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금 나와라 뚝딱!’ 방송화면

MBC ‘금 나와라 뚝딱!’ 2013년 7월 20, 21일 오후 8시 45분

다섯 줄 요약
성은(이수경)의 과거에 대해 알게 된 덕희(이혜숙)는 분노하고, 성은을 차갑게 대한다. 하지만 성은은 덕희의 약점을 이용해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성은에게 실망한 현준(이태성)은 이혼을 결심한다. 현태(박서준)는 다짜고짜 심덕(최명길)의 집에 눌러 앉아 몽현(백진희)의 곁을 떠나지 못하겠다고 버티고, 심덕은 현태를 되돌려 보내라는 순상(한진희)의 요구를 거절한다. 한편 덕희는 몽희(한지혜)를 회사에서 발견한 뒤, 몽희의 정체와 성은과 있었던 거래까지 알아챈다.

리뷰
거의 모든 비밀들이 ‘털렸다’. 성은(이수경)의 숨겨진 아이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상 이제 곧 순상(한진희)만 알게 되면 끝이 나는 이야기고, 현태(박서준)의 이야기도 사실상 더 풀어낼 부분은 없다. 그리고 삼형제는 이미 현수(연정훈)의 어머니가 이혼을 당한 이유가 단순히 ‘외도’ 때문이 아니라 덕희(이혜숙)의 음모가 숨어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짐작한 상태다. 유나 역할을 대신 했던 몽희(한지혜)와 현수의 계약도 순상을 제외한 거의 모든 등장 인물들이 알게 됐다. 모든 해결의 열쇠가 순상에게 돌아간 가운데, 등장인물들 대부분은 유나와 몽희가 쌍둥이라는 것을 제외한 모든 비밀들을 알게 됐다. 수 많은 꼬인 관계와 비밀들을 설정으로 안고 갔던 ‘금 나와라 뚝딱!’이 가진 무기가 한,두 개를 제외하고는 거의 다 사용된 셈이다.

하지만 그처럼 많은 갈등들이 여기저기에서 터져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금 나와라 뚝딱!’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현태와 몽현(백진희)의 알콩달콩한 신혼일기이고, 현수와 덕희의 ‘친 엄마 찾기’를 향한 기싸움 정도다. 이처럼 사소한 이야기들이 오히려 더 극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은 결국 어떠한 갈등도 이 드라마의 핵심이 되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수 많은 갈등들이 하나씩 터져 나가면서, 극의 긴장감은 극대화 되어야 하지만 여전히 극은 정체기에 접어든 듯 보인다. 그리고 이는 이 드라마가 자신의 ‘극’성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잘 모른다는 뜻이기도 하다. 유일하게 이 극에서 가장 강력한 긴장감을 이끌고 있는 것은 덕희이지만 가장 강력한 캐릭터인 그마저도 흐릿한 방식으로 극의 갈등을 해결하면서, 드라마는 급격한 슬럼프에 빠져든 듯 보인다. 강력한 사건이 하나 둘씩 터져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극은 여전히 무난한 방식의 흐름만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아직 18부작의 미니시리즈에 버금가는 이야기가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제 ‘금 나와라 뚝딱!’이 가진 무기가 몇 가지 없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앞으로 이 슬럼프의 극복이 결코 쉽지는 않아 보인다.

‘금 나와라 뚝딱!’은 초반, 이걸 과연 모두 풀어낼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많은 비밀과 갈등 구조를 깔고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등 구조를 속도감 있게 풀어내기 위해 조기에 갈등들을 수면 위로 끌어 올렸다. 초기, 이 드라마가 예상 외로 많은 시사점을 던졌던 것은 그 힘 덕분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개연성을 잃어버린 캐릭터들과 자신이 가진 무기를 극대화 해 사용하지 못하는 내러티브는 긴장감을 빠르게 잃어가기 시작했다. 여전히 예상보다 한 발 빠른 타이밍에 갈등은 터지고 있지만, 파급력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작다.

이제 이 드라마가 갖고 있는 최후의 무기들은 몇 안된다. 이는 마지막 배수의 진을 쳐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는 뜻이다. 유나가 돌아온다는 것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은 이 드라마의 극성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의미도 된다. 최후의 무기를 어떠한 방식으로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이 드라마의 후반부가 살아날 수 있는지, 아니면 영원히 정체할 것인지 결정된다. 유나의 컴백과 함께 시작될 후반부의 전략에 이제 ‘금 나와라 뚝딱!’의 모든 것이 걸려있다.

수다 포인트
- 덕희 여사의 전생은 적어도 장희빈이라는데 제 데이터 2배를 걸죠.
- 할머니들의 기쁨조로 변신한 현태, 순간 시트콤 속 그를 보는 듯…
- 바람처럼 왔다가 진상만 부리더니 바람처럼 사라진 미나를 찾습니다.

글. 민경진(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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