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할배’ 방송화면

tvN 꽃보다 할배 4회 2013년 7월 26일 오후 8시 50분

다섯줄 요약

우여곡절 끝에 스트라스부르에 도착한 H4 일행은 생각보다 협소하고 허름한 숙소에 적잖이 당황한다. 하지만 스트라스부르 시내에 위치한 고성당의 아름다움과 노천 레스토랑에서의 낭만적인 식사는 그들의 상심한 마음을 위로한다. 다시 숙소를 찾은 H4는 자기 전 ‘한 잔’을 위해 ‘국물’을 찾고 이서진은 서투른 솜씨로나마 그럴싸한 안주를 내놓는다. 스트라부르에서의 둘째 날, 쁘띠프랑스를 돌아보며 H4는 그곳의 고풍스러운 멋에 흠뻑 젖어든다.

리뷰

마음에 드는 이성을 발견하는 순간은 몇 초나 걸릴까. 돈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정도의 신발을 고르는 시간은? 혹은 이사한 낯선 동네에 진가를 알게 되는 기간은? 우리가 무언가를 인지하고 그 대상에 마음을 주기 시작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오지 않는다. 물론 첫 눈에 ‘이 사람’, ‘이 신발’, ‘이 동네’하고 알아차릴 수도 있지만, 통상적으로 무언가를 좋아하기까지, 나아가 그것의 진정한 맛 또는 멋을 알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다.

유럽에 열흘 동안 머무른다고 생각해보자. 집에서 공항으로 떠나고 공항에서 긴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를 타고 여행지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 거기서 다시 숙소로 이동하고, 현지 시간과 지리, 언어 또는 상황에 적응해야하고, 그렇게 적응하려던 찰나 다시 짐을 싸야하는 시간이 올 지도 모른다. 그렇게 시간은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게 흐른다. 유럽과 정반대편의 나라에서 유럽을 가기 위해 열흘이란 시간이 결코 길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짧다면 짧은 기간동안 친애하는 H4 일행은 지금까지 유럽의 두 도시를 경험했다. 일터가 아닌 여행지에서, 배우가 아닌 자연인으로 그들은 시간과 공간에 서서히 물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나이가 들어 자연스럽게 동행할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면 좋지 않겠냐는 조언, 나이 들어 새로운 것을 쫓지 못하더라도 모르는 것 자체는 죄가 아니라는 한 마디 모두 서로를, 그리고 자신을 (재)발견하는 호흡의 증거가 아닐까. 그래서인지 이 모든 것을 뒤로하고 먼저 떠나야 하는 신구의 ‘서운하다’는 토로가 아련하다.

수다포인트

-’직진순재’, 이제는 ‘진격’하는 꿈도 꾸시나봐요?

-근육으로 양파 까고, 근육으로 라면 봉지 뜯는 이서진씨, 당신은 진정한 짐승남!

-현아와 파리여행 갈 생각에 한 껏 들떠 “파리가면 좋은 거 하나 사주려고 했지”라고 생각만 하셨던 이서진씨. 그 ‘좋은 거’ 저희도 하나만 줍쇼. (굽신굽신)

글. 톨리(TV 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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