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긴 표정으로 한 장 더!
” 웃긴 표정으로 한 장 더”내가 운영하는 강릉의 클론댄스 학원생들(태풍소년들)과 함께 밤늦게 까지 춤연습을 하다 야식을 먹기 전에 기념촬영을 했다. “자 웃으며 한 장…이번엔 웃긴 표정으로 한 장 더!” 사진을 찍고 나니 학원생들(태풍소년들)이 “어떻게 나왔어요?”하며 사진을 확인 하고 서로의 표정을 보며 “바보같다.” “아냐 내 표정이 진짜 바보같아…내가 더 웃겨. 송이누나는 원숭이 같아…하하”며 웃는다.
식사를 마치고 학원생들이 계속 춤연습하는 동안 난 “바보같다. 하하”란 말에 사진의 표정을 보며 잠시 생각을 해봤다. 이게 웃긴 표정일까? 왜 이런 표정을 웃기다고 생각할까? 어른들도 웃긴 표정하면 이런 표정을 지을까? 원숭이 흉내를 내며 찍었는데 원숭이가 인간에게 웃긴 존재일까? 바보표정은 어떤 표정일까? 바보는 어떤 사람을 두고 바보라 할까? 일반 보통사람보다 지적능력이 떨어지는 사람? 수줍음이 많아 다른 사람들과 쉽게 친해질 수 없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 사진속의 아이들의 일그러진 표정을 한 뇌성마비(뇌병변) 장애인을 흉내 낸듯하다.
“하나! 둘! 셋! 넷!”을 외쳐가며 열심히 춤연습 하는 학원생들에게 연습 멈추고 잠깐 이야기 좀 하자며 “사진속의 표정… 왜 이런 표정을 지었어? 이표정이 왜 웃긴다 생각해? 이런 표정 짓는 사람을 바보라 하나? 왜 바보는 웃겨? 바보 표정은 누가 가르쳐 준거야? 표정이 일그러지는 대화하는데 불편함이 있는 뇌성마비(뇌병변) 장애는 지적 능력과는 상관없다는데…?” 라며 여러 질문을 하고 싶었지만, 물어보지 못하고 휴대폰에 찍힌 사진과 아이들의 춤추는 뒷모습만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 이유는 “내가 장애인이기에 괜한 피해의식 땜에 이런 질문하나?”, 또 “그냥 웃자고 한 표정을 죽자고 비판하며 심각하게 받아들이냐?” “왜 예능을 다큐로?”라는 식으로 비웃을까 해서였다.
그동안 코미디언이 바보흉내로 웃음 줘서 바보표정이 웃긴 표정이라 생각하며 익숙해 진걸까? 나 역시 바보캐릭터로 우리에게 웃음을 주었던 영구, 맹구,오 서방의 팬이다. 특히 맹구의 모습은 많은 웃음과 재미를 줬기에 지금도 그의 컴백을 기다리고 있다. 나도 사실 바보가 뭔지 바보의 표정이 뭔지 모른다. 그냥 어려서 부터 바보는 일반사람과 같이 평범하지 않기에 웃기다고 학습됐던 것 같다. 특히 일그러진 얼굴 표정을 지으며 절룩거리는 걸음걸이에 우린 크게 웃었던 것 같은데…그 모습을 지켜보는 장애인들과 그의 가족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리 편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우린 어려서 부터 장애를 가진 친구들을 바보라 놀리며 웃음거리로만 생각했기에 웃긴 표정하면 이들의 표정을 깊은 생각 없이 따라했던 것 같다.
보통사람들과 다른 표정이나 몸동작, 걸음걸이로 웃음를 주는 해외 코미디언(?)들도 있다. 영국의 유명 영화배우이자 영화감독인 찰리 채플린이나 미스터 빈 역시 재치 넘치는 스토리에 특이한 표정과 몸동작으로 우리에게 많은 웃음과 감동을 주었고 많은 코미디언들에게 코미디란 어떤 것인가 하는 영감을 주기도 하였다. 팔다리가 없는 레슬링 선수 더스틴 카터(미국)는 다리가 없어 걷기보단 가끔은 데굴데굴 구른다. 닉 부이치치(호주)는 태어날 때부터 팔다리가 없었고 지금은 어른의 손바닥만한 왼발만 갖고 살지만 “난 지금 행복한 삶을 즐기며 살고 있다”라며 전 세계를 돌며 희망의 강연을 전하고 있다. 스물두 살 때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스티븐 호킹(영국)은 갈릴레이, 뉴턴, 아인슈타인의 업적을 이어가는 세계적 물리학자이다.
그들의 삶을 어렸을때 부터 가까이서 봤다면 그들의 아픔, 차별, 또 노력을 공감한다면 코미디 소재로 사용되는 그들의 표정, 몸짓, 생각이 불편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을까한다.
휠체어에 몸을 맡긴지 12년
그동안 넘어진적 많고 포기한적 많고 화내고 눈물도 많이 흘렸지만
그때 마다 다시 일어나려 노력했고 지금도 노력중이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난 강원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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