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tvN ‘몬스타’ 포스터

우연일까? 케이블채널 Mnet·tvN ‘몬스타’ 김원석 PD의 별칭은 ‘스타제조기’다. 그의 손을 거친 배우들은 이내 스타로 거듭나기 때문이다. KBS2 ‘신데렐라 언니’에는 택연과 서우가 있었고, ‘성균관 스캔들’에는 유아인, 송중기, 박유천이 있었다. ‘몬스타’에 출연한 용준형, 하연수, 강의식, 강하늘 등의 배우들의 다음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인과 아이돌 배우만으로 드라마를 꾸미는 위험천만한 일을 서슴지 않는 김원석 PD의 캐스팅 법칙은 무엇일까.

#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드라마 자체의 완성도만큼 중요한 것은 ‘누가 출연했는가’하는 것이다. 드라마를 시작할 때마다 PD들은 ‘새로운 얼굴’을 찾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김원석 PD는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드라마 PD가 됐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들 중 유독 어린 친구들이 극의 중심에 서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하지만 나이가 어린 배우들 중에 드라마 주연을 경험한 인지도 있는 배우들의 수는 무척 적다. 김 PD는 “나는 연기에 있어서 천재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신인 배우라도 역할만 잘 맞는다면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의중을 밝혔다. 김 PD는 현재 준비 중인 웹툰 원작의 작품 ‘미생’에 많이 등장하는 사회초년병 배역을 신인에게 맡기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몬스타’의 하연수(위), 용준형

# 상반된 이미지의 공존, 좋은 목소리

귀여움과 터프함, 비열함과 순진함, 섹시함과 지성미, 여성스러운 외모에 중성적 보이스, 선 고운 외모에 남성적인 성격. 김원석 PD가 꼽은 최고의 이미지 조합이다. 김 PD는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무엇이 있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모두가 마찬가지겠지만, 난 그 정도가 좀 심한편이다”며 자신의 캐스팅 편력을 털어놨다. 또 그는 “조건이 비슷하다면 좀 더 유니크한 쪽이 좋다”며 “어쩔 수 없이 겸손한 신인보다도 건방져 보일 정도로 당당한 신인이 좋다”고 말하며 자신의 특이 취향(?)을 공개하기도 했다. ‘몬스타’의 히로인 하연수가 그 대표적인 사례. 가창력과 연기가 조금 부족하지만 김 PD는 하연수에게서 가능성을 발견했고, 거기에는 그녀의 유니크한 외모도 주효했다.

김원석 PD가 연기력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또 하나의 요소는 ‘목소리’다. 그는 “외모가 아무리 뛰어나도 매력적인 목소리가 없다면 배우로서 성공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아무리 후천적인 노력으로 목소리를 다듬는 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타고난 목소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김 PD는 수차례 용준형을 캐스팅한 이유 중 하나가 ‘목소리’라고 밝힌 바 있다. 용준형의 캐스팅에는 극 중 윤설찬 역을 맡기 위해 필요한 음악 실력만큼이나 목소리도 한 몫 했다. 이젠 목소리도 배우의 경쟁력인 셈이다.

‘몬스타’의 안내상

# 연기파 중견 연기자의 중요성

신인 연기자들이 극의 중심에 설 경우 가장 중요한 부분은 중견 연기자의 캐스팅이다. 연기파 배우라도 상대 배우와의 호흡을 맞추는 능력이 부족한 배우들이 있는데, 그런 배우들은 어린 연기자들의 미숙한 연기를 참지 못해 촬영이 지체될 확률이 높다. 그런 점에서 김 PD가 사랑하는 중견배우들(김갑수, 안내상, 조성하, 김하균, 이성민)은 현장에서 신인 배우들의 좋은 선생님이자 극에 안정감을 더하는 요소가 된다. 연기력과 인지도만을 놓고 캐스팅을 고민하기 보다는 보다 큰 그림을 그리면서 캐스팅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김 PD는 “처음 연기를 시작하는 배우들이 현장에서 선배 배우들에게 배우는 것만큼 효과적인 트레이닝은 없다”고 말했다. 김 PD와 함께 작업하는 신인 배우들은 여러 모로 이득을 보는 셈이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Mnet,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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