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P(비에이피)의 ‘지구 정복기’는 ‘퍼시픽투어’를 통해 비로소 완성됐다. 지난 5월, 데뷔한 지 16개월에 지나지 않는, 파릇파릇한 신인 아이돌그룹 B.A.P는 미국과 아시아를 도는 ‘B.A.P LIVE ON EARTH PACIFIC TOUR(이하 퍼시픽 투어)’를 감행했다. 5월 7일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10일 샌프란시스코, 14일 워싱턴, 17일 뉴욕까지 미국의 주요 4개 도시를 거쳐 5월 24일 일본, 6월 9일 대만, 22일 홍콩을 방문했다. 8일에는 싱가포르 공연을 갖는다. 이들 앞에는 매진과 앵콜 공연 등 놀라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B.A.P 멤버들에게 직접 ‘퍼시픽투어’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Q. 퍼시픽 투어 계획은 언제부터 진행됐나요? 처음에 미국과 아시아를 도는 투어를 간다고 했을 때 두렵지는 않았나요?
방용국: 연습생 때부터 저희 목표는 다 같았어요. 저희가 하고 싶은 음악, 좋아하는 음악으로 세계에서 인정받는 것이었죠. 하지만 이렇게 빨리 꿈이 이루어지게 될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어요. 많은 분들이 첫 해외투어가 두렵지 않았냐고 물어보시는데 두렵기보다는 설레는 마음이 더 컸어요. 오랜 시간 기다려온 꿈이 이루어지는 것이니까요. 매 공연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곤 하는데 ‘퍼시픽투어’라니! 새로운 환경에서 무대를 선보이며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지 정말 기대되고 두근댔었던 것 같아요. 특히 미국은 세계 음악시장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곳인데 이제 막 데뷔 1년이 지난 우리가 그곳에서 단독공연으로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웠어요.
Q. 첫 해외공연이라 많이 떨렸을 것 같은데 무사히 마쳤나요?
대현: 5월 7일 로스앤젤레스가 첫 공연이었어요, 아마 이 날을 평생 못 잊을 거예요. ‘퍼시픽투어’의 시작이기도 했지만 힘찬이 형이 다시 무대로 돌아와 6인조 완전체 B.A.P로 오랜만에 무대에 선 자리이기도 해서 멤버 모두에게 굉장히 의미 있는 공연이었어요. 공연 시작 전에 이미 티켓이 매진돼 더 큰 공연장으로 옮겨달라는 현지 팬 분들의 서명 운동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실제로 무대에 오르니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가슴 벅차올랐어요. 떨렸냐고요? 완전체 B.A.P였기 때문에 너무 든든했답니다.
Q. 해외에서 B.A.P를 응원하는 팬들을 처음 만났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힘찬: 정말 신기했어요. ‘퍼시픽투어’에 한인 분들뿐 아니라 많은 현지 팬 분들이 와주셔서 정말 놀랐죠. 서툰 한국어로 저희 멤버들의 이름을 불러주시는 모습이 어찌나 예뻐 보였던지! 해외에 계신 팬 분들은 저희와 말도 통하지 않고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도 거의 없었잖아요. 인터넷을 통해 B.A.P 음악과 퍼포먼스를 접하고 관심을 가져주신 거죠. 우리를 실제로 보지 못한 현지 팬들이 그 정도로 큰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앞으로 더 넓은 세상에 나가더라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거라고 자신감을 갖게 됐어요.
Q. 미국에서 1만장에 달하는 공연 티켓을 한 시간 안에 매진시키고 일본에서도 매진 행진을 이어가며 1회 추가 공연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비결이 뭘까요?
방용국: 아마도 B.A.P만의 색깔이 확실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미 우리나라 많은 가수 분들이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잖아요. 저희 같은 경우는 강렬하고 파워풀한 스타일이 강한 인상을 준 것 같아요. 비에이피라고 하면 강렬한 음악과 파워풀한 퍼포먼스, 날카로우면서도 묵직한 메시지를 떠올리시곤 하잖아요. 데뷔 때부터 유지해온 이런 남다름이 한 몫 한 것 같습니다. 세상의 음악에 우리를 맞추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우리만의 음악과 스타일로 세상을 사로잡겠습니다. 앞으로도 지켜봐 주세요!
Q. 재밌는 에피소드도 많았을 것 같아요.
대현: 홍콩 콘서트 때였어요. 무대가 시작됐는데 갑자기 젤로가 마이크를 안 가지고 나왔다고 하는 거다. 엄청 당황했죠. 어떻게 해야 되나 고민을 하다가 마이크를 주고받으며 각자 파트를 노래했어요. 다행히도 안무가 꼬이지 않았답니다.
힘찬: 사실은 제 탓이었어요. 제가 실수로 젤로의 마이크를 들고 무대에 나간 거예요. 제 마이크는 무대 어딘가에 둔 채 말이죠. 큰일 났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도 대현이가 민첩한 순간대처능력으로 해결해줬어요.(웃음)
종업: 저는 ‘No Mercy’ 중간에 비보이 춤인 ‘토마스’를 하다가 미끄러져 넘어진 적이 있어요. 평소에는 틀려도 틀리지 않은 척하고 자연스레 넘어가곤 하는데 워낙에 큰 기술이라 그럴 수 없었어요.
Q. ‘퍼시픽투어’가 음악적으로 성장을 하는데 좋은 기회가 됐을 것 같아요.
방용국: 일단 무대를 보는 시야가 넓어졌어요. 방송은 카메라를 의식해야 하는데 투어에서는 관객과 직접 소통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거든요. 퍼포먼스, 무대매너가 더욱 성숙해지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처음에 걱정이 많았는데 결과적으로 많은 경험들이 쌓여서 뿌듯했답니다. 이전까지 우물 안 개구리였다면 투어를 통해 더 넓은 곳을 볼 수 있게 됐어요.
Q. ‘퍼시픽투어’ 중에 가장 가슴이 찡했던 순간을 멤버별로 말해주세요.
대현: 처음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퍼시픽투어’ 첫 무대였던 로스앤젤레스 공연이 기억에 남아요. 우리의 음악을 세계에 들려드리는 간절한 바람이 처음 이뤄진 날이니까요. 데뷔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저희 B.A.P가 꿈에 그리던 미국 무대에 오른 것도, 저희를 보기 위해 1만 여의 팬 분들이 와 주신 것도 모두 감격적이었어요. 우리의 음악이 세계 어디에서도 이렇게 사랑 받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앞으로 우리 여섯 명이 똘똘 뭉쳐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수도 없이 마음속으로 되뇌었죠.
종업: 저는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했던 공연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말로만 들었던 뉴욕의 랜드마크에 실제로 가본 것도 신기했는데, 남녀노소, 국적, 인종의 구분 없이 정말 많은 분들이 저희 무대를 보기 위해 와주신 게 너무 놀라웠어요. 현지 팬 분들이 저희 무대에 함성을 지르고 박수를 쳐주실 때는 가슴이 짜릿했고 애국심도 느껴졌답니다. 그런 게 전율이겠죠. 정말 찡하고 행복했어요.
Q. 이제 8일 싱가포르 공연으로 ‘퍼시픽투어’의 해외일정을 마무리 짓게 되요. 이후 해외 공연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영재: 싱가포르 공연을 마치고 나면 한국에서의 새 앨범 활동에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 ‘퍼시픽투어’를 진행하는 기간 동안 오래 기다려주신 한국 팬 분들을 어서 만나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이달 17, 18일에 열리는 서울 앵콜 콘서트로 한국 팬 분들의 아쉬움을 풀어드리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에요. 그 다음에는 본격적인 일본 진출 계획이 잡혀 있어요. 일본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덕분에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아레나투어라는 영광스러운 기회를 얻게 되었거든요.
Q. 아직 안 가본 곳 중 가장 공연을 해보고 싶은 나라는 어딘가요?
방용국: 유럽과 남미, 그리고 아주 나중에라도 가능하면 아프리카에 가보고 싶어요.(웃음) 우선 유럽 쪽 차트에서 저희 노래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소식을 자주 듣고 있거든요. 이번 ‘퍼시픽투어’에서는 유럽 국가들을 방문하지 못 했었지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유럽 곳곳을 직접 방문해 저희의 음악을 직접 들려드리는 특별한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Q. 다시 가보고 싶은 나라도 있을 것 같아요.
힘찬: 어느 한 군데를 고르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각 나라마다 팬 분들의 성향, 분위기가 다 다르거든요. 저희 멤버들이 각자 고유의 개성이 있듯이 말이에요. 미주 지역 팬 분들은 저희의 무대에 능동적으로 반응하시는 게 너무 좋았어요. 표현에 거침이 없고 자유로운 편이시죠. 저희 무대에 열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실 때는 저희도 덩달아 신이 나더라고요. 반대로 일본 팬 분들은 경청하는 문화가 발달을 해서 그런지 주로 조용히 저희의 음악을 들어주세요. 그러면 저희의 목소리 하나하나, 음악 하나하나를 소중히 생각해주신다는 느낌을 받게 되죠. 한국 팬 분들은 씩씩한 함성으로 응원을 아끼지 않으세요, 한 목소리로 박자에 맞춰 우리 이름을 외쳐주실 땐 없던 힘도 솟아난다니까요. 언제 어디가 됐든 비에이피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계신 곳이라면 꼭 다시 찾아가 무대에서 함께 호흡하고 싶어요.
Q. 전 세계 팬들에게 인사 부탁드려요.
영재: 전 세계의 팬 분들이라니 굉장히 거창한 발표를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네요.(웃음) 어느 나라에서든 저희를 사랑해 주시는 팬 분들은 다 똑같이 소중하고 감사한 존재에요. 여러분 모두 우리에게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꼭 기억해주셨으면 해요. 한국 팬들, 그리고 전 세계 팬들은 저희의 평생 동반자랍니다. 앞으로도 저희 B.A.P는 더욱 B.A.P다운 음악, B.A.P만이 할 수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드리고자 노력할 거예요. 꾸준한 사랑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찾아뵐 수 있도록 저희가 더 많이 노력할게요. 모든 BABY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TS엔터테인먼트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