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김우빈, 주진모, 곽경택 감독, 유오성.(왼쪽부터)" />영화 <친구2>의 김우빈, 주진모, 곽경택 감독, 유오성.(왼쪽부터)
가깝게 오랜 사귄 사람. ‘친구’다. 2001년 전국은 ‘친구’ 열풍이었다. ‘내가 니 시다비리가’, ‘많이 먹었다 아이가. 그만해라’, ‘니가 가라, 하와이’, ‘니 아버지 머하시노’ 등 명대사를 짚는 것만으로도 한참 수다가 가능했다. 개그 소재로 가장 폭넓게 쓰인 영화 속 대사가 아닐까. 당시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친구’ 명대사 중 하나 이상은 다 사용해 봤을 것이다. 어디 이 뿐만 이랴. 준석(유오성), 동수(장동건), 상택(서태화), 중호(정운택) 등 네 명의 친구가 패싸움을 벌인 후 ‘배드 케이스 오브 러빙 유’(Bad Case of Loving You)의 신나는 리듬에 맞춰 부산 골목을 뛰어다니던 모습은 지금도 잊혀 지지 않는 명장면이다.당시 네 친구의 우정은 동수의 죽음으로 끝이 났다. 그리고 12년 후, ‘친구’란 이름으로 다시 모였다. 33도를 웃도는,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11일 오후 울산 하늘공원에는 검은 양복을 차려입은 건장한 청년들이 운구를 하고 있었다. 그 중심에 준석이 있었다. 그 옆에는 준석의 숨겨진 아들 성훈(김우빈)이 자리했다. 한 때를 같이 했던 네 명의 친구들은 없지만 그들이 남긴 기억들은 여전했다. 이곳은 영화 ‘친구2′의 촬영장이다.
‘친구2′는 동수 살해 혐의로 복역한 준석의 17년 후 이야기다. 준석의 아버지이자 1960년대 부산의 전설적인 건달 이철주(주진모)에 대한 회상과 동수의 숨겨진 아들 최성훈의 존재가 더해졌다. 친구 이야기에서 3대를 걸친 가족과 주먹 이야기로 확장됐다. 촬영장에서 ‘친구2′의 주역들을 만나 2001년 대중의 마음을 요동치게 했던 <친구>를 다시 기억했다. 12년 전 ‘친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곽경택 감독과 유오성 그리고 새로운 ‘친구’를 품은 주진모와 김우빈, 이번엔 이렇게 네 명이 ‘친구’였다.
촬영 현장 모습." />영화 <친구2> 촬영 현장 모습.
Q. 12년 만에 ‘친구2′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나.곽경택 감독 : 어느 순간 이야기가 떠올랐다. 부산영화제를 향하는 고속도로 차 안에서 불현듯 떠올랐고, 같이 가던 기획PD와 주절주절 이야기를 했는데 재밌다는 거다. 그래서 영화제 기간 동안 밤엔 술 마시고, 낮엔 글을 썼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보여줬더니 이런 이야기라면 ‘친구2′를 해도 되겠다고 하더라. 그때 자신감을 갖게 됐다.
Q. 유오성씨의 경우 곽경택 감독과 약 10년 만의 작업이다. 곽경택 감독과 서운한 마음으로 헤어졌다가 재회를 하게 된 셈인데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나.
유오성 : 지금 소감으로 대신하면, 나한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입고, 좋은 친구와 소풍을 떠난 상태다. 자기 옷이라는 게 배역이 잘 어울리는 것도 있지만 곽경택 감독 특유의 현장 진행방식이나 연출력이 상당히 편안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소풍을 따라 온 기분으로 작업하고 있다.
Q. ‘친구’는 부산을 주요 배경으로 했다. 반면 ‘친구2′는 울산을 중심으로 한다. 그 이유와 차이를 설명해 달라.
곽경택 감독 : 부산 말고 다른 도시가 필요했다. 어디가 좋을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대뜸 울산으로 하라고 하더라. 그래서 머릿속에 로케이션을 생각하면서 울산을 돌아봤는데 기대했던 것 보다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환경이더라. 가장 강렬했던 장소는 뭐니뭐니 해도 공업단지다. 남자 영화를 많이 만들어왔는데 야경의 강렬함은 매혹적인 풍경이었다. 또 울산은 도심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다. 대신 조금만 벗어나도 중소도시 형태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영화를 찍는 사람한테 유리하다. 바다도 있고, 산도 있고. 추천해주고 싶은 도시다.
Q. 12년 만에 ‘친구2′를 만드는 각오와 기대를 말해 달라.
곽경택 감독 : 개인적으로 ‘왜 ‘친구2′를 만들었어요’라는 이야기를 안 듣고 싶다. 만들길 잘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 글도 열심히 썼고, 주연은 물론 단역까지도 캐스팅에 심혈을 기울렸다. 전편에 비해 연기하나 만큼은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친구2′에서는 장동건이 나오지 않는데 그 아쉬움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하겠다. 또 하나는 ‘친구2′를 한다니까 딸이 ‘뭐할라고 만들어요’라고 하더라.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분명 있을 것 같더라. 그래서 1편 보다 술도 많이 안마시고, 작품에만 매진하고 있다.
유오성 : ‘친구’는 ‘친구’고, ‘친구2′는 ‘친구2′다. 감독의 생각에 내가 동의를 했기 때문에 참여를 한 거다. 말할 수 있는 건 시나리오가 그때보다 훨씬 좋다. 그리고 ‘친구’가 동년배 친구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이번엔 가족으로 확대됐다. 성숙되고, 어른스런 영화가 될 것 같다.
에 출연하는 김우빈." />영화 <친구2>에 출연하는 김우빈.
Q. 상업영화 첫 주연이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장동건을 대신하는 역할 아니냐. ‘친구’로 장동건씨가 얻은 인기를 능가할 수 있을 것 같나.김우빈 : 첫 영화라 설레고, 첫 영화를 ‘친구2′로 만나게 돼 굉장히 영광스럽다. 무엇보다 기존 드라마 할 때에는 또래들이 많았는데 이번엔 선배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많이 배우고 있다. 그리고 인기는… 기자님은 어떻게 생각하나. 정말 잘 모르겠다. 어쨌든 동수와 성훈은 다른 사람이고, 좀 색다른 마음으로 사랑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꼭 비교를 하고 싶진 않다.
Q. 반항아 역할을 계속 해 왔는데 이번에도 비슷하다. 그런 고민이 분명 있었을 텐데 역할 준비를 어떻게 했나.
김우빈 : 성훈이란 인물이 반항아란 이유로 거부감이 들진 않았다. 앞으로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영화를 준비할 때 인물의 일대기를 작성했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상처나 상황들이 많아서 상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또 보여 지는 측면에 있어 덩치를 키우는 게 맞을 것 같아 9kg 정도 살을 찌웠다.
Q. 감독님은 어떻게 김우빈을 캐스팅하게 됐나.
곽경택 감독 : 솔직히 말씀 드리면 김우빈이란 배우를 잘 몰랐다. 그런데 어느날 고등학생인 조카한테 ‘삼촌, ‘친구2′ 준비한다는 데 김우빈 주인공으로 하면 안되요’라고 문자가 왔다. ’김우빈이 누군데’라고 했더니 ’드라마 ‘학교’에 나오는데 완전 짱이에요’라고 왔더라. 그러던 찰나 제작진에서도 김우빈이 어떠냐고 하더라. 그래서 즉시 ‘학교’ 현장에 찾아갔다. 인터넷에서 이미지만 보다가 실제로 봤는데 거친 면이 있더라.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솔직함이다. 목소리 톤이나 얼굴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면, 고등학생부터 시작해서 살벌하고 잔인한 표정까지 연출할 수 있을 것 같은 가능성이 나를 매료 시켰다.
Q. 주진모씨는 어떤 역할이고, 어떻게 ‘친구2′에 합류하게 됐는지 설명해 달라.
주진모 : 이철주 역을 맡았는데 ‘친구’를 봤다면 잠깐 나왔던 주현 선생님이 기억나실거다. 주현 선생님의 과거 화려했던 젊은 시절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그리고 곽경택 감독님은 인간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마음을 터놓고 지냈던 감독님이다. ‘친구2′를 기획할 때 가장 먼저 말씀을 주셨는데 노개런티로 일주일 안에 끝내면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욕심을 부리시더라 분량이 늘어나게 됐다. 하하.
Q. 강한 남자 이미지는 많이 보여줬다. 이전과 비교해 ‘친구2′에서 차별회되는 게 있나.
주진모 : 목소리 톤부터 자세까지 분명 다른 모습이 보일거다. 그리고 우빈이 살을 찌웠다고 하는데 나 역시 평상시 몸무게 보다 7~8kg 살을 찌웠다. 다만 얼굴이 작아서 그런지 살을 찌운 티가 안나더라. 하하하.
울산=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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