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드:더 레전드’ 포스터.
영화 ‘레드:더 레전드’ 포스터.
영화 ‘레드:더 레전드’ 포스터.

이병헌의 파워는 놀라웠다. 이병헌이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 ‘레드:더 레전드’가 예상을 깨고, 개봉 첫 주 정상에 올랐다. 당초 영화 ‘감시자들’, ‘미스터 고’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지만 결과는 ‘레드:더 레전드’의 완승이다. 아주 가볍게 두 작품을 따돌렸다. 치열한 경쟁은 ‘감시자들’과 ‘미스터 고’, 두 작품만의 이야기였다. 이처럼 2013년 29주차(7월 19일~21일) 극장가는 제법 흥미로웠다.

22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레드:더 레전드’는 738개(상영횟수 9,688회) 상영관에서 83만 2,276명(누적 96만 5,076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개봉 4일 만에 1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끌어 모았다. 최근 주말 박스오피스 1위 작품들이 100만을 훌쩍 넘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법도 하지만 ’레드:더 레전드’ 입장에선 오직 ’함박웃음’ 뿐이다. 2010년 11월 3일 개봉된 전편 ‘레드’는 약 48만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개봉 첫 주 성적이 아니라 최종 성적이다. ‘레드:더 레전드’는 개봉 1주 만에 전편의 최종 성적 보다 2배 가까운 흥행 기록을 남겼다. 좌석점유율도 50%대 초중반(20일 54.5%, 21일 53,9%)으로 대규모 상영 영화 중에선 가장 좋은 점유율이다.

더욱이 ‘레드:더 레전드’의 흥행은 강한 경쟁작과의 대결에서 얻은 결과. ’감시자들’은 7월 극장가에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중이고, 김용화 감독의 ‘미스터 고’는 오래 전부터 기대작으로 손꼽혀 왔던 작품이다. 상영관수와 상영횟수도 ‘미스터 고’가 더 많았던 상황이다. ’레드:더 레전드’의 국내 흥행은 북미 흥행 성적과 비교해봐도 놀랍다. 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레드:더 레전드’는 3016개 스크린에서 1,85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려 개봉 첫 주 5위에 랭크됐다. 전편의 개봉 첫 주 수익(2,176만 1,408달러)에도 못미친다. 북미와 달리 국내에선 이병헌의 할리우드 출연작이란 이슈에 기댈 수 있었던 게 흥행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레드:더 레전드’의 국내 흥행, 영화적 완성도를 떠나 이병헌의 티켓 파워에 기댄 측면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레드’ 1편에는 이병헌이 출연하지 않았다.

2013년 29주차(7월 19일~21일) 박스오피스 순위.
2013년 29주차(7월 19일~21일) 박스오피스 순위.
2013년 29주차(7월 19일~21일) 박스오피스 순위.

‘감시자들’은 623개(9,029회) 상영관에서 57만 6,360명(누적 457만 4,913명)을 동원했다. 전주와 동일한 2위를 지켰다. ‘레드:더 레전드’에는 밀렸지만 ‘미스터 고’와의 경쟁에선 이겨냈다. 누적 450만 관객을 넘어서며 500만까지는 무난한 상황이다. 하지만 하락세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관객수는 전주에 비해 42.5%(42만 6,745명) 줄었다. 2,900회 가량 줄어든 상영횟수(전주 1만 1,930회)가 이유였다. 50% 중후반에 달했던 좌석 점유율은 40% 초반으로 줄었다. 얼마나 하락폭을 줄여가며 흥행을 이어갈지가 관건이다.

‘국가대표’, ‘미녀는 괴로워’ 등을 연출한 김용화 감독의 ‘미스터 고’의 개봉 첫 주 성적은 아쉽다. 788개(1만 118회) 상영관에서 54만 411명(누적 73만 959명)을 불러모으는데 그쳤다. 상영관수, 상영횟수는 가장 많았지만 순위는 3위에 머물렀다. 물론 그간 김용화 감독 작품이 개봉 후 입소문을 타고 점점 뒷심을 발휘하는, 소위 ‘슬로우 스타터’란 점에서 위안을 삼을지도. 800만을 넘긴 ‘국가대표’도 개봉 첫 주 ‘해운대’에 밀려 2위로 데뷔했고, 개봉 2주차에 1위로 올라섰다. 다만 ‘국가대표’의 개봉 첫 주말 성적은 69만 5,197명, 개봉 5일 간 누적은 95만 3,517명이다. 관객 수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건 아무래도 불안요소다. 또 디지털 캐릭터인 고릴라 링링과 국내 3D 기술에 대한 호평이 줄을 잇고 있지만 정작 3D 개봉관이 많지 않다는 것도 기분 좋은 상황은 아니다. 어찌됐던 ‘미스터 고’ 관계자들은 김용화 감독 전작의 흥행 법칙을 그대로 따르지 않을까에 희망을 걸고 있을 듯싶다.



영화 스틸 이미지
영화 스틸 이미지
영화 ‘퍼시픽 림’, ‘월드워Z’, ‘토니스토리’, ‘터보’ 등 스틸 이미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개봉 첫 주 1위 ‘퍼시픽림’-500만 돌파한 ’월드워Z’, 큰 폭 하락세

개봉 첫 주 1위를 차지하며 ‘명분’을 챙겼던 ‘퍼시픽 림’은 517개(6,851회) 상영관에서 42만 5,791명(누적 218만 6,699명)으로 4위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모든 흥행 수치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상영관수와 상영횟수는 개봉 첫 주(상영관 1,005개, 상영횟수 1만 5,920회)에 비해 각각 488개와 9,069회 감소했다. 관객수 역시 63.3%(73만 4,857명) 줄어 들었다. 브래드 피트 주연의 ‘월드워Z’는 누적 500만 돌파와 함께 명예로운 퇴장을 앞두고 있다. ‘월드워Z’는 265개(2,344회) 상영관에서 11만 5,378명(513만 1,094명) 으로 5위를 차지했다. 3,000회 가량 상영횟수가 줄었고, 66.6%(23만 542명) 관객이 감소했다.

애니메이션 ‘터보’ vs ’토니스토리’, 유료 상영회와 정식 개봉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터보’는 224개(775회) 상영관에서 6만 9,614명(누적 7만 3,453명)을 동원했다. 순위는 6위. 하지만 ‘터보’의 정식 개봉일은 25일이다. 즉, 개봉을 앞두고 대규모 유료 시사회를 진행한 결과다. 흔히 진행되는 일반적인 홍보 마케팅 일환이지만 어찌됐던 개운치 못한 뒷맛이다. 224개 상영관과 775회 상영횟수,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닌 것 만큼은 확실하다. ‘터보’는 CJ엔터테인먼트가 수입 배급하는 작품이다. 애니메이션 ‘토니스토리:깡통제국의 비밀’은 257개(1,239회) 상영관에서 3만 4,594명(누적 4만 3,372명)으로 개봉 첫 주 7위다. ‘토니스토리’ 수입사는 ‘터보’의 대규모 유료 시사회를 두고, ’변칙적 개봉인 유료 시사회 진행 철회를 촉구합니다’라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개봉 2주차를 보낸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마스터’는 37개(184회) 상영관에서 4,971명(누적 1만 9,932명)으로 9위에 올랐다. 개봉 첫 주 10위에서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리며 ‘작지만 큰’ 흥행을 일구고 있다. 누적 2만 관객도 코 앞이다.

‘더 울버린’, ‘친한’ 스타 휴 잭맨의 내한이 어떤 영향을…

영화 ‘더 울버린’ 스틸 이미지.
영화 ‘더 울버린’ 스틸 이미지.
영화 ‘더 울버린’ 스틸 이미지.

이번주 극장가의 화제작은 휴 잭맨 주연의 ‘더 울버린’이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친한’ 스타 휴 잭맨,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2일 오전 11시 통합전산망 예매율 기준, ‘더 울버린’의 예매율은 5.8%에 머물러 있다. ‘레드:더 레전드’(16.7%), ‘미스터 고’(9.3%), ‘감시자들’(8.8%) 등에 비해 다소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영화 속 울버린이 힘겨운 싸움을 펼치듯, 극장가에서도 힘든 대결을 해야만 할 것 같다. 대규모 유료 시사회로 분위기를 띄운 애니메이션 ‘터보’가 정식 개봉된다. 이 외에 ‘마지막 4중주’, ‘극장판 도라에몽’ 등이 관객들을 만난다.

글,편집.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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