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의 대명사, 속사포랩의 최강자 아웃사이더가 3년 만에 미니앨범 ‘Rebirth Outsider(리버스 아웃사이더)’로 돌아왔다. 전역 후 첫 앨범이기도 하다. 아웃사이더는 이미 지난 6월 발표한 싱글 ‘슬피 우는 새’로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면서 건재함을 보여줬다. 케이블채널 Mnet ‘쇼미더머니’에도 출연하며 매주 다양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새롭게 태어났다는 앨범 제목처럼 항상 외로움과 그리움을 노래하던 아웃사이더가 이번에는 새로움을 담았다. 타이틀곡 ‘Bye U(바이 유)’는 서정적인 멜로디로 빠르게 랩을 하던 기존의 음악을 살짝 벗어나 신나는 비트로 이뤄진 일렉트로닉 음악이다. 세상과 소통하고 싶어서 힙합을 시작했고, 누구보다 많이 말하고 싶어서 속사포랩을 시작했다는 아웃사이더. 그는 이번 앨범을 통해서 어떤 말을 하고 싶었을까. 22일 텐아시아 인터뷰실에서 그를 만났다.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Q. 누구보다 빠르게 컴백할 줄 알았는데 3년 만에 컴백이다.
아웃사이더 : 창작을 정말 하고 싶었다. 노래가 너무 하고 싶었다. 이번 음반에는 간절함이 그 어떤 때보다 컸다. 그만큼 오랜 시간 참아왔고 기다려왔고 내 자신을 비어내서 만든 음악이다. 그냥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3년 만에 꺼내서 기쁘다.

Q. 서정적인 노래를 주로 했던 이전과 달리 이번 타이틀곡 ‘Bye U(바이 유)’에는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들린다.
아웃사이더 : 3년 만에 나오는 것이니 많이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3주 전에 싱글로 깜짝 발표했던 ‘슬피 우는 새’에 기존의 나를 담았다면 이번에는 사람들이 좋아하든 안 좋아하든 내가 변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Q. 엠블랙(MBLAQ)의 멤버 지오가 피처링으로 참여하게 됐다.
아웃사이더 : 이 곡은 아무래도 요즘 느낌의 트렌디한 노래다보니 가창력도 중요하지만 신선한 느낌을 가진 목소리가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오라는 친구가 아이돌인데도 노래도 잘하고 목소리가 좋아서 함께 했다. 이 노래의 느낌을 잘 이해하는 친구여서 노래가 세련되게 나왔다.

Q. 아이돌과 작업해보니 어땠나?
아웃사이더 : 나는 한국적이고 전통적인 느낌을 중요시 한다. 또 발음도 또박또박하고 명확해 트렌디한 맛이 떨어진다. 그래서 아이돌의 힘을 빌렸다. 지오는 음악적인 작업에 대해 욕심이 있었다. 작사를 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지오에게 그냥 단순히 아이돌이고 유명해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를 좀 완성도 있게 함께 만들어보자고 제안해서 노랫말을 같이 지었다.

Q. 함께 노래를 부를 가수를 정할 때, 목소리를 중요시 여기는 것 같다.
아웃사이더 : 목소리와 발음을 중요시 여긴다. 가창력은 기본이고. 꼭 발음을 명확하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노래와 노랫말에 맞게 발음할 수 있는지를 본다. 그래서 화요비가 부른 수록곡 ‘그리움을 만지다’ 같은 경우에는 화요비의 콧소리가 어울린다. 화요비는 발음을 살짝 흘리지만 처음에 옅게 나오다가 뒤에 진하게 이어지는 소리가 정말 좋았다.

Q. ‘슬피 우는 새’를 함께 부른 이수영은 어떤가?
아웃사이더 : 이수영은 한(恨)에 대해 정말 잘 표현하는 사람이다. 보통 일반적인 작사가들은 가사를 지을 때, 발음이나 바이브레이션이 잘 되는 어휘를 선택한다. 그러다보면 어휘의 선택 폭이 좁아진다. 그런데 나는 이 노래를 작사할 때 발음을 고려하지 않고 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았다. 가이드 보컬들도 어려워했던 발음들이었다. 그런데 이수영은 라디오를 하면서 발음에 대해서 신경을 써왔다. 이수영과 함께 이 노래를 어떻게 부르면 좋을지 이야기하다 보니 좋은 노래가 나왔다. 이수영 아니면 이 노래를 부를 수 없을 것이다.

Q. ‘슬피 우는 새’에는 여자가 부르는 듯한 랩도 들린다. 혹시 이수영인가?
아웃사이더 : 아쉽지만 내가 부른 것이다. (웃음) 사실 이수영에게 부탁하려고 했는데 너무 빨라서 그냥 내 목소리를 인위적으로 변조시켰다.

“나는 항상 소통을 꿈꾼다.”

아웃사이더

Q. 래퍼들은 항상 노래로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이번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아웃사이더 : 나는 항상 소통을 꿈꾼다. 원래는 정규 음반을 만들면서 외로움, 그리움, 새로움이라는 감정적인 변화를 서사적인 흐름으로 나열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것을 한 앨범에서 다 넣기에는 유기적인 흐름이 조금 힘들 것 같아서 3주 전에 싱글과 이번에 미니로 나눠서 발표했다. 이번 앨범에는 그리움과 새로움을 담았다. ‘그리움을 만지다’와 ‘엘도라도’는 그리움, 타이틀곡 ‘바이 유’와 ‘Memoride(메모라이드)’에는 새로움을 담았다. 두 가지 서로 다른 색깔의 음악으로도 하나의 메시지를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보여드리고 싶다.

Q.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고 하지만 가사 외우기는 정말 어려울 것 같다.
아웃사이더 : 그건 진짜 어렵다. (웃음) 나는 다른 사람보다 말이 빨라서 1.5배에서 2배 더 많이 써야 하고 연습해야 한다. 하지만 행복하다. 그만큼 나는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보다 많이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사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래퍼가 됐다. 할 말이 많아서 또 빠르게 랩을 하는 거고.

Q.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래퍼가 됐다니?
아웃사이더 : 사실 소설가나 기자가 꿈이었다. 소통을 꿈꾸는 내가 어떻게 좋아하는 일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어느날 투팍이라는 전설적인 힙합 아티스트의 노래를 듣게 됐다. 그 사람은 흑인의 억압받는 삶을 신나는 비트 위에 써내려갔다. 그걸 듣고서 힙합은 다양한 주제의식과 다양한 표현방법으로 하고 싶은 말을 멋대로 해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다고 느꼈다. 속사포랩은 정말 말 그대로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기 때문에 같은 시간 안에 많은 말을 담으려고 시작하게 됐다.

Q. Mnet ‘쇼미더머니’에서 MC메타가 “스피드만이 아웃사이더의 무기가 아니다”고 이야기했다. 속사포랩말고 아웃사이더의 무기는 무엇일까?
아웃사이더 : 감정과 메시지를 표현하는 방식과 나만이 주로 쓰는 어휘가 내 또 다른 무기다. 노래를 듣지 않고 가사집을 펼쳤을 때, 가사만으로도, 내가 자주 쓰는 단어만으로도 감정이 절실하게 전달될 수 있는지를 중요시 여긴다. 그런데 랩이 워낙 빠르다보니 그런 부분이 화려함에 많이 가린다. 한편으론 빠르기 때문에 ‘도대체 무슨 내용이야?’ 하면서 내 가사를 보기를 바라기도 한다.

Q. Mnet ‘쇼미더머니’에서 언더 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래퍼들과 경연하면서 느낀 바가 많을 것 같다.
아웃사이더 : 시장이 워낙 뚜렷하게 다르다보니 서로 생각하는 게 다르다. ‘요즘 언더에서 활동하는 친구들은 이런 랩, 이런 생각, 이런 시도를 하는구나’라고 느꼈다. ‘쇼미더머니’ 시즌1을 본 언더 래퍼들이 방송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가 더 많이 퍼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더 절실하게 열심히 ‘쇼미더머니’에 임한다. 나도 ‘쇼미더머니’에서 내가 평소에 보여주지 않았던 것을 여기서 많이 실험하고 있다. 프로그램 자체가 신인을 양성하고 알려지지 않는 래퍼 꺼내놓는 프로그램이라 조만간 내가 탈락으로 하차하지 않을까? (웃음)

Q. 기억에 남는 ‘쇼미더머니’ 무대가 있나?
아웃사이더 : 소울다이브가 2차 경연 때 랩에서 반주를 다 빼고 읊조리면서 “힙합은 헐뜯고 비방하는 게 아니 자유와 순수함을 가진 피스풀(Peaceful)한 음악이다”라는 말을 하면서 마이크를 탁 내려놓는 장면이 제일 인상 깊었다. 경연을 하다 보면 경쟁심이 과열되는 경우가 있는데 힙합은 항상 자극적인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Q. ‘쇼미더머니’를 하면서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은데.
아웃사이더 : 경연 프로그램이 많아지기 시작하면서 경연 프로그램 자체가 하나의 장르를 만들어냈다. 사람들이 신나야 하니깐 계속 자극을 만들어낸다. 그러다보니 경연 음악들이 획일화된 형식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으면 못 이기니깐. 그러면 그럴수록 더 자극적인 것을 찾고 점점 획일화 된다. 이기기 위한 공식이 음악 안에서 만들어진다는 게 아쉬웠다.

“3년 만의 갖는 대화의 시간, 마음껏 대화하고 싶다.”

아웃사이더

Q. 지난해 제대 직후에 했던 인터뷰에서 ‘강인한 야전군인 스타일’로 돌아오겠다고 했다.
아웃사이더 : 앨범을 보니 강인한 야전군인이 아니라 나약한 야전군인이네요. (웃음) 이게 참… (웃음) 군대에서 재미있는 경험을 많이 했다. 힘들면서도 재미있었던 건, 일반 병사와 똑같이 훈련을 받으면서도 큰 행사가 있으면 파견을 나갔다. 두 가지를 경험하다보니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더 외로운 심정을 가사로 쓰게 된 것 같다. 나만 다녀왔다는 특별함으로 ‘야전군인’이라는 말을 했다기보다 모두가 다녀오는 군대를 겪었으니 모두가 느낀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는 뜻에서 그 말을 했다.

Q. 연예인 출신 현역병사 최초로 ‘참군인상’도 수상했다!
아웃사이더 : 군 복무를 열심히 하는 사람이 정말 많은데 그냥 대표해서 받았다고 생각한다.

Q. 혹시 ‘참군인상’을 받은 연예인으로서 MBC ‘일밤-진짜사나이’에 출연 제의를 받는다면?
아웃사이더 :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하하하. 군대는 정말 쉽고 당연한데 어렵다.

Q. 일명 33명의 국내최초 하이브리드 프로듀서팀 ‘클래스S’도 출범했다고 들었다.
아웃사이더 : 거창하게 이름 지었다. (웃음) 언더그라운드와 인디 뮤직을 기반으로 한 작곡가가 대부분이고 이효리, 비와 작업했던 메이저 작곡가도 있다. 언더와 인디 기반 작곡가가 가진 센스와 메이저 작곡가들이 가진 대중들과 소통하는 편곡 능력을 합치면 시너지가 나오지 않을까. 그래서 마음이 맞고 소통이 되는 사람들이 협업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출범했다.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고. 획일화된 대중음악 시장을 비집고 들어가고 싶다.

Q. ‘33명’이라는 의미가 비장해 보인다. 혹시 3.1운동의 민족대표 33인을 본 땄나?
아웃사이더 : 그렇다. (웃음) 독립투사의 의미를 담았다. 독립투사들이 독립을 위해 싸웠던 것처럼 대중음악계에서도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음악을 관철시키게 만들고 싶었다. 내가 하고 싶고 듣고 싶은 음악을 세상에 꺼내 놓는 게 삶의 목표. ‘클래스S’에 소속된 아티스트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만들고 대중들을 움직이게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의미다.

Q. 1초에 21음절로 세계 최고의 빠르기를 자랑했다. 요즘도 유지하고 있나?
아웃사이더 : 사실 힘들다. (웃음) 군대를 다녀오는 동안 발음이 많이 안 좋아졌다. 혀도 근육이기 때문에 항상 단련을 해야 하는데 연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보니 힘들었다. 사실 나는 선천적으로 혀말기도 되지 않고 휘파람도 불지 못한다. (웃음) 게다가 만성 비염, 식도염을 앓았고 요즘은 스트레스로 악관절까지 갖고 있다. 건강 핑계를 대기 싫어서 아프지만 티내지 않는다.

Q. 그럼 평소에 발음을 위해서 특별히 혀 운동을 하는 건가?
아웃사이더 : 특별한 운동이라기보다 일상에서 발음을 연습한다.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항상 발음을 또박또박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한다. 두 번째는 창작적인 타협을 하지 않는 것. 노래를 쉽게 부르기 위해 표현을 고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쓴 뒤에 발음될 때가지 연습한다. 세 번째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읽는다. 신문, 간판 가리지 않고. 관심 없는 것까지 읽다보니 표현력도 좋아지고 세상을 보는 시야도 넓어지더라.

Q. 앞으로 또 하고 싶은 목표가 있나?
아웃사이더 : 언어테라피를 하고 싶다. 음악을 통해서 듣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감을 찾고 부족한 것을 꺼내 표현방법을 배우게 하고 싶다. 음악으로 삶을 바꾸게 하고 싶다.

Q. 오랜만에 다시 만난 팬들에게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아웃사이더 : 예전에는 내 말을 담아내기에 급급했다. 그래서 랩도 빨리 하고. 단절의 시간을 거치고 나서 느꼈던 것은 ‘비워야만 내가 잡을 수 있구나’ ‘내 자신의 것을 비워내야지만 새로운 것을 담아낼 수 있겠구나’. 그래서 꽉꽉 채워놓기 보다 비웠다. 듣는 사람이 음악 안에 들어올 수 있도록. 비워서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3년 만의 대화의 시간이니 마음껏 대화하고 싶다.

글,편집.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아싸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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