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뫼비우스’ 포스터

“성은 엄격, 폭력은 관대.”

김기덕 감독의 신작 ‘뫼비우스’가 세 번에 걸친 심의 끝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고, 9월초 국내 개봉의 길을 열었다. 이에 대해 김기덕 감독이 보도자료를 통해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먼저 김 감독은 “두 번의 제한상영가로 영화의 주제를 전하는데 심장 같은 장면을 약 3분 잘라내고서야 청소년불가를 받았다. 영등위의 판단이 많이 아쉽지만 예정대로 9월초에 관객들과 만날 수 있어 다행”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아직까지 제가 바라보는 인간에 대한 고민은 한국 사회에서 음란하고, 위험한 생각이란 것을 깨달았다”며 “세 번의 심의 과정에서 성에 대해서는 엄격한 반면, 잔인한 폭력 살인에 대해서는 무척 관대하다는 것을 알았다. 1,000개 이상 극장에서 하루에도 수십 만이 보는데 그냥 둬도 10만이 볼까말까 한 ‘뫼비우스’의 심장을 차갑게 도려내시니 많이 섭섭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 트위터의 글을 인용하기도 했다. 김기덕 감독은 “현재 심의 기준의 아쉬움을 전하며 어느 트위터의 글로 마무리한다”며 ‘그 잔인한 대량학살극이 그려지는 영화는 15세 관람가…폭력에는 관대하고 성에는 편협하고…뫼비우스는 상영조차 금지..역겹다 이런 사회…’란 트위터의 글을 보도자료에 실었다. 정확하게 어떤 영화를 지칭하진 않았지만 현재 상영 중인 ‘설국열차’가 떠오른다.

또 “세 번째 재심의에서나마 청소년 불가로 상영을 허락해 주신 영등위에 감사드리며 성과 폭력에 대한 기준을 알았으니 다시는 지적을 받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영등위를 비꼬았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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