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인 여름 록페스티벌 시즌이 시작된다. 록페스티벌의 묘미라면 처음 보는 뮤지션의 음악을 통해 관객들이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닐까? 이것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밴드가 바로 ‘안산 밸리 록 페스티벌’(이하 안산밸리)로 처음 내한하는 포올스일 것이다. 최근 3집 ‘Holy Fire’를 발표한 포올스는 전 세계 평단뿐 아니라 팬들 사이에서도 찬사를 받고 있다. 매스 록에서 시작해 포스트펑크, 댄서블한 신스팝까지 소화해내는 포올스는 록의 새로운 시대를 리드할만한 거물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많은 이들이 큐어, 나인 인치 네일스,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 스티브 바이 등 이미 잘 알고 있는 거장들의 음악을 고대하고 있을 것이다. 포올스도 이들 못지않게 큰 기대를 모은다. 7월 26일부터 28일까지 안산 대부도에서 열리는 ‘안산밸리’에 출연하는 포올스의 인터뷰를 공개한다.

Q. 밴드 이름에 관한 질문이 싫다고 한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밴드 이름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고 있을 것 같은데, 밴드 이름을 포올스(망아지)로 짓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잭 베번: 옥스퍼드에 있는 고향 친구가 지어준 이름이다. 우리들은 밴드를 하기 전부터 절친한 친구 사이였는데 항상 뛰어 놀다가 문제를 일으키곤 했다. 그 친구가 저희들을 ‘고삐 풀린 망아지들’이라고 부르곤 했는데 재미있게도 우리 밴드의 보컬 야니스의 성 ‘필리파키스’ 도 그리스어로 망아지라는 뜻이다.

Q. ‘Hummer’, ‘Total Life Forever’와 같이 댄서블한 록부터 ‘Spanish Sahara’와 같은 감성적인 곡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담아내고 있다. 포올스가 추구하는 음악을 설명한다면?
잭 베번: 한 장르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 우리에게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있다. 스타일을 정해놓고 음악을 한다면 그 많은 아이디어들을 실행시키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러다보면 결국 울; 음악에 만족하지 못하게 되겠지.

Q. 결성 초기의 매스 록(Math Rock) 장르에서 현재의 일렉트로니카 스타일로 변화를 주게 된 것에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었는지?
잭 베번: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는 매스 록 장르의 기타 연주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7년 전 이야기다. 우리는 똑같은 스타일이나 장르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 그러다보니 항상 자연스럽게 변화를 주게 된다.

Q. 포올스를 다른 밴드들과 차별화 시킬 수 있는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잭 베번: 우리는 열심히 투어를 다니고, 솔직한 가사를 쓰며, 스튜디오 사운드나 기계음에 의존하지 않는 밴드다. 팬들에게는 ‘진짜 (Real) 밴드’로 기억되고 싶다.

Q. 드라마 ‘스킨스’에 사용된 ‘Hummer’가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를 통해 자신들의 음악이 알려진 것은 어떻게 생각하나?
잭 베번: 2007년도에 제안이 들어와서 우리 곡이 드라마에 사용됐다. 나름 이슈가 됐지만 밴드 이미지를 해칠 수도 있었기에 드라마와 크게 연관되고 싶지는 않았다. ‘드라마 OST 를 부른 밴드’ 따위로 기억되고 싶지는 않다.

Q. 2008년에 인기를 끈 ‘Cassius’는 이중인격에 대한 곡이었다. 어떤 의미를 담았나?
잭 베번: ‘Cassius’는 ‘Antidotes’ 앨범에서 가장 솔직한 노래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중성에 관한 노래다. 노래 제목은 세계적인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의 개명 전 이름인 카시우스 클레이에서 인용한 것이다. 그는 이슬람으로 개종하며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 로마 황제 카이사르의 암살 음모를 주도했던 ‘카시우스’ 역시 이중인격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다.



Q. 음악 작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잭 베번: 억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더라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즐기되 직접적인 영감을 받아서는 안 된다.

Q. 영향을 받거나 존경하는 밴드가 있다면?
잭 베번: 너무 많기 때문에 딱히 한 두 밴드를 말하기가 어렵다. 라디오헤드도 당연히 그 중 하나다. 레드 제플린, 너바나, 아서 러셀, 토킹 헤즈도 너무 좋아한다.

Q. 첫 앨범 ‘Antidotes’가 영국 UK앨범차트에서 3위를 기록했다. 첫 앨범의 성공이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잭 베번: 부담스럽기만 한 건 아니었다. 하룻밤 사이에 큰 인기를 얻었다면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순간순간에 휩쓸리지 않고 음악 인생을 길게 보려 하고 있다. 주위 사람들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존중해주고 있다. 곡 작업을 할 때는 항상 재미있고 행복하다. 특히 ‘Antidotes’를 작업할 때가 가장 즐거웠던 것 같다.

Q. 음악팬들에게 어떤 음악을 들려주고 싶나? 음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나 목표가 있다면?
잭 베번: 팬들이 우리 음악을 들으며 감정적인 교감을 하는 것. 그보다 더 바라는 것은 없다.

Q. 한국에서도 정규 3집 ‘Holy Fire’가 발매됐다. 새 앨범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잭 베번: ‘Holy Fire’는 자연스럽고 원초적인 사운드를 담은 앨범이다. 예전처럼 다양한 사운드가 어떻게 어울릴지 크게 신경 쓰지 않았고, 최대한 친근하고 자연스러운 음악을 만들려고 했다. 그 결과 다소 거칠지만 다채로운 음악들이 만들어 진 것 같다.

Q. 앨범을 작업하면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잭 베번: 앨범 작업 동안 한번은 아이티-부두교 음악의 리듬에 매료된 적이 있었다. 그 사운드를 재현하기 위해 스튜디오 직원들과 함께 정육점을 돌아다니며, 실제 소, 양 등의 뼈를 구하려 다녔죠. 실제 악기로 사용하기 위해 살점까지 깨끗이 제거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는 붓 두 개를 부딪치는 소리 정도밖에 나지 않아서 실망했다. 그래도 가만히 앉아서 기타를 치는 것보다는 신선하고 신비로운 경험이었다.

Q. 이번 앨범이 UK 앨범 차트 2위에 오르면서 지금까지 발표한 세 장의 앨범이 모두 톱10을 기록하게 됐다. 또한 ‘NME’ 등 평단에서도 극찬이 이어졌다. 이런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잭 베번: 이번 앨범에 대한 큰 관심과 극찬을 받은 점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평점이나 리뷰에 너무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 좋은 평이든 안 좋은 평이든 그런 것들이 우리 음악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우리 스스로 이번 앨범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Q. 최근 록페스티벌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록페스티벌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잭 베번: 페스티벌은 더 많고 다양한 관객들 앞에서 우리 음악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페스티벌에는 우리 음악을 처음 들어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관객들에게 우리 음악을 들려주고 좋은 반응을 얻을 때 정말 큰 성취감을 느낀다.

Q. ‘안산 밸리 록 페스티벌’을 통해 한국에서 첫 공연을 하게 되다. 소감은 어떤가?
잭 베번: 정말 큰 기대가 된다. 한국 방문은 처음이라 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관객들과 함께 미칠 준비가 돼 있다. 여러분들이 우리들과 함께 하는 파티를 즐겼으면 좋겠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인터뷰 진행. 워너뮤직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