의 발랄한 에너지를 잃지 않는다는 것. 최근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신곡 ‘유후’는 그런 시크릿의 매력이 극대화된 곡이다. “네 번째 미니앨범 은 그 어느 때보다 시크릿다운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는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앨범에 따라 콘셉트가 변할 수밖에 없는데 시크릿 같은 경우에는 밝고 깜찍한 모습을 팬 분들이 특히 사랑해 주시는 것 같아요. 저희도 오랜만에 밝은 에너지를 전해 드릴 수 있어서 무대에서도 더욱 즐겁답니다.”(송지은)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 채기원 ten@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사진제공. TS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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