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시트콩 로얄빌라’ 제작발표회 현장사진 온유, 이병진, 오초희, 김병만, 장성규(왼쪽부터)

15일 첫 방송을 앞둔 종합편성채널 JTBC ‘시트콩 로얄빌라’는 그들에겐 여러모로 새로운 도전임이 분명하다. 사양길을 걷고 있는 시트콤을 정면에 들고 나온 것도 그렇지만, 시트콤에 개그 프로그램에서나 볼 법한 콩트를 결합하려 했다는 점도 그렇다. ‘시트콩 로얄빌라’는 시트콤의 틀에 콩트를 담았다. 이름만 화려한 싸구려 건물 ‘로얄빌라’, 이 빌라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슬픈 현실을 조금은 과장되고 비튼 시선으로 바라보며 공감을 전하겠다는 게 그들의 목표다. “‘시트콩 로얄빌라’는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다.” 이병진의 말처럼 로얄빌라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청년 백수, 소통 없는 60대 부부, 윗세대와 아랫세대에 끼인 50대 가장 등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대변한다.

이병진, 김병만 등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출신 개그맨들과 ‘개콘’ 연출과 KBS2 드라마 ‘올드미스 다이어리’ 등을 연출한 김석윤 PD의 만남도 관심을 모았다. 슬랩스틱으로 대가로 알려진 개그맨들과 샤이니 온유, 방송인 오초희, 배우 우현, 아나운서 장성규 등의 조합은 ‘시트콩 로얄빌라’에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그들이 만들어낸 ‘시트콩’ 장르가 재미를 넘어서 공감의 영역에까지 가닿을 수 있을까. 첫 방송을 앞둔 16일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시트콩(시트콤+콩트)’ 장르가 생소하다. 굳이 새로운 장르를 시도한 이유가 있을까.
김석윤 PD: 아예 새로운 장르는 아니다. 2000년대 초반에 KBS에서 시도했었으나 호응은 얻지 못했다. ‘시트콩’ 장르를 택한 이유는 드라마 성향이 짙은 시트콤보다는 좀 더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는데 콩트가 적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트콩’은 그러한 시트콤과 콩트의 장점만을 모아 놓았다고 볼 수 있다.

JTBC ‘시트콩 로얄빌라’ 김석윤 PD

Q. 이병진, 김병만 등의 ‘개콘’ 출신 개그맨의 캐스팅이 눈에 띈다. 김석윤 PD 본인도 ‘개콘’을 연출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석윤 PD: 이병진은 심형래 이후 슬랩스틱을 가장 잘 구사하는 개그맨 중 하나였다. 여러 가지 이유로 본인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무대가 줄어들어서 외유하긴 했지만, 마침 ‘시트콩 로얄빌라’에서 정통 코미디의 느낌을 낼 수 있는 배우가 필요해서 캐스팅하게 됐다.
이병진: 김석윤 PD가 연출을 맡고 김병만과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나의 선택의 결정적인 이유였다. ‘시트콩 로얄빌라’는 현존하는 대한민국 코미디들의 장점만을 모아 놓았다고 보면 된다(웃음).

Q. 개그와 시사 풍자를 함께 담는다는 점에서 ‘개콘’과 ‘SNL 코리아’(이하 SNL)와 유사한 점이 많다는 것도 사실이다.
김석윤 PD: 시트콤과 콩트의 결합이라는 점을 집중해서 봐줬으면 좋겠다. 물론 각 코너의 무대를 꾸밀 때 세트장에 지켜보는 관객이 있기에 ‘관객과 호흡 한다’는 점에서는 ‘개콘’과 비슷하지만 대본이 시트콤처럼 잘 짜인 상태로 연출되기에 시트콤에 가까운 부분도 있다. ‘개콘’스러운 코너부터 ‘시트콤’스러운 코너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연출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은 ‘시트콩 로얄빌라’만의 장점이다.

Q. ‘시트콩 로얄빌라’ 속 코너들은 나름의 색이 잘 살아있지만, 바꿔 말하면 코너 간의 연계성이 부족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김석윤 PD: 1, 2회에서는 배우들의 스케줄 조정 문제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으실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각 세대(각 코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한 빌라 안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설정돼 있다)간의 연계성이 더 잘 드러날 거다. 각 세대 간의 반상회나 동호회 모임을 통해 시트콤의 느낌을 좀 더 살릴 계획이다. 한 무대가 진행될 때 다른 코너의 인물들이 불쑥 등장하는 식의 백(BACK) 코미디도 고려하고 있다.

JTBC ‘시트콩 로얄빌라’ 출연진 온유(왼쪽부터), 오초희, 이병진, 김병만, 장성규

Q. ‘시트콩 로얄빌라’속 등장인물들은 청년 백수, 소통 없는 60대 부부, 윗세대와 아랫세대에 끼인 50대 가장 등 각각 상징하는 바가 다르다. 어떤 계층을 대변하며 시사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은 없었나.
안내상: 처음에는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도 했었다. 그러나 대본을 받아보니 딱히 캐릭터를 만들어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본이 탁월해서 그 상황 속에 잘 녹아있기만 하면 웃음이든 공감이든 그러한 코드들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 같더라. 주어진 대본 속 캐릭터에 인간적인 모습만 심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온유: ‘귀신과 산다’ 속 캐릭터가 나와 닮은 점이 많더라. 대본을 보면 상황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서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오초희: 사회적으로 청년 백수 문제가 심각하다. 내가 맡은 캐릭터는 처녀 귀신 역할이지만 그런 백수들이 외롭지 않도록 위로하자는 마음으로 연기했다(웃음).
이병진: 로얄빌라에서 다뤄지는 이야기들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우리 주변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이야기들을 다루기에 그 안에 시사 풍자가 담기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일부러 캐릭터를 만들어내기보다는 로얄빌라 속 거주자들의 모습에 자연스레 녹아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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