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메들리’ 방송화면
‘사춘기 메들리’ 방송화면
‘사춘기 메들리’ 방송화면

KBS2 드라마 스페셜 방학특선 4부작 ‘사춘기 메들리’ 제3화 남자의 자격 2013년 7월 24일 오후 11시 10분

다섯 줄 요약

정우(곽동연)는 덕원(곽정욱)으로부터 남일고 영웅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낯간지럽기는 해도 기분은 좋았다. 하지만 정작 위험한 순간에 용기있게 나선 사람은 덕원이었다. 덕원은 무지개파에게 맞고 있는 역호(최태준)를 도왔고,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기 위해 급물살에 뛰어들었다. 정우는 비겁한 자신의 모습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한편, 아영(이세영)과 역호의 사이를 오해하던 정우는 링 위에서 역호와 맞붙게 된다.

리뷰

사춘기는 아픔이다. 이제 막 시작한 사랑이 뜻대로 되지 않아 아프다. 객관적으로 바라본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아 아프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꼬여버린 인생이 힘들고 아프다. 그래서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하는 건가.

이런 아픈 시기가 이상하게 추억이 되고 그리움으로 다가오는 건 아픔의 원인이 순수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때의 정우는 못 본 척, 못 들은 척, 모르는 척하는 비겁한 자신의 모습이 고민이었다. 서툴러서 표현하지 못하는 사랑이 걱정이었다. 쪼그라든 취업 준비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학원 원장의 눈치를 보느라 힘든 현재의 정우와는 달랐다. 정답도 없는, 쓸 데도 없는, ‘나는 누구인가?’‘왜 사는가?’의 질문을 던져도 조금도 이상하지 않은 시절이 사춘기다. 또 하나, 사춘기의 아픔 뒤에는 반드시 성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링 위에서 몇 번을 쓰러져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기만 한다면, 변화된 나를 만날 수 있었다. 입만 산 놈에서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는 사람으로, 비겁하게 도망을 가는 모습에서 두 발 굳게 땅에 딛고 서서 당당히 너와 마주하는 모습으로.성장통을 겪고 난 뒤 키가 자라듯 어려운 고민에 맞서고 나면 마음도 한 뼘은 자라 있었다.

우리는 모두 어른이 되었다. 빵셔틀을 하던 친구가 사장님이 되고, 약한 후배를 괴롭히던 친구가 둘째를 기다리는 애아빠가 된 것처럼 각자 현실의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사춘기 메들리’를 보는 것인지 모른다. 보는 내내 웃게 되는 것인지 모른다. 많이 힘들었지만 가장 순수했던 시절과 조우하게 해 주므로. 사춘기는 아픔이지만, 그 아픔은 진주를 만들어 내었다.

수다 포인트

- 와우, 덕원과 영복의 귀척대방출!

- 계속되는 장마에 우울한 분들께 호랑이 기운이 솟게 해 주는 ‘그것’을 권합니다.

-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는데, 용감한 덕원과장나라 닮은 그녀, 현진의 러브라인. 보고 싶습니다.

글. 김진희(TV 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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