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스페셜 ‘사춘기 메들리’ 방송 캡쳐.

KBS 드라마 스페셜 방학특선 4부작 ‘사춘기 메들리 제2화-비밀이야’ 2013년 7월 17일 오후 11시 10분

다섯 줄 요약
불곰 역호(최태준)와의 결투가 두려운 정우(곽동연)는 복싱 체육관을 찾는다. 그러나 그곳에서 프로 테스트 준비 중인 역호를 발견하고 도망치듯 빠져 나온다. 아영(이세영)은 자신에게 왜 사귀자고 했는지 정우에게 묻고, 당황한 정우는 비밀이라며 뽀뽀를 한다. 정우는 아영과 가깝게 지내는 전교회장(성열)에게 질투를 느끼고, 아영은 전국노래자랑 준비를 핑계로 정우에게 접근하는 현지(배누리)가 신경 쓰인다.

리뷰
곽동연이라는 이름에 갸웃하다가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방장군’이라고 하면 ‘아!’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때 방장군은 우연히 들른 방송국에서 얼떨결에 펼친 연기로 모두를 놀라게 해 박수를 받았다. 그 방장군, 곽동연이 돌아왔다. 한층 더 성장한 연기력으로 우리를 놀래키며. 최정우를 연기하는 곽동연의 표정은 변화무쌍하다. 세상사에 무심한 표정으로 일관하다가도 하얀 원피스를 입은 여자친구를 보면 헤벌쭉한다. 양아영에게 “뭐가 어색해?”라고 어리버리하게 묻다가 곧 뽀뽀 사건이 떠오르자 당황하는 얼굴은 극과 극이다. 혼자서 허세 정우, 악마 정우, 소심 정우, 그냥 정우 4역을 연기한 화장실 장면에서 보이듯, 곽동연은 살아있는 표정으로 펄펄 날아다닌다.

뿐만 아니다. 대사를 내뱉는 솜씨도 주목할 만하다. 양아영을 ‘반장’이라고 부를 때의 정우는 조금 주눅 들어 보인다. 머뭇거리는 거리감이 느껴진다. 양아영을 ‘아영아’라고 부르게 되자, 갑자기 확 가까워졌다고 생각하는 정우의 속내가 보인다. 진짜 여자 친구로 생각하게 된 마음이 느껴진다. 대사가 달라진 것은 아니다. 똑같은 말이지만 대사 톤에 불어 넣은 아주 미묘한 차이가 이러한 것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다. 곽동연은 다양한 표정과 천연덕스러운 대사 처리로 최정우, 그 자체가 되어 버렸다. 데뷔한 지 얼마 안된 신인에게 4부작 드라마 주인공을 맡기는 것은 모험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곽동연은 일말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 내고, 곽동연이라는 이름을 주시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드라마 스페셜은 신인 배우 발굴이라는 제 소임을 톡톡히 해내면서 존재 가치를 증명하였다.

수다 포인트
- 분신사바, 분신사바, 권투 글러브 비밀이야 커플은 나중에 X맨 당연하지 커플이 되나요?
- 매번 뚱한 표정이지만, 점심 같이 먹으러 가고, 자전거도 가지고 오고, 우산 함께 못쓰니까 성질도 내고. 아영이 너의 목소리가 들려.
- 이 드라마의 정체는? 코믹 멜로 납량 뮤직 청춘 학원…. 암튼 재미있는 드라마

글. 김진희(TV 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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