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티스트 봉만대’ 제작보고회. 이파니, 성은, 봉만대 감독,곽현화(왼쪽부터)
봉만대 감독은 ‘에로계의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싫지 않은 눈치였다. “나는 거장이 아니라 거목 정도밖에 안 된다”는 썰렁한 농담으로 받아치는 걸 보니. 실제로 그는 2003년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이후 한국 에로영화의 아이콘이 됐다. 거장까지는 아니더라도, 독보적인 ‘에로 아티스트’ 정도는 되지 않을까. 그런 그가 본인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 ‘아티스트 봉만대’로 돌아온다. 이번에는 주연까지 맡았다. 곽현화 이파니 성은 등 나름 화려한(?) 여배우들과 함께 에로영화 촬영현장을 ‘리얼’로 보여주겠단다. 귀가 솔깃해진다.‘아티스트 봉만대’는 ‘남극일기’ 임필성 감독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에로틱 호러 영화 ‘해변의 광기’를 찍고 있었던 것으로 시작된다. 더 자극적인 걸 원하는 제작자의 눈에, 그의 러브신은 영 밋밋하다. 제작자는 결국 ‘에로 아티스트’ 봉만대를 불러 감독을 교체한다. ‘아티스트 봉만대’는 감독이 바뀐 후 영화 촬영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봉 감독과 여배우들의 기 싸움을 중심으로, 돈에 눈이 먼 제작자, ‘굴러온 돌’에 자리를 뺏긴 임 감독까지 관객들이 알지 못하는 현장의 뒷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6일 동대문 메가박스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들은 ‘99.9% 리얼’을 강조했다. 봉만대 감독은 “내가 영화계 데뷔시절부터 지금까지 겪었던 일련의 모든 과정들이 담겨 있다”며 “배우나 스태프들이 영화를 보면 ‘저게 혹시 내 얘긴가’ 묻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리얼함은 영화 속 인물들의 이름에서도 드러난다. 봉 감독을 포함해 곽현화 이파니 성은은 모두 실제 본인을 연기했다. 하도 리얼 리얼 하다 보니 내심 불안한 사람도 있다. 영화에서 욕도 하고 봉 감독과 다투는 모습이 부각되는 곽현화는 “아무리 리얼이라고 해도 영화 속 모습만 보고 오해하시면 안 된다”며 오히려 걱정했다.
영화 ‘아티스트 봉만대’ 제작보고회
촬영현장의 리얼함 못지않게 관심이 모이는 건 배우들의 노출이다. 이파니는 “발리가 워낙 덥다 보니까 감독님이 벗기지 않아도 서로 벗게 되지 않았나 싶다”며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파니와 성은은 몸매 관리를 위해 촬영 한 달 전부터 다이어트에 돌입했다고 한다. 노출 연기를 위해 땀을 흘린 건 봉만대 감독도 마찬가지다. 그는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한 적은 있지만 실제 내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에 출연한다고 생각하니까 몸매가 신경 쓰였다”며 “촬영 6개월 전부터 살 빼는 데 주력했다”고 털어놨다. “봉 감독은 노출증이 있다”는 이파니의 돌발 발언에는 “네, 벗는 거 좋아하고 벗기는 거 좋아한다”며 능글맞게 대응했다.여느 다른 배우들처럼 거창한 목표를 세우진 않았지만, ‘소박한 욕심’도 내비쳤다. 이파니는 “아까 대기실에서 봉 감독님이 ‘50만 넘으면 비키니 차림으로 명동 거리를 활보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고 말해 봉 감독을 당황시켰다. 봉만대 감독은 “상이 좀 낡긴 했지만, 관객을 위해 겸손하게 정성을 다해 밥상을 차렸다”며 “‘설국열차’의 뒤를 잇는 ‘위문열차’로 생각해 달라”는 당부를 남겼다. 8월 29일 개봉.
글. 기명균 kikiki@tenasia.co.kr
사진제공. 골든 타이드 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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