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레이싱 액션이 2013년 21주차(5월 24일~26일) 한국 극장가를 열광시켰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여섯 번째 <분노의 질주:더 맥시멈>이 시리즈 최고 흥행을 ‘질주’했다. 할리우드 인기 시리즈였지만 그 명성만큼의 흥행을 보여주지 못했던 <분노의 질주>, 이번 편으로 그나마 인기 시리즈로서의 체면을 차리게 됐다. 물론 <아이언맨3>가 1,000만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한 것과 비교하면 할리우드 인기 시리즈물로서 갈 길이 아직은 멀다. 하지만 이번 편으로 흥행면에서 ‘질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게 있어서는 이 점이 당장의 흥행보다 더 중요하다. 왜냐고?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앞으로도 계속될 테니까.
<분노의 질주:더 맥시멈>은 656개(상영횟수 9,132회) 상영관에서 62만 5,056명(누적 81만 7,741명)을 불러 모으며 개봉 첫 주 1위를 달렸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 중 최고 흥행작은 2011년 개봉된 시리즈 다섯 번째인 <분노의 질주:언리미티드>로 약 162만 명이다. 또 <언리미티드>의 개봉 첫 주말 3일 동안 성적은 39만 9,638명이다. <더 맥시멈>의 흥행이 어느 정도인지 쉽게 파악된다. 개봉 첫 주부터 5편보다 2배에 가까운 관객을 끌어 모았다. 시리즈 최고 성적이 기대된다. 이번 편은 주말 3일 전체 상영횟수에서 1만 회를 넘지 못했고, 상영관수도 656개에 불과하다. 인기 할리우드 시리즈에 비하면 상당히 부족한 수준. 하지만 7편 개봉 때에는 달라진 대우가 기대된다. 빈 디젤, 미셀 로드리게즈, 성강, 루크 에반스 등 영화의 국내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주역들, 이 같은 흥행 소식을 듣는다면 ‘한국에 오길 잘했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국내에서만 유독 흥행한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북미에서도 시리즈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27일 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더 맴시멈>은 3,658개 상영관에서 9,852만 8,000달러의 수익을 올려 시리즈 최고 기록을 세웠다. 1억 달러 이상이 예상됐으나 아쉽게도 시리즈 최초 오프닝 주말 1억 달러에는 못미쳤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북미 최고 기록은 5편이 세운 약 2억 달러다. 국내 뿐만 아니라 북미에서도 시리즈 최고 기록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눈에 띄는 <몽타주>의 활약…<아이언맨3>의 1,000만 가능성은?
김상경, 엄정화 주연의 <몽타주>의 활약은 5월 극장가에서 유독 눈에 띈다. <몽타주>는 544개(7,743회) 상영관에서 45만 2,488명(누적 138만 7,867명)을 동원하며 2위를 유지했다. 540개, 7,191회 상영됐던 개봉 첫 주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개봉 첫 주보다 더 많은 관객을 끌어모으진 못했지만 전주에 비해 19.1%(10만 6,789명) 관객 감소에 그치며, 안정적인 흥행을 보였다. 10위권 내 작품 중 신규 개봉작과 <몽타주>를 제외하곤, 모든 작품이 50% 이상 감소했다. 또 소폭으로나마 상영관수 및 상영횟수가 증가한 작품도 <몽타주>가 유일하다. <몽타주>의 선전이 어느 정도인지 설명되는 지점이다.
<몽타주>는 예매율에서도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흥행에 걸맞는 높은 예매율이 아닌 초라한 예매율로 눈에 띈다는 점이다. 지난 주말이 시작되기 이전인 23일에도 <몽타주>의 예매율은 1위와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고, 2위는 커녕 3위에 불과했다. 더욱이 ‘박빙’도 아닌 다소 여유로운(?) 3위였다. 27일 오전 10시 통합전산망 기준으로도, <몽타주>는 10.7%의 예매율로 4위를 기록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관객 동원만큼은 달랐다. 이는 예매를 통한 관람보다 현장 구매를 통한 관람이 다른 영화들에 비해 많이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 서울 관객 보다 지방 관객들의 비중이 월등히 높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실제 <몽타주>는 1대5의 비율로 지방 관객들이 높은 상황이다. 장기 흥행의 기반이 탄탄하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몽타주>, 어디까지 흥행을 이어갈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다.
역대 외화 두 번째 1,000만 돌파 가능성은 다소 멀어졌다. 1,000만 돌파를 꿈 꿨던 <아이언맨3>는 431개(5,123회) 상영관에서 21만 7,244명을 불러 앉히는데 그쳤다. 지금까지 총 관객수는 881만 9,030명이다. 4주 연속 1위였던 순위도 3계단 하락한 4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순위 하락 보다 무서운 건 관객수의 감소다. 636개, 8,480회였던 상영관수와 상영횟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70만 1,013명을 동원했던 전주보다 무려 48만 3,769명(69.0%) 줄어들었다. 앞으로도 충분한 상영관수와 상영횟수를 보장 받기 힘든 상황이다. 더욱이 당장 이번주 <스타트렉 다크니스> <애프터 어스> 등이 개봉되고, 다음주로 가면 <은밀하게 위대하게> <무서운 이야기2> 등이 관객들을 만날 예정. 이런 상황에서 1,000만까지 남은 약 120만 명을 더 끌어모으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120만, 지금으로선 굉장히 커 보이는 숫자다.
이럴 경우, <아이언맨3>는 역대 박스오피스 최초 900만 영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한국영화와 외화, 통틀어 900만과 1,000만을 기록 중인 영화는 단 한 편도 없는 상황이다. 역대 흥행 10위인 <국가대표>(848만 7,894명) 이후로 9위인 <실미도>(1,108만 1,000명)다. 900만이 되면 ‘1,000만’ 이슈로 인해 또 다른 관객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 900만 까지 단 20만 남겨둔 <아이언맨3>가 앞선 영화들의 전례를 따를지 관심이다.
<위대한 개츠비> <크루즈 패밀리> <미나 문방구> 등 아쉬움 가득한 개봉 2주차 영화들
애니메이션 <크루즈 패밀리>와 최강희 주연의 <미나 문방구>의 상황은 더욱 암울하다. 우선 <크루즈 패밀리>는 492개(2,934회) 상영관에서 14만 22명(누적 55만 6,854명)으로 5위를 기록했다. 평단과 대중의 호평과 달리 흥행은 지지부진이다. 상영관수와 횟수도 큰 폭으로 줄었고, 관객수도 54.5%(16만 6,780명) 감소했다. 100만 관객도 어려운 상황이다. <마다가스카3>, <가디언즈>, <드래곤 길들이기> 등 최근 국내 개봉된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미나 문방구>는 민망한 수준. 235개(1,935회) 상영관에서 4만 4,722명(누적 30만 2,282명)을 불러 모으는데 그치며 8위에 자리했다. 개봉 2주차 상업영화 중 가장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누적 50만 명도 버거워 보인다. 22주차 박스오피스 순위에선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 가족> <비포 미드나잇> 등 아쉬움과 만족의 공존
<고령화 가족>은 273개(2,433회) 상영관에서 5만 1,592명(누적 110만 429명)으로 6위에 올랐다. 상영관수, 횟수가 대폭 줄어들면서 관객수도 10만 명 대 이하로 떨어졌다. 78,7%(19만 362명) 관객이 줄어들었다. 더 이상의 흥행요소도 없는 상황. 120~130만 수준에서 상영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아쉽다고만 하기에도, 만족스럽다고 하기에도 참 모호한 수준이다. 1995년 처음 만난 에단 호크와 줄리 델리, 약 20여 년의 세월이 흘러 다시 국내 극장가를 찾은 <비포 미드나잇>은 275개(2,176회) 상영관에서 4만 4,184명(누적 6만 9,561명)으로 개봉 첫 주 9위에 랭크됐다. 신규 개봉작 중에선 2위. 하지만 상영관수와 횟수를 고려했을 땐 100% 만족하기엔 어딘가 아쉽다.
<스타트렉 다크니스> vs <애프터 어스>, 할리우드 대작의 맞대결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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