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울버린’ 포스터
영화 ‘더 울버린’ 포스터
영화 ‘더 울버린’ 포스터

“더 강력해진 OOO이 돌아왔다.” 시리즈물의 새 영화 개봉을 앞두고 흔히 붙는 문구다. 더욱 강력한 스펙터클과 화려한 볼거리로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심산이다. 가장 무난한 수식어일 수는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 중에는 ‘정말 더 강력해진 건가? 잘 모르겠는데…’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실제로 주인공이 가진 더 강력한 능력이 추가되고 더욱 아슬아슬한 액션 장면을 뽑아냈다고 해도, 전편을 봤던 사람들은 큰 차이를 못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더 울버린’에는 약해진 울버린의 모습이 담긴다. 영원불멸의 삶을 산다는 것에 대해 회의를 느끼던 그는 더 이상 상처가 쉽게 낫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다시 한 번 혼란을 느낀다. ‘맨 중의 맨’ 휴 잭맨에게는 액션 연기뿐 아니라 섬세한 내면 연기까지 보여줄 판이 제공됐다. 요약하자면, “더 약해진 울버린이 돌아왔다.”

약해져서 더욱 정감가는 울버린. 그가 ‘더 울버린’에서 휘젓고 다닐 무대는 일본이다. 원작을 봤다면 어느 정도 예상을 했을 터. 또 예고편으로 짐작할 수 있는 건, 울버린의 신체 능력이 한창 물이 올라있던 시절에 도움을 줬던 한 일본인이 울버린을 일본으로 초청했다는 것. 그래서 기존 ‘엑스맨’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모습과는 약간 다른 느낌의 액션 장면이 펼쳐질 예정이다. 절에서 펼쳐지는 일본 전통 의복을 입은 무사와의 액션은 그 비주얼만으로도 흥미를 유발한다. 울버린의 트레이드 마크인 ‘클로’와 ‘일본도’의 대결 또한 기대 요소.

연출을 맡은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처음으로 울버린을 다룬다. 정교한 구성과 반전이 돋보였던 ‘아이덴티티’, 골든 글로브를 휩쓴 뮤지컬 코미디 ‘앙코르’, 서부극 ‘3:10 투 유마’에 액션과 로맨틱 코미디를 버무린 ‘나잇&데이’까지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다양한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어왔다. 그가 히어로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봤을지 기대된다. 영웅이지만 철저히 고립된 상태의 울버린, 또 그가 능력을 잃고 위험에 빠졌을 때 헤쳐나오는 모습 등 ‘더 울버린’에서는 기존 히어로물과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울버린과 만난 제임스 맨골드 감독, 그의 반전을 기대해 본다.

글. 기명균 kikiki@tenasia.co.kr

사진제공. 이십세기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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