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정 영입이후 보컬 중심의 듀엣에서 밴드 음악으로 체질개선을 한 더더는 2001년 3집 을 발표했다. 한희정의 데뷔음반인 이 음반은 작사와 보컬 한희정, 작곡, 편곡, 프로듀서 김영준으로 역할 분담을 했다. 더더 활동 중에 한희정은 음악적 변신을 시도한다. 인디가수로 변신한 한희정은 기타리스트 정상훈과 혼성듀오 밴드 푸른새벽을 결성했다. 2001년 클럽 빵에서 알게 된 두 사람은 포크 스타일의 음악을 해보기로 의기투합했다. 밴드 이름은 한희정의 인터넷 아이디 blue dawn 즉, 푸른새벽으로 정했다. 세션 드러머와 함께 3인조로 공연을 시작했고 2003년 빵 컴필레이션 2집 음반에 ‘자위’라는 노래가 수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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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마인드적 성향이 맞지 않아 더더 음악은 재미가 없어 나왔어요. 4집 때 데모 가이드로 만든 곡을 불렀는데 마음에 들지 않아 빼자고 말해 뺐는데 제가 나간 후 5집에 실려 있더군요. 5집까지 같이하자고 잡았지만 거기까지라 생각했습니다.” 더더 탈퇴 이후 2004년 컴필레이션 기획앨범에 푸른새벽의 ‘빵’을 수록했고 EP와 2집을 발표하며 파스텔 레이블과 인연을 맺었다. 위로와 힐링의 기능이 탁월한 가락을 들려준 2006년 푸른새벽 2집은 지금도 한희정하면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팬들이 많은 웰메이드 음반이다. 푸른새벽 2집은 유통개념이었고 한희정은 2008년 파스텔의 전속가수가 되었다.
처음 그녀는 솔로가수로 데뷔할 생각이 없었다. 새로운 밴드를 결성해 무거운 일렉트로닉 음악을 시도하려 리듬 악기에 센스가 있는 멤버를 찾았다. 멤버를 구하지 못해 고민 끝에 솔로로 데뷔했던 것. “솔로 1집을 준비했을 때 회사에서 제 음악이 너무 ‘아방가르드’하다며 앨범 전체가 이런 식이면 대중성이 없다고 우려하더군요. 그래서 첫 이미지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고민하다 타이틀곡을 염두에 두고 옛날 포크시절의 긴 생머리 로망을 떠올리는 여성적인 캐릭터로 가는 것에 동의했어요. 더더를 포함해 푸른새벽까지 밴드활동은 생계를 책임져주지는 못했기에 솔로 독립은 경제적인 부분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때 노래를 상품으로는 처음 생각해 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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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더 4집(2003), 푸른새벽 1집 Bluedawn(2003), 푸른새벽 2집 보옴이 오면(2006), 한희정 EP 끈(2009), 한희정 EP 잔혹한 여행(2010), 한희정 2집 날마다 타인(2013)(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2008년 모든 음반 작업을 홀로 진행한 솔로 데뷔음반 ‘너의 다큐멘트’를 발표했다. 음악만 던져주면 난해할까 싶어 청순, 섹시한 느낌을 주는 커버 사진과 뮤직비디오까지 제작했다. 적중했다. 타이틀곡 ‘우리 처음 만난 날’이 히트되면서 청순하고 섹시한 이미지는 홍대여신으로 회자시켰다. 이후 어쿠스틱한 구성으로 진행된 그녀의 공연은 매진을 기록하며 홍대 클럽의 흥행보증표로 각광받았다. 2009년 EP ‘끈’에 이어 2010년 발표한 EP ‘잔혹한 여행’은 한희정의 첫 밴드 솔로 앨범이다. 기교를 자제한 사운드와 은유적인 가사가 인상적이었다. “퍼포머도 재미있지만 집에서 혼자 드럼을 찍는다거나 곡을 만들 때가 제일 재미있습니다. 유명한 가수가 되려고 음악을 시작한 것이 아니기에 보여주는 대중적 이미지는 솔직히 불편했어요. 이젠 꾸며진 이미지는 너무 재미없습니다.”2010년 또 변신을 시도했다. 밴드 ‘몽구스’로 데뷔해 솔로 ‘네온스’로 활약한 몬구와 함께 음악적 교감으로 시작한 청춘 남녀의 만남과 이별을 그린 음악영화 ‘춤추는 동물원’에 OST 작업과 함께 주연배우로 출연했던 것. “연기는 생각도 못했는데 개인 음악이야기를 녹여내며 시나리오와 음악들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미있겠다 싶어 출연했어요. 영화 찍고 나서 출연제의가 더 들어왔지만 저는 창의력이 없는 배우라 연기자는 안 될 것 같아요.” 몬구와의 열애설에 대해서 슬쩍 물어봤다. “동료 뮤지션이 제가 누굴 만난다는데 사실이냐 그게 누구냐 묻더군요. 얼마 전에 클럽에서 몬구 씨를 만났는데 우리 만난다는 소문이 있다고 했더니 ‘우리 만났잖아요. 영화에서’라고 말해 한참 웃었습니다.”
2013년 한희정은 솔로 2집을 통해 또 한 번의 변신을 시도했고 싸이뮤직 이 주의 앨범에 선정되며 음악성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흙, 흙’ 거리며 시작되는 인트로에서 ‘뿅, 랄라!’로 끝나는 엔딩까지 디스코 풍의 전위적이고 발랄한 타이틀 곡 ‘흙’은 새롭고 독창적인 한희정을 대변한다. 이 곡은 선물 받은 화분들을 바라보다 죽은 줄 알았던 식물이 물만 줬는데도 되살아나는 강인한 생명력에 감흥을 받아 독특한 라임으로 풀어낸 노래다. 다채로운 장르와 악기 구성에 어울리는 다양한 질감의 노래들을 표현하는데 창법에 대한 아쉬움은 있다. “진성으로 내지르는 창법보다 가성을 많이 사용하는 건 절제가 있고 감정의 굴곡을 은근하게 표현하는 것은 좋지만 격하게 노출하는 것에는 거부감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인간의 목소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악기일 것이다. “목소리와 악기는 같다고 생각해요. 저는 평소에 친구와 이야기할 때 목소리 같은 친근하고 편안한 보컬을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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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정 프로필글. 사진=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oopldh@naver.com
2001년 더더 3집 “The Man In The Street” 데뷔, 혼성 2인조 밴드 푸른새벽 결성 (한희정, 정상훈)
2003년 영화 싱글즈 OST 참여
2004년 더더 4집 “The The Band” 제 1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반 수상
2007년 푸른새벽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O.S.T 참여
2008년 SBS 드라마 ‘식객’ OST ‘비밀’ 참여, 파스텔뮤직 전속 후 솔로 독립
2009년 EBS 라디오 한희정의 아름다운 밤 우리들의 라디오 진행
2010년 영화 춤추는 동물원 출연 O.S.T 참여
2013년 솔로 2집 싸이뮤직 이주의 앨범 선정
사진제공=파스텔뮤직, 광주MBC 난장
편집. 권석정 morib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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