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유진, 이효리, <20세기 미소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H.O.T, 핑클 등 1990년대에 활동하며 사랑받았던 소위 1세대 아이돌들이 현재는 다양한 분야에서 고루 선전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띠는 활약은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는 배우들. SES 멤버 유진은 지난달 23일 종영한 MBC 주말극 <백년의 유산>의 여주인공으로 출연하며 3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핑클 출신 성유리도 SBS <출생의 비밀>에서 모성애 연기를 선보였다. 1990년대 말 가요계를 주름잡던 ‘요정’들이 이제는 며느리와 엄마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배우로 자리 잡은 것. god 출신의 윤계상도 영화, 드라마, 시트콤을 넘나들며 연기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핑클의 멤버 이진도 SBS 드라마 <대풍수>와 <출생의 비밀>에 출연하며 호평을 받았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에게는 연기력 논란이 뒤따르기도 했지만 이들은 계속된 노력으로 당당히 논란을 극복했다.

메인보컬을 담당했던 멤버들은 자신의 특기를 살려 뮤지컬 배우와 솔로 가수로 활약하고 있다. 핑클의 옥주현과 SES의 바다는 뮤지컬 흥행 1순위 배우로 자리 잡았다. 바다는 2003년 뮤지컬 <페퍼민트>로 아이돌 중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했으며 이후 <미녀는 괴로워>, <노트르담드 파리>, <42번째 브로드웨이> 등에서 공연했다. 옥주현은 2005년 뮤지컬 <아이다>로 데뷔하자마자 신인상을 휩쓸며 이제는 어엿한 뮤지컬 배우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효리는 지난 5월 발표한 정규 5집 앨범에 자작곡을 수록하고 9곡의 작사에 참여하는 등 끊임없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음원 성적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둬 음악성과 섹시 아이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서로 다른 1세대 아이돌 그룹이 헤쳐 모여 새롭게 활동하는 경우도 있다. QTV <20세기 미소년>에 출연하고 있는 문희준과 토니안(H.O.T), 은지원(젝스키스), 데니안(god), 천명훈(NRG)이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된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은 출신 그룹 이름을 본 따 그룹 ‘핫젝갓알지’(H.O.T의 핫, 젝스키스의 젝, god의 갓, NRG의 알지)를 결성했다. 핫젝갓알지가 처음 등장했을 때 추억팔이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핫젝갓알지는 음원과 뮤직비디오까지 발표하면서 적극적으로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2일에는 KBS2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에 출연해 3승을 기록하며 대중들의 호평까지 이끌어냈다. 이들은 행사와 콘서트로도 함께 활동할 예정이어서 1세대 아이돌의 활동 방식에 새로운 방정식을 쓰고 있다.

김성환 대중음악평론가는 “1세대 아이돌들이 아이돌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뮤지션이나 엔터테이너 등 어느 쪽을 지향하느냐에 따라 활동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지금 당장의 성과를 떠나서 1세대 아이돌들이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은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스스로 끊임없이 노력하면서 각 분야에서 고루 선전하고 있는 1세대 아이돌은 쏟아지듯이 등장하는 아이돌들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들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QTV, SBS, G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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