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저링’, (왼쪽) ‘개구쟁이 스머프 2′ 포스터

‘설국열차’와 ‘더 테러 라이브’로 시끌벅적했던 국내와 달리, 북미 극장가는 다소 조용했다. 큰 기대작이 없었던 탓이다. 6일 북미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발타자르 코루마쿠르가 메가폰을 잡고 마크 월버그와 덴젤 워싱턴이 주연한 ‘2 건스’가 8월 2일부터 4일까지 2,705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지난해 2월 ‘콘트라밴드’로 정상에 올랐던 마크 월버그와 발타자르 코루마쿠르는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정상의 맛을 봤다.

하지만 결과만 비슷할 뿐, 속사정은 살짝 다르다. ‘콘트라밴드’가 2,500만 달러라는 저예산으로 2,400만 달러의 오프닝을 기록한 것과 달리 ‘2 건스’는 순 제작비 6,100만 달러가 투입된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제작비는 3배 더 들였는데, 오프닝 성적은 전작과 비슷하니 힘이 살작 빠질 일이다. 영화에 대한 평가도 그리 좋지 않은 상황이라 정상 자리를 오래 지키기는 힘들어 보인다. ‘2 건스’는 범죄 조직에 잠입해 서로를 감시하던 마약 단속 요원과 해군 정보부 요원이 범죄조직의 함정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북미박스오피스 8월2-4일 성적(출처:북미박스오피스모조)

역대 ‘엑스맨’ 시리즈 중 최악의 오프닝으로 데뷔하며 자존심을 구겼던 ‘더 울버린’은 59.9% 빠져나간 2,132만 달러로 2위에 자리했다. 순제작비 1억 2,000만 달러가 들어간 이 영화가 북미에서 벌어들인 누적 수익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9,463만 달러. 하지만 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타고 잘 달린 덕분에 전체적인 상황은 나쁘지 않다. 해외 1억 5,900만 달러를 더한 영화는 월드와이드 2억 5,363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개구쟁이 스머프 1’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무려 5억 6,374만 달러. 인정한다. 굉장한 성공이었음을. 하지만 후속편 제작엔 회의적인 목소리가 많았다. 왜? 영화가 너무 재미없었으므로. 하지만 소니로서는 주위의 얘기가 들렸을리 만무하다. 6억 달러 가까이 벌어준 영화를 그냥 접기란 여러모로 쉽지 않았을 테니까. 그렇게 해서 탄생한 ‘개구쟁이 스머프 2.’ 일단 북미에서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일반적인 개봉일 보다 이틀 빠른 수요일에 개봉했음에도 불구하고 누적 수익은 2,710만 달러에 머물며 1편의 오프닝 기록 3,561만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물론 ‘개구쟁이 스머프 1’의 황금밭은 해외였으니, 소니는 해외 사장에 기대를 하고 있을 게 분명하다. 하지만 한 번 속았던 해외 팬들이 또 속아줄까. 역시나 이번 편도 전작 못지 않은 혹평이 이어지는 분위기라 험난한 앞날이 예고된다.

개구쟁이 스머프 1, 2 오프닝 성적

‘여름엔 공포영화’라는 말을 정말이지 오랜만에 확인시켜 준 ‘컨저링’의 행보는 놀랍다. 1,302만 달러를 더하며 북미에서만 1억 달러 돌파에 성공했다. 순제작비 2,000만 달러로 만들어진 영화의 누적 수익은 1억 795만 달러. ‘쏘우’로 멋지게 데뷔하고, ‘인시디어스’로 이름을 알린 제임스 완 감독은 이번엔 정말 확실하게 쐐기를 박는 느낌이다. 참고로 그의 차기작은 ‘분노의 질주7’이다. 공포영화로 이름을 알린 감독과 액션 블록버스터 시리즈로 자리매김한 영화의 만남. 여러모로 지켜볼만한 조합이 아닌가 싶다. 북미에서의 떠들썩한 흥행으로 부쩍 기대감이 높아진 ‘컨저링’의 국내 개봉일은 9월 17일이다. 정말로 에어컨이 필요 없을 정도로 무서운 영화인지 지켜보자.

‘컨저링’ 제임스 완 감독 감독 연출작 오프닝

‘컨저링’이 공포영화의 자존심을 지켰다면, ‘슈퍼배드 2’는 애니메이션의 위상을 알렸다. 슬슬 수익을 올리더니, 어느새 3억 달러를 돌파했다. ‘슈렉 3’를 넘어 역대 북미 애니메이션 5위에 오르는 쾌거도 올렸다. 5위 아래 작품 중에서 눈여겨 볼 건 ‘퍼시픽 림’이다. 사실 북미에서의 성적은 그다지 놀라울 게 없다. 하지만 해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중국에서의 흥행을 발판삼아 해외성적을 2억 40만 달러까지 늘리며 월드와이드 3억 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후속편 제작? 기대해도 될 것 같다.

‘엘리시움’,'위 아더 밀러스’, ‘퍼시잭슨과 괴물들의 바다’, ‘플레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번 주에는 기대작들이 대거 개봉한다. 먼저 SF 영화 ‘엘리시움’. ‘디스트릭트9’의 닐 볼룸캠프 감독과 맷 데이먼이 만나 화제가 되고 있는 작품이다. 맷 데이먼이 영화 홍보차 한국을 찾는다고 하니, 인천공항이 크게 한 번 들썩일 것으로 보인다. 픽사는 ‘카’의 스핀오프격 작품인 ‘플레인’을 내 보낸다. 최근 예전만 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픽사가 ‘카’로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으지 궁금하다. ‘플레인’과 함께 어린이 관객을 유혹할 영화는 퍼시 잭슨 시리즈의 두번째 이야기 ‘퍼시 잭슨과 괴물들의 바다’다. 어른 영화는 없냐고? 애들은 가라를 외치는 19금 코미디 영화 ‘위 아더 밀러스’가 제니퍼 애니스톤을 내세워 찾아온다.

글,편집.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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