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스쿨의 유이, 레이나, 이영, 가은, 정아, 리지, 주연(왼쪽부터)

마칭드럼, 탭댄스, 폴아트…걸그룹 애프터스쿨은 컴백할 때마다 항상 새로운 퍼포먼스를 들고 나왔다. 넘치는 아이돌 시장에서 자신만의 확고한 브랜드를 가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 데뷔 5년 차를 맞이한 애프터스쿨은 ‘퍼포먼스’라는 확실한 강점으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달 6번째 맥시 싱글 앨범 ‘첫사랑’으로 컴백한 애프터스쿨이 이번에 장착한 퍼포먼스는 ‘폴아트’다. 폴아트는 일명 봉춤으로 수직 기둥(poll)을 사용하는 춤이다.

열심히 연습했던 만큼 애프터스쿨은 저마다 영광의 상처가 있었다. 특히 멤버 리지와 나나는 부상으로 무대에 서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나는 이날 인터뷰도 함께하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이 들 법도 한데 애프터스쿨은 오히려 “응원해주신 팬들 덕분에 힘이 났다”며 밝은 모습을 보였다. 입학과 졸업이라는 특이한 시스템 때문에 멤버 교체가 잦지만 그만큼 더 서로를 배려하기에 끈끈한 우애를 자랑하기도 했다. 텐아시아 스튜디오에서 만난 애프터스쿨은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센 언니들’이 아니라 웃음이 많은 부드러운 친구들이었다.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도 긍정적으로 해내는 애프터스쿨의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Q. ‘첫사랑’ 활동도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소감이 어떤가?
주연 : 폴아트(poll art)라는 퍼포먼스를 하면서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고 응원해주셨다. 퍼포먼스에 대해서는 이제 조금씩 인정을 받고 있는 것 같아 좋았다.

Q. 마칭드럼, 탭댄스 등 지금까지 다양한 퍼포먼스를 시도했는데 이번에 특별히 ‘폴아트’를 시도한 이유가 있나?
레이나 :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 드리는 게 나을지 많은 상담을 하고 이야기를 했다. 하다 하다 서커스나 외줄 타기 이야기까지 나왔다. 그러다 대표님께서 폴아트와 관련된 영상을 보여주셨다. 처음에는 ‘이게 뭐지?’라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무대에서 폴아트를 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신선하게 느껴졌다.

Q. 지금까지 컴백 무대에만 인트로 형식으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타이틀곡에 아예 준비한 퍼포먼스를 접목했다.
유이 : ‘폴아트’는 봉춤으로 알려졌다. 사람들이 폴아트를 클럽에서 추는 춤이라고 생각하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 폴아트에 아련한 노래를 접목해도 잘 어울린다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었다. 마침 용감한 형제가 ‘첫사랑’ 노래를 들려줬을 때 우리 멤버들 모두가 폴아트와 노래가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거기에 맞춰서 좀 더 아련한 모습을 많이 보여 드리려고 노력했다.

Q. 폴아트를 위해 6개월이 넘는 시간을 연습했다고 들었다. 어느 정도 수준인가?
주연 : 보통 싱글 앨범을 준비할 때 한 달, 길어야 두 달을 준비한다. 그런데 우리는 6개월을 준비했다. 수료증을 받을 정도의 실력은 아니지만 폴아트가 워낙 어려워 차근차근 기초부터 다져야 해서 6개월도 우리에게는 촉박했다.
유이 : 정아언니처럼 멤버들 중에는 몇 명은 선생님이 하는 동작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좋다. 다들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그저 보여주기만을 위한 무대였다면 단기간에 끝냈을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완벽한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기초부터 천천히 체계적으로 배워 6개월이란 시간이 걸렸다.

Q. 마칭드럼, 탭댄스, 폴아트 중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무엇이었나?
리지 : 폴아트! 세 퍼포먼스마다 느낌이 다 다르다. 그런데 특히 폴아트의 경우에는 한 번에 성공하기 어려운 동작들이 많은데 며칠이 걸려가면서 결국 해내면 성취감이 정말 크다. 어떤 퍼포먼스든 처음에 잘 다 안됐는데 실력이 느는 것을 볼 때마다 뿌듯하다.

Q. 폴아트를 하면서 체력 관리도 힘들었을 것 같다.
주연 : 영양제와 비타민을 먹고 특히 밥을 잘 챙겨 먹는다. 폴아트가 에너지 소비가 많이 돼서 보양식을 많이 챙겨 먹는다. 특히 고기! (웃음)
레이나 : 폴아트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많이 됐다. 컴백을 앞두고 식단관리를 따로 하지 않아도 몸매가 좋아졌다. 오히려 고기 같은 것도 잘 챙겨먹었다. 폴아트가 워낙 체력 소모가 많은 운동인데다 복근이라든지 팔 근육을 많이 사용하는 운동이라서 다리도 많이 슬림해지고 체력도 좋아졌다.

Q. 힘도 많이 들고 어려운 동작들을 무대에서 선보이면서 실수할 위험도 있었을 것 같다.
레이나 : 폴아트를 할 때는 세팅이 굉장히 중요하다. 땀을 방지하는 가루가 있는데 그걸로 사고를 방지한다. 무대에서 사고가 난 적은 한 번도 없다. 더 어려운 동작도 할 수 있지만, 실제 무대에서는 위험부담이 있기 때문에 많이 수정해서 안전한 동작 위주로 안무를 구성했다.

Q. 주연은 데뷔 초기부터 몸치로 알려졌지만 정말 멋있게 퍼포먼스를 해내고 있다. 몸치는 탈출한 것인가?
주연 : 가수를 하기 전에 춤을 춰본 적이 없었다. 처음 애프터스쿨 들어왔을 때는 가희언니가 워낙 춤을 잘 추시기 때문에 따라가기가 어려웠다. 지금은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정해져 있는 것은 연습으로 소화할 수 있는데 프리댄스를 요청할 때는 막춤 말고 잘 출 자신이 없다.

“퍼포먼스에 대한 부담감? 보여줄 게 있다면 다른 것도 할 수 있다”

애프터스쿨의 정아, 주연, 유이(왼쪽부터)

Q. 애프터스쿨은 ‘너 때문에’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 것 같다. ‘아’와 ‘디바’와 같이 섹시한데 멋있고 또 ‘유쾌한 언니’ 콘셉트를 그리워하는 사람도 있다. 본인들은 어떤가?
정아 : 대중들이 그 콘셉트에 대해 많이 이야기한다는 것에 대해 알고 있다. 우리도 하고 싶다. 하지만 하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 타이밍을 살피고 있다.

Q. 그렇다면 만약 다음 앨범을 준비할 때, ‘디바(Diva)’ 콘셉트, ‘너 때문에’ 콘셉트, ‘샴푸(Shampoo)’ 콘셉트 중에서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일동 : ‘디바’!

Q. 오렌지캬라멜 콘셉트는 어떤가? 오렌지캬라멜만이 가진 특이한 콘셉트가 탐이 나기도 한다.
유이, 정아 : 그냥 너네 해!
정아 : 영이나 가은이 같은 경우에는 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주연이나 유이나 나 같은 경우에는 ‘오래된 캬라멜’이다. (웃음)
유이 : 우리가 팬미팅에서 실제로 오렌지캬라멜의 ‘마법소녀’를 의상도 똑같이 입고 부른 적이 있다. 그런데 팬분들도 저희가 하면서 쑥스러워한 것을 봤기 때문에 저희한테 ‘오래된 캬라멜’이라는 별명을 지어주더라.
레이나 : 옆에서 보면서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본인들은…
유이 : 뭔가 되게 섹시한 오렌지캬라멜 느낌이 나서 쑥스러웠다.
정아 : ‘레드 오렌지캬라멜’ 어때?
유이 : ‘오래된 캬라멜’이 더 나아.

Q. 오렌지캬라멜은 애프터스쿨과 콘셉트가 상당히 다르다. 병행하기 어렵지 않았나?
레이나 : 처음에만 초반에는 아무래도 애프터스쿨 활동을 하면서 오렌지캬라멜을 준비하다 보니 혼란이 있었다. 낮에는 멋있고 섹시하게, 밤에는 귀여운 콘셉트로 연습하다 보니 혼란은 있었다. 초반에 이게 먹힐지 몰라서 더 과하게 연습했다. 하루에 다섯 시간씩 독방에 갇혀서 거울 세 개를 세팅하고 표정연습만 하게 됐다. 그래서 적응이 많이 됐다. 자다가도 오렌지캬라멜 표정을 지으라고 하면 할 수 있다. (웃음)

오렌지 캬라멜로도 활동하고 있는 레이나(왼쪽)와 리지. 나나는 부상으로 이날 함께하지 못했다.

Q. 항상 새로운 퍼포먼스를 보여주니 다음 앨범에서도 퍼포먼스를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을 것 같다.
레이나 : 부담감이 있긴 하지만 퍼포먼스를 많이 보여 드렸다고 해서 매번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노래가 맞고 콘셉트가 맞으면 다른 퍼포먼스에 도전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애프터스쿨이 퍼포먼스가 아니라 또 다른 것을 보여줄 수 있다면 다른 것도 도전하고 싶다.

Q. 애프터스쿨이 퍼포먼스를 워낙 잘해서 다른 가수들은 이제 기계체조를 해야 할 것 같다.
정아 : 에이 설마 (웃음)
레이나 : 다른 가수들은 같은 입장이니깐 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공감하더라. ‘오우~ 너네 대단하다’고 보는 사람마다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퍼포먼스보다 팀워크가 좋은 그룹으로 알려지고 싶어요.”

애프터스쿨의 유이, 레이나, 이영, 가은, 정아, 리지, 주연(왼쪽부터)

Q. 앨범마다 멤버 변화를 겪었는데 이번 앨범에는 졸업과 입학이 없다.
레이나 : 사실 매번 졸업과 입학이 있으면 우리도 힘이 들 때가 있다. 막내로 들어온 이영이와 가은이의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번에 활동할 때 대표님에게 멤버 교체가 있는지도 여쭤봤고 이번 앨범은 그냥 이대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래서 이번 앨범을 하면서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

Q. ‘디바’ 활동 당시에 막내였던 유이는 어느새 8명 중에 세 번째로 나이가 많은 멤버가 됐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유이 : 언니로서 책임감이 생겼다. 동생들이 정말 잘 따라준다. 싸울 일도 없기도 하고. 나이 차이에 대해 굉장히 많이 물어보시는데 그런 걸 못 느낄 정도로 친구들처럼 정말 잘 지내고 서로 잘 대해준다. 어느 자리에 있든 책임감 외에는 특별히 달라진 게 없다.

Q. 친구처럼 잘 지낸다지만 나이 차이를 느낄 때가 한 번쯤은 있을 것 같다.
정아 : 가끔 체력적으로 연습하다 보면 나는 너무 힘든데 애들은 아직 기운이 있는 것을 볼 때 느낀다. 나도 쟤네 나이였으면… (웃음)

Q. 하지만 애프터스쿨 중에서 가장 폴아트를 잘한다고 들었다. (웃음)
정아 : 그러니까! 정말 의외였다. 폴아트가 저랑 잘 맞는 거 같아요. (웃음)

Q. 정아는 새로 리더가 됐다. 힘들진 않나?
정아 : (단호하게) 아니요. 그만큼 동생들이 잘 해주고 있다. 리더를 안 했다가 하는 입장이라서 동생들이 많이 배려해준다. 말도 잘 들어주고 말하기도 전에 먼저 멤버들이 알아서 챙긴다. 처음에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이제 없다. 리더라서 혼자 애프터스쿨을 이끄는 게 아니라 우리는 함께 이끌어간다고 생각하고 있다.
유이 : 정아언니는 상담을 많이 들어주고 엄마 같다.
레이나 : 정아 언니를 따라 애프터스쿨 자체가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Q. 막내 신입생 가은은 적응을 많이 했나?
가은 : 처음에는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얼떨떨했다. 지금도 아직 실감은 나지 않는다. 같이 지내다 보니 어느새 적응은 하고 있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퍼포먼스를 함께 연습했는데 그래서인지 무대 위에서 정말 멋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건 처음이다. 그만큼 팬들이나 대중들이 응원해주셨을 때 더 뿌듯했다.

Q. 다른 멤버들은 개인 활동을 조금씩 하고 있는데 이제 가은의 차례다. 하고 싶은 것이 있나?
가은 : 닥치는 대로 아무거나 하고 싶다. 어제도 먹는 프로그램을 다녀왔는데 그런 것을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몸으로 하는 것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잘 웃는다. 사람이랑 이야기하면 잘 웃고 친숙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리액션도 자신 있다.

애프터스쿨 막내 멤버 이영(왼쪽)과 가은

Q. 리지의 경우도 처음 애프터스쿨에 입학했을 때 사투리를 많이 썼다. 지금은 많이 고친 것 같다.
리지 : 최대한 표준어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약간 흥분하거나 ‘표준어를 써야지’라고 의식하게 하면 사투리가 나온다. 특히 말이 빨라지거나 어머니랑 통화할 때 사투리를 쓴다. 주변에서는 다양한 일을 하려면 고쳐야 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많이 해서 공감했다. 살다 보니 적응이 되더라. 사투리와 표준어 모두 다 할 줄 알면 좋지 않을까? (웃음)
레이나 : 나도 고3 때 서울로 올라와 사투리를 빨리 고친 편이다. 말할 때 일자로 음 없이 이야기하니 금방 고쳐지더라.

Q. 멤버들끼리 사이가 정말 좋아 보인다. 8명이 모이면 왁자지껄 즐거울 것 같다.
리지 : 평소에 숙소에서 왁자지껄하다. TV보고 음식 시켜먹고 드라마나 이런 거에 대해서 이야기도 많이 한다.
유이 : 대기실에서는 정말 시끌벅적하다. 그리고 신기하게 음식을 시킬 때 메뉴가 중구난방되는 경우가 없다. 5년 차가 되니깐 마음이 정말 잘 맞는다.
정아 : 퍼포먼스나 노래도 중요한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팀워크인 거 같다. 말다툼도 없을뿐더러 의견 차이로 섭섭한 게 생기면 바로 이야기한다. 문자를 보낸다거나, 그러다 보니 꽁한 멤버가 없다.

Q. 유이와 주연은 작년 KBS2 ‘전우치’를 함께 촬영하면서 서로 힘이 됐을 것 같다.
유이 : 분량이 달라서 같이 마주칠 기회가 거의 없었다. 어쩌다 만나면 마냥 신이 났고 든든했다. 서로 모니터도 해주고.
주연 : 나보다 드라마 활동을 많이 했던 유이가 있어서 힘이 됐다. 내가 낯도 가리고 적응을 못할까 봐 걱정했는데 유이 덕분에 적응을 빨리할 수 있었다. 연기에 대해서도 서로 캐릭터는 다르지만 의지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힘이 났다.

Q. 주연은 도도한 외모에 비해서 솔직하고 털털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예능에 출연하고 싶지 않나?
주연 : 하고 싶은데 개인적으로 토크하는 예능보다는 리얼버라이어티가 잘 맞는 것 같다. 그런데 낯을 가리는 성격이어서 멤버들과 함께 하고 싶다. 혼자 하게 되면 조용할 것 같다.

Q. 만약에 멤버 전체와 함께 MBC ‘일밤-진짜 사나이’를 촬영한다면 어떨 것 같나?
정아 : 자신 있습니다. (3초간 침묵) 저의 생각입니다. (웃음)

Q. 마지막으로, 애프터스쿨은 어떤 팀이 되고 싶나?
정아 : 팀워크 좋은 그룹! 퍼포먼스보다 더 추구하는 우리의 방향이다.

글,편집.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더 자세한 내용은 <10+Star>(텐플러스스타) 8월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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