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울버린’의 1위 수성! 당연한 결과다. 1위를 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슈가 될 일이다. ‘더 울버린’이 굉장한 영화라서가 아니다. 이번 주 와이드 릴리즈 개봉한 영화가 ‘더 울버린’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1위라는 숫자에 현혹 돼, 무조건적으로 축하하면 안 된다. 이럴수록 속에 든 결과를 살펴야 한다. 그래서 살펴봤더니, 1위 치고는 체면이 말이 아니다.

북미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더 울버린’은 7월 26일부터 28일까지 3,924개 극장에서 5,311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예상 오프닝 7,0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한 건 둘째 치고, 엑스맨 시리즈 중 가장 저조한 오프닝을 기록했다.(아래 표 참고) 첫 시리즈가 나온 게 2000년. 티켓 상승 값을 고려하면! ‘더 울버린’이 3D로 만들어졌다는 걸 감안하면! 충격은 더 크다. 다행이라면 관객 평가가 그리 나쁘지 않다는 점인데, 돌아오는 주말 드롭률을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을지가 ‘더 울버린’의 흥행 관건이 되지 않을까 싶다.

역대 엑스맨 시리즈 오프닝 기록

‘더 울버린’을 제외하고는 심심하기 그지없다. 지난 주 1위에서 8위의 영화들이 한 계단씩 내려앉은 모양새다. 그나마 눈길을 끄는 건 29회 선댄스영화제 극영화부문 대상과,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미래상을 수상한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프루트베일 스테이션’이다. 2009년 미국 오클랜드 시에서 일어난 백인 경찰의 흑인 청년 총격 사살 사건을 극화한 영화는 개봉관 확대와 함께 17위에서 10위로 뛰어올랐다. 전주대비 무려 520.7% 증가한 459만 달러가 주말성적이다.

이쯤에서, 국내에서 2주 연속 흥행 정상을 달린 ‘레드: 더 레전드’의 기록을 살펴보자. 이병헌 효과를 톡톡히 보면 흥행중인 국내와 달리 북미 성적은 영 시원치 않다. 933만 달러 수익에 그치며 6위에 자리했다. 북미 누적 수익 3,501만 달러와 해외 수익 1,750만 달러를 더한 월드 와이드는 5,251만 달러. 순제작비 8,400만 달러까지 가려면 열심히 달려야겠다.

7월 26~28일 북미박스오피스 성적(출처:북미박스오피스모조)

제작비 회수에 비상이 걸린 ‘레드: 더 레전드’와 대조되는 행보를 걷고 있는 건 ‘컨저링’과 ‘슈퍼배드2’다. 이미 개봉 첫 주말에 제작비의 2배가 되는 수익을 챙긴 저예산 영화 ‘컨저링’은 2,220만 달러를 더하며 수익을 8,394만 달러로 늘렸다. 픽사의 ‘몬스터 대학교’를 재치며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웃음을 안긴 ‘수퍼배드2’의 발걸음도 가벼워 보인다. 어느새 3억 681만 달러나 벌었다. 역대 애니메이션 순위에서도 ‘업’을 누르고 6위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다.

‘퍼시픽림’의 북미 지역 1억 달러 도달은 힘겨운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주말보다 51.9% 수익이 빠져 나간 영화는 지금까지 총 8,418만 달러를 벌어들인 상태다. 월드와이드는 2억 2,418만 달러. 역시 기대할 곳이라고는 개봉을 앞둔 일본과 중국시장이다.

신작영화 ’2건스’(왼쪽), ‘개구쟁이 스머프 2′

이번 주에는 소니의 ‘개구쟁이 스머프 2’가 찾아온다. 평단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5억 6,374만 달러나 벌어들인 ‘개구쟁이 스머프’의 속편이다. 뉴욕을 배경으로 했던 1편과 달리 낭만의 도시 파리를 배경으로 가짜 스머프 대소동이 그려진다. 또 한편의 신작은 덴젤 워싱턴, 마크 월버그 주연의 ‘2건스’다. 여름 무더위를 피해 극장을 찾을 남성들을 위한 블록버스터 액션극이다.

글, 편집.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