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 국내 최고의 미녀배우로 손꼽히는 이다. 그런 김태희에게 단 하나의 질문을 하게 된다면? 최고의 자리에 있는 그녀의 머리와 가슴 속에 자리 잡은 최고의 여배우는 과연 누구인지…그것이 가장 궁금했다. 실은 이 질문을 통해 진짜 알고 싶은 것은 최고의 자리에 있는 그녀가 꾸는 꿈이었다.

데뷔부터 줄곧 완벽이라는 이미지가 끈질기게 따라붙은 김태희. 그것은 ‘김태희’하면 자연스레 따라오는 서울대라는 학벌 때문이기도 하고, 조화가 완벽한 반듯하고 정갈한 외모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어쩌면 데뷔부터 지금까지 큰 굴곡 없이 걸어온 김태희의 성공(?) 스토리 탓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다소의 우여곡절은 있었을지언정 실패는 몰랐던 김태희의 완벽한 인생에도 소중한 꿈은 있을 텐데, 그녀가 꾸는 꿈을 몰래 들여다보기 위해 최고의 여배우를 꼽아 달라 말했다.





영화 ‘코파카바나’ 속 이자벨 위페르

1. 이자벨 위페르

“작품 속에서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 기억에 뚜렷해요. 특히나 영화 ‘코파카파나’에서 보여준 위페리의 연기는 최고였죠.”

프랑스 국민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를 김태희는 최고의 여배우 중에서도 선두에 꼽았다. 특히나 ‘코파카바나’(감독 마르끄 피투시, 2010)라는 프랑스 영화 속 그녀의 모습을 꼽았는데, 이 작품에서 위페르는 삶에 열정이 넘치는 자유분방하고 쿨한 여인 바부로 분해,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인의 모습을 보여줬다. 실은 이자벨 위페르 한국과도 꽤 친근한 여배우다.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에도 주연 안느로 출연해 유준상 등과 천연덕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이자벨 위페르를 최고의 여배우로 꼽은 김태희가 언젠가 홍상수 감독의 작품에 출연할 날도 올까? 그녀의 꿈을 빌어 괜히 엉뚱한 상상도 해보게 된다.

영화 ‘체인질링’ 속 앤절리나 졸리

2. 앤절리나 졸리

“졸리도 최고에요! 그녀의 액션 연기도 좋지만 저는 ‘체인질링’에서 보여준 모성의 감정이 폭발하는 신을 최고의 신으로 꼽을래요.”

김태희가 두 번째로 꼽은 배우는 바로 할리우드의 액션스타이자 이제는 세계적 평화의 여신이 돼버린 앤절리나 졸리였다. 숱한 액션영화로 종횡무진한 그녀였지만, 김태희는 ‘체인질링’(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2008)이라는 범죄 미스터리 물을 골랐다. 이 작품에서 졸리는 싱글맘으로 분해, 아들이 갑자기 사라지면서 생기는 온갖 사건과 맞닥뜨리게 되는 강인한 어머니를 연기했다.

그러고 보니, 김태희는 그녀의 최근작 SBS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도 진한 모성애 연기를 펼쳤다. 드라마 중후반부, 아들 윤에 대한 절절한 눈물신은 꽤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실은 ‘장옥정, 사랑에 살다’를 통해서도 연기력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그녀였지만, 몇몇 폭발하는 감정신을 통해 김태희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김태희. 언젠가 졸리를 능가하는 절절한 모성을 작품 속에서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속 메릴 스트립

3. 메릴 스트립

“너무 멋있지 않아요? 매 작품마다 다른 모습을 선보이는 배우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부터 ‘맘마미아’까지, 그녀의 변신은 대체 어디까지일까요?”

두 말할 것 없는 할리우드 최고의 여배우 메릴 스트립을 김태희는 최고의 여배우라고 말했다. 누가 부정할 수 있으랴.

64세의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는 것에서 벗어나 작품이 요한다면 패셔너블한 모습을 보여주고, 또 여전히 절절한 멜로도 가능하며, 그 나이 대에 맞는 성숙한 모습까지 아우르는 메릴 스트립처럼 김태희도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성숙해지면서도 여전히 최고의 미모를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꿈을 간직하고 있는 것 아닐까.

영화 ‘레 미제라블’ 속 앤 해서웨이

4. 앤 해서웨이

“’레 미제라블’ 보셨어요? 전 너무나 인상깊게 봤어요.”

앤 해서웨이. 영화 ‘프린세스 다이어리’(감독 게리 마샬, 2001) 때만 해도 지금의 앤 해서웨이를 상상한 이들은 극히 적을 것이다. 그저 몇몇 흥행 성적이 우수한 로맨틱 코미디 주연으로 머물다 사라질 상큼한 여배우로 그녀를 기억했었는데, ‘악마를 프라다를 입는다’(감독 데이비드 프랭클, 2006)에서는 메릴 스트립의 상대역으로 호연을 펼쳤고, ‘레이첼, 결혼하다’(감독 조나단 드미, 2008)을 통해서는 평단의 호평까지 얻으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마침내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에서는 최고의 순간을 빚어냈다.

그저 반짝 스타로 취급받았지만 이제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최고의 배우로 자리 잡은 앤 해서웨이 처럼 김태희 역시 대중성과 함께 연기력까지 인정받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 된 핑크빛 미래를 꿈꾸고 있는 것 아닐까.

앤 해서웨이의 폭발적인 ‘I Dreamed a Dream’처럼, 김태희의 최고의 순간은 언제일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영화 ‘노팅힐’ 속 줄리아 로버츠

5. 줄리아 로버츠

“여러 번 말했던 것이지만 제 최고의 영화 중 하나는 ‘노팅힐’이에요. 그 영화에서 줄리아 로버츠는 아주 완벽한 여배우로서의 모습을 보여줬죠.”

할리우드의 원조여신 줄리아 로버츠도 김태희는 지나치지 않았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여전히 ‘귀여운 여인’(감독 게리 마샬, 1990)으로 기억되는 줄리아 로버츠처럼, 김태희 역시도 세월을 거스르는 상큼한 여배우로 기억되고 있다.

김태희가 꼽은 이들 다섯의 최고 여배우의 공통점은 대중성과 연기력을 아우른다는 것에 있다. 또 다양한 작품에서 쉼 없이 변신하고 도전하는 배우들이라는 점도 이들의 공통분모.

김태희는 “이제야 연기에 맛을 알아가는 것 같아요”라며 “드라마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다음 작품을 만날 생각을 하면 설레는 걸요”라고 말했다.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도 과거에 비해 더 성숙해지고 진지해지고 있다고.

스타가 아닌 진정한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는 김태희의 소중한 꿈. 그것이 실현되는 날, 우리가 꼽을 수 있는 또 한 명의 최고의 여배우가 탄생하는 날이 될 것이다.

글, 편집.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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