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연하남이 대세가 됐을까?
아예 자신이 펫임을 자처했던 장근석부터,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지현우, 심지어는 사극에서는 김수현, 유아인 마저도 연하남 대열에 올랐다. 그리고 요즘 가장 뜨거운 남자,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의 이종석도 연하남으로 누나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비단 드라마나 영화 속 이야기들만은 아니다. 무려 8세 차이가 나는 연상연하커플 한혜진 기성용 부부를 비롯해, 이제 심심찮게 실제 사랑에서도 해피엔딩을 맞은 연상녀 연하남 커플들의 사례들도 들려온다.
연하남 전성시대가 도래한 이유를 4명의 기자들이 모여앉아 파헤쳐봤다.
연하남이 정말 대세인 것은 분명했다. 4명의 기자들 중 무려 3명이 연상연하커플의 경험이 있었던 것. (그래서 이번 토크는 사생활이 드러나게 됐다. 익명으로 감춘 이유다.)
B기자(여, 만29세) : 먼저 영화나 드라마에서 연하남이 대세인 이유부터 이야기 해볼까요.
J기자(여, 만32세) : 그건 뭐 오래전부터 이야기 되던 건데 여배우 기근 때문? 20대 여배우가 너무 없다보니 자연스럽게 20대 남자 주연배우와 30대 여자 주연배우가 만나게 되고 그 둘 사이 러브라인이 생기다보니 지금에 이르게 된 것 아닐까?
B기자 : 주연을 맡을만한 20대 여배우들이 얼마 없긴 하죠. 반면 20대 남자배우들은 줄줄이 손꼽히고. 그렇지만 분명 또 다른 이유는 있을 것 같은데…드라마 주요 시청층이 여자인 것도 영향을 미쳤겠죠? 게다가 드라마 속 연하남들은 대부분 여자의 판타지적 요소를 갖추고 있으니.
J기자 : 아무래도 그 영향도 클 듯. 사실 연하남의 시작을 돌이켜보면, 지금처럼 20대 싱글남과 30대 싱글녀가 아니었어. 이혼한 가정주부가 잘 생기고 돈 많고 능력 있는 연하남을 만나 인생역전을 한다는 것이 그 시작이었으니까, 결국은 여자들의 판타지를 투영한 것이 연하남이긴 하지.
B기자 : 정말 그렇다. 한 때 아침드라마나 일일극에 그런 연하남들이 범람했었죠. 정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스타들의 팬덤이 아줌마로 이뤄졌다는 것도 확실히 영향이 있을 것 같고요. 사실 고백하자면, 저는 연상연하 커플의 경험이 없어요. 그런데 여기 계신 분들은 저 빼고 전부 경험들이 있다고. 정말 대세 맞네요. 괜히 억울한 생각도. 하하. 그리고 궁금해요. 정말 연하남이 남자로 보이는지.
P기자(여, 만23세) : 딱 한 번 있는데요. 대학생 때, 전 3학년이었고 그는 1학년이었죠. 그런데 정말 1달도 못돼 관계가 끝났어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전 캠퍼스라이프를 즐기고 있는데 그 아이는 계속 수능이야기를 하는 아직 고등학생 티를 못 벗은 아이었으니까요. 귀여운 맛에 시작된 관계였는데 결국 얼마 안가 끝났던 것은 바로 그 귀여움 때문이라는 아이러니.
B기자 : 그렇다면 연상연하 커플엔 부정적인 입장?
P기자 : 그렇지는 않아요. 똑같이 사회생활을 하고 동등한 입장에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봐요.
J기자 : 나 역시 5세 연하남과 연인관계였던 적이 있는데, 실은 나도 그 전까지만 해도 절대 연하남이 남자로 보이진 않았는데 그는 다르더라고.
B기자 : 실은 그 순간이 궁금해요. ‘너목들’에서도 보면 이종석이 키스를 하는 바로 그 순간을 기점으로 이보영의 마음이 흔들리잖아요. 동생에서 남자가 되는 바로 그런 특별한 순간이 계기가 되는 건가요?
J기자 : 여자들의 판타지를 반영해 극대화시킨 측면은 있지만, 분명 동생에서 남자로 넘어가는 순간이 있긴 한 것 같아.
K기자(남, 만27세) : 저 역시 경험이 있긴 하지만 고등학생 때였고 한살 연상 누나와 사귄 건데, 그때만 해도 둘 다 너무 어렸어요. 밥을 떠먹여 주는 등, 그 누나는 저를 더 애취급 하긴 했지만요.
B기자 : 남자로선 연상연하 커플에 어떤 입장이야?
K기자 : 전 생물학적인 나이가 크게 차이만 나(보이)지 않는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여자들의 정신연령이 더 높다고도 하고.
B기자 : 결국 외향적인 나이가 중요하다는 건가(웃음).
K기자 : 오늘도 힘든 토크 예상됩니다(한숨).
B기자 : 연상남에 비해 연하남의 장점은 대체 뭐에요?
K기자 : 아무래도 애교가 많다는 것 아닐까요?
B,J,P기자 : 헉 너가 애교를????
K기자 : 아니, 제가 그랬다는 건 아니고요(당황).
P기자 : 그런데 의외로 어리다는 느낌은 크게 받지 않는 것 같은 게, 오히려 어리게 보이지 않으려고 센 척 하는 남자들은 역설적으로 더 어린 정신연령을 가진 것 같고, 반대로 그런 것에 크게 연연하지 않은 사람이 더 성숙한 사람인 것 같아요.
J기자 : 동의해! 거기에 보태서, 아무래도 나이 많은 남자들은 좀 보수적인 반면, 연하남들은 그런 부분에선 열려있기도 하고.
B기자 : 아! 그런 건 있을 수 있겠네요. 구속하지 않는다는 거. 대충 왜 연하남을 만나게 되는 건지, 이제 이해는 될 것 같아요. 그런데 현실의 연하남과 드라마 속 연하남간의 차이는 없나요?
J기자 : 사실 드라마에서처럼 그런 연하남은 없다고 봐야 돼. 그런 다른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처럼 판타지가 결집된 형태. 어리고 귀엽고 잘 생긴데다 날 보호해주는 남자로서의 박력도 갖추고 있고, 게다가 다들 능력들도 좋아. 없다고 보면 됩니다.
P기자 :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환상은 버리셔야 합니다. 정리를 해보자면, 드라마 속 연하남은 판타지적 존재. 하지만 현실 속 연하남은 분명 매력 있는 존재. 사람이 사랑하는데 있어 나이보다 중요한 것은 많다는 거죠.
J기자 : 뭐, 지금의 드라마 속 연하남들이 각광받는 것은 앞에서 말했듯 여배우 기근이나 아줌마 팬덤 강화, 주 시청층이 여자라는 점 등의 현상에서 영향을 받은 것일 수도 있지만 결국은 사회의 반영이기도 한 것이 실제로도 다들 주변에 연상연하커플이 많기도 하고. 다만, 아직은 판타지를 투영한 형태라 현실을 솔직하고 진솔하게 반영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아. 연상연하 커플이 결별하는 이유는 아주 솔직하게 말하자면 사실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나이 때문인 경우도 많거든. 그런 현실을 반영한 드라마는 별로 없으니까.
B기자 : 그러면 이렇게 정리하면 되겠네요. 연상연하 커플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하지만 드라마 속 연하남들은 여전히 판타지에만 머물고 있는 것이 아쉽다. 그런데 판타지라고 해도 우리 수하 오빠 같은 남자는 계속 보고 싶어용~~~>_<
정리, 편집.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참여. J기자, P기자, K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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