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

군무의 아이콘, 인피니트가 돌아왔다. 이번에는 ‘Man in love(맨인러브)’로 보여줬던 사랑스러운 이미지와 정반대로 야전에서 뛰쳐나온 듯한 거친 남성미를 장착했다. 싱글 ‘Destiny(데스티니)’는 파워풀하면서도 절도 있는 안무가 특징이다. ‘꽉 잡은 손 놓치지 않을게’, ‘돌려볼게 나~’ 등 노랫말을 살린 동작들도 눈에 띤다. 특히 멤버별로 동작이 따로 주어지는 안무와 군무가 다채롭게 구성돼있어 어느 한 부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그래서 이번 ‘텐카메라맨’에서 카메라워크를 비교할 때 어떤 포인트를 선정해야 할지, 꼽기가 어려웠다. 음악방송 카메라도 어디를 중점으로 인피니트의 안무를 살려야할지 판단하기 어려웠을 터. 그럼에도 이것만큼은 무조건 잘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포인트를 골라 카메라워크를 비교해봤다. (* 목요일 방송되는 Mnet ‘엠카운트다운’은 Mnet ‘2013 20’s 초이스’로 대체됐으나 전문 음악방송 카메라워크가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어 제외했다.)

# 포인트 1) 노래의 시작, 엘을 둘러싼 멤버들 : 음중 > 뮤뱅 > 인가

음중, 뮤뱅, 인가(윗부터 시계반대방향)

엘의 원톱 주연으로 시작되는 인피니트의 ‘데스티니’는 노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멤버들이 엘을 둘러싸고 각자 알에서 깨어나듯 몸을 꿈틀거린다. 카메라는 엘의 기를 받아 점점 깨어나며 대형을 갖추는 멤버들을 포착해야 한다. MBC ‘음악중심’(이하 음중) 특유의 사선 앵글은 인피니트 무대에서 빛을 발했다. 엘을 클로즈업해 원톱을 상기시킨 음중의 카메라는 이후 양 옆에서 한 번씩 사선으로 멤버 전체의 모습을 담은 뒤 대열을 갖출 때까지 풀샷을 유지했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호야의 쇼맨십인 턴까지 잡아주는 센스! KBS2 ‘뮤직뱅크’(이하 뮤뱅)과 SBS 인기가요(이하 ‘인가’)는 모두 멤버들이 엘 주변으로 모이는 첫 풀샷은 잘 잡았다. 그러나 뮤뱅은 너무 무난해서 음중보단 심심해보였고, 인가는 성열을 너무 좋아했다.

# 포인트 2) 동우의 랩 + 성규의 양팔 벌리기 : 음중 > 뮤뱅 > 인가

음중, 뮤뱅, 인가(윗부터 시계반대방향)

동우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하며 랩을 한다. 동우가 이동할 때마다 멤버들이 동우의 몸짓에 맞춰 춤을 춘다. 이때, 동우의 동선을 따라가면서 변하는 멤버들의 동작을 잘 드러내야 한다. 여기에 동우의 파트가 끝난 뒤 바로 성규가 양팔을 벌리고 멤버 모두 동시에 허리를 숙이는 포인트를 잡아내는 것도 관건이다. 이 포인트에서 세 방송사 모두 속 시원한 카메라워크를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신선함에서 음중이 가장 나았다. 음중은 동우의 동선과 성규의 파트를 오직 한 카메라의 앵글로만 유지했다. 고정된 자리에서 비추는 카메라가 아니라 카메라도 동우와 함께 움직여 신선한 느낌을 줬다. 여기에 성규의 파트에서 노래의 박자에 맞춰 줌아웃을 적절히 활용했다. 뮤뱅은 동우의 동선을 나름대로 잘 잡았으나 성규의 파트에 대해 이해가 부족했다. 반면에 인가는 성규의 양팔 벌리기는 매우 잘 포착했으나 동우의 파트에서 동우의 클로즈업만 부각돼 다른 멤버들을 효과적으로 보여주지 못했다.

# 포인트 3) 왼쪽 엘과 오른쪽 우현 애드리브 : 뮤뱅 > 인가 > 음중

뮤뱅, 인가, 음중(윗부터 시계반대방향)

우현 특유의 애드리브 쇼맨십을 잘 포착하는 것도 인피니트 안무를 살리는 방법 중 하나다. ‘데스티니’에서 우현은 오른쪽 끝에서 애드리브를 한다. 우현이 애드리브를 하는 도중에 엘이 왼쪽 끝에서 자신의 파트를 소화한다. 우현을 포착하면서 동시에 엘도 보여주고, 이 둘이 만들어내는 대형까지 잡아낸다면 훌륭한 카메라워크! 뮤뱅은 훌륭히 이 카메라워크를 수행했다. 음중은 이 파트에서도 사선 앵글을 자주 사용하여 제대로 비춰준다는 느낌보다 혼란스러움을 줬다. 인가는 무난하게 카메라워크를 수행했지만 엘과 우현을 동시에 비춰줄 때의 깔끔함이 뮤뱅보다 부족했다.

# 총평 : 음중 > 뮤뱅 > 인가

음중, 뮤뱅, 인가(윗부터 시계반대방향)

이번 인피니트의 안무는 역동적이고 파워풀하기 때문에 사선 앵글로 현란함을 추구하는 음중의 카메라와 궁합이 잘 맞아 보였다. 특히 박자에 따라 움직이는 음중의 카메라워크는 마치 카메라도 춤추는 듯한 인상을 줬다. 게다가 인피니트의 남성미가 어울리는 철골 구조의 무대 세트까지! 뮤뱅의 카메라는 언제나 무난함을 추구하는 경향을 띠지만, 이번에는 포인트 안무를 살리려는 노력을 보여줬다. 사실 뮤뱅과 인가의 카메라워크는 거의 차이가 없었고 어떤 면에서 인가가 더 나았던 점도 있었다. 그러나 인가는 개인 파트 때 뜬금없이 다른 멤버를 클로즈업하는 경우가 잦았고 모두 담으려는 욕심이 독이 된 듯해 세 번째로 선정했다. Mnet ‘엠카운트다운’이 그리워지는 시점이다.

글,편집.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KBS2, M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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