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첫 번째 EP ‘Bad girl(배드 걸)’비스트21일 올림픽공원에서 열렸던 비스트 컴백기자회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모든 멤버가 막내 손동운의 성장을 칭찬했던 순간이었다. 앨범 프로듀싱을 맡은 용준형이 “요섭의 메인보컬 파트를 뺏어서 동운이에게 주고 싶었다”고 말할 정도로 손동운은 데뷔 이후 눈에 띠게 성장했다. 손동운은 비스트에서 가장 훤칠한 키가 눈에 띄는 멤버다.뚜렷한 이목구비와 진한 쌍꺼풀로 수려한 외모를 자랑한다. 그러나 그는 나머지 멤버들이 솔로 앨범이나 연기 등 개인 활동에서 존재감을 발산할 때, 그다지 활약하지 못했던 과거가 있다. 하지만 이제는 비스트의 가창력에서 어엿한 한축을 담당하고 있을 정도로 뚜렷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손동운의 데뷔부터 지금까지 성장기를 살펴본다.
‘Bad girl’에서 손동운
비스트의 데뷔곡 ‘배드 걸’ 무대를 보자. 멤버들의 풋풋한 모습이 눈에 띠는 가운데 손동운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알고 보니 트레이드 마크인 (아랍인은 닮은) 진한 쌍커풀을 가려버린 덥수룩한 바가지 머리가 손동운이었다. 이때 그의 파트는 ‘소리쳐 소리쳐 불러 붙잡고 붙잡고 싶어도’와 ‘다시 돌리긴 너무 늦어버린 것 같애 니 목소리가 내게서 자꾸 멀어지는데’ 오직 두 부분뿐. 가창력을 느낄 수도, 누구인지 보이지도 않는 짧은 파트다. 그나마도 시선처리와 마이크 잡기가 미숙했던 손동운에게 존재감을 발산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인 시절이었다.
# 2010년 두 번째 EP ‘Shock(쇼크)’
‘Shock’에서 손동운
당시 ‘쇼크’는 메인보컬 양요섭과 래퍼 용준형을 제외하고 이기광과 장현승, 윤두준과 손동운이 파트너를 이뤄 기승전결을 뚜렷하게 맞춰 파트를 구성했다. 손동운과 윤두준의 조합은 ‘쇼크’의 도입부분. 역시 가창력을 느낄 수가 없는 부분이었다. 게다가 멤버들 중에서 가장 적은 파트였으며, 자신감도 여전히 부족해보였다. 그러나 라이브만큼은 ‘Bad girl’때보다는 확실히 안정됐다. 손동운의 잠재력은 이때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게다가 앞머리를 잘랐다!# 2010년 네 번째 EP ‘Beutiful(뷰티풀)’
‘Beautiful’에서 손동운
앞머리를 올려 훤칠한 외모를 드러내서일까. 고릴라처럼 팔에 털이 달린 가죽점퍼를 무대의상으로 입어서일까. 손동운은 이때부터 자신감이 붙은 여유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그러나 파트 배분에 있어서 아직 존재감은 없었다. 양요섭과 호흡을 맞춰 부르는 ‘세상을 다 줘도 너와 바꾸진 못해’와 ‘아무도 못 막아 널 향한 나의 마음’이 전부다. 그러나 손동운은 이전 곡보다 훨씬 어려운 음정임에도 시원하게 불렀다. 얼굴 표정과 몸동작에 서린 긴장감도 많이 사라졌다.# 2011년 정규 1집 ‘Fiction(픽션)’
‘Fiction’에서 손동운
손동운이라는 꽃이 피기 시작했다. 짧거나 도입부분만 불렀던 손동운이 ‘픽션’을 기점으로 후렴구에 입성했다. 메인보컬이나 안정된 라이브가 아니면 부를 수 없는 후렴구에서 손동운은 당당히 자리를 차지했다. 게다가 ‘픽션’은 목소리가 돋보이게 하는 멜로디라인이 특징인 곡인만큼 실력이 뒷받침돼야 했다. 비록 대부분의 후렴구는 메인보컬 양요섭이 소화하고, 손동운은 노래 시작 2분이 지나서야 자신의 첫 파트를 불렀다. 하지만 용준형의 랩 파트에서 가성으로 노래를 부르면서 노래에 완성도를 더했다. 자신이 성장했다는 존재감만큼은 확실하게 보여줬다.# 2013년 정규 2집
‘Shadow’에서 손동운
선공개된 ‘괜찮겠니’, ‘I’m Sorry’를 들으면 유독 귀에 들리는 목소리가 있다. 그것은 양요섭과 함께 후렴구를 열창하는 손동운의 목소리다. ‘픽션’에서 손동운은 하나 남는 후렴구 파트를 불렀다는 느낌이 들었다면, 이번에는 당당히 자신의 파트를 꿰찼다. ‘아름다운 밤이야’때부터 자신만의 파트를 공고히 하며 잠재력을 드러낸 손동운은 오히려 양요섭의 위치까지 위협할 정도로 가창력을 보여준다. 출연했던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영향일까. 훨씬 단련되고 안정된 보컬로 발라드를 소화한다. 비스트는 막내 손동운의 성장으로 더 단단해지고 완전해지고 있다.사실, 비스트는 데뷔 이래 지금까지 멤버들이 ‘가창력 구멍’없이 자신의 맡은 몫만큼은 확실히 해냈다.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윤두준은 “연차가 쌓일수록 무대에 대한 설렘보다는 걱정이 많아진다. 노력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생각도 많아지고 있다. 항상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지금의 비스트가 있기까지 각고의 노력이 있었을 터. 손동운을 비롯한 멤버들의 성장은 비스트가 그저 노래 부르는 앵무새가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손색없는 아이돌로 거듭나게 한다. 이미 정상에 다다른 비스트는 또 어떤 성장을 보여줄까?
글,편집.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MBC,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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