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탑(왼쪽부터 캡, 천지, 니엘, 리키, 엘조, 창조)

그냥 아이돌의 군무가 커피라면 틴탑의 군무는 티오피다. 데뷔 초창기 안대를 쓰면서까지 안무를 연습했다던 틴탑은 네 번째 미니앨범을 발표하면서 칼군무의 끝판왕임을 증명했다. ‘장난아냐’에서는 현란하게 발을 움직이는 프리스텝을 필두로 팔을 X자로 교차해 오글거리는 모양을 표시한 오글오글춤, DJ 하는 것 같은 디제잉춤, 개다리춤이 돋보이는 랄랄라춤 등 각종 포인트 안무들이 돋보인다. 카메라로 정면 풀샷을 잡기만 해도 괜찮은 카메라워크라고 평가받을 수 있을 정도로 ‘장난아냐’는 완성된 퍼포먼스를 갖췄다. 텐카메라맨도 어떤 안무를 포인트로 선정해야 할지 고민할 정도로 틴탑의 ‘장난아냐’ 무대는 종합선물세트였다. 음악방송에게도 ‘장난아냐’는 종합선물세트가 될지, 장난 아닌 카메라워크를 보여야 하는 난제가 될지.
(* 8월 29일 Mnet ‘엠카운트다운’은 ‘엠카운트다운 왓츠 업 LA (M COUNTDOWN What’s up LA)’공연으로 인해 다른 때보다 카메라워크에 한계가 있어 생략했다.)

# 총평) 인가 > 음중 > 뮤뱅

모든 음악방송에서 틴탑의 컴백 무대는 무대 배경, 조명 그리고 화면 효과까지 카메라워크의 역량이 총결집한 모양새였다. 같은 풀샷이라도 더 괜찮은 효과를 주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곳곳에 보였다. 또한 음악방송 모두 프리스텝, 리키와 창조의 싸움 등 포인트 안무들을 정확히 잡아내며 안무 이해도를 드러냈다. 특히 이번 틴탑의 군무를 상징하는 프리스텝 안무에는 각 방송사의 특징들이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KBS2 ‘뮤직뱅크’(이하 뮤뱅)는 넓은 무대를 활용해 밑에서 위로 비추는 앵글로 웅장한 느낌을 자아냈고, 의상과 콘셉트가 서로 다른 두 개의 무대를 교차시켜 화려함을 더했다. MBC ‘음악중심’(이하 음중) 또한 두 개의 무대를 교차시키는 효과를 활용했고, ‘음중’ 특유의 사선 앵글과 박자에 맞춰 움직이는 앵글이 현란한 프리스텝과 어우러졌다. SBS ‘인기가요’(이하 인가)는 섬세한 카메라워크로 틴탑의 프리스텝을 알차게 잡아냈으며 카메라의 초점을 흐리게 해 눈에 보이지 않게 빨리 움직이는 스텝이 더 빨리 움직이는 듯한 효과를 줬다. 그러나 프리스텝과 같은 대형 안무에 너무 신경을 쓴 탓일까. ‘음중’과 ‘뮤뱅’은 디테일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뮤뱅’은 나머지 멤버들은 앉아 있고, 창조와 엘조가 주고받는 ‘어차피 다시 만날 거잖아 → 장난 아냐’ 부분에서 창조 부분을 아예 놓쳤다. ‘음중’은 창조와 엘조를 각각 클로즈업해 틴탑의 대열을 드러내지 못했다. 또한 ‘뮤뱅’과 ‘음중’은 천지가 센터에 앉아서 부르는 ‘Hands up in the sky we came to get down’에서 캡과 엘조, 니엘이 만든 포인트를 모두 놓쳤다. 반면 ‘인가’는 거의 모든 포인트를 잡아내 그동안 잃었던 명예를 회복했다. (그러나 의상은…)

# 포인트 1) 짝 지어 프리스텝 : 음중 = 인가 > 뮤뱅
틴탑의 프리스텝은 6명이서 한 몸이 된 듯 프리스텝을 하는 것도 멋있지만 니엘-엘조, 캡-천지 두명씩 차례로 등장해 프리스텝을 선보이는 안무도 돋보인다. 가만히 서 있는 네 명의 멤버와 일사불란하게 발을 움직이는 두 멤버의 모습이 절묘하게 대조되면서 프리스텝이 더욱 효과적으로 드러난다. 카메라워크는 이 절묘한 대조와 프리스텝을 모두 드러내야 한다. 그러나 ‘뮤뱅’은 틴탑의 발이 너무나 좋았나보다. 스텝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클로즈업을 하는 것을 좋지만, 너무 오래 그리고 많이 비춰 효과가 반감됐다. 캡과 천지가 등장할 때만 좋은 카메라워크를 선보였다. ‘음중’은 ‘뮤뱅’처럼 스텝을 클로즈업했지만, ‘뮤뱅’보다는 적당한 수준에서 멈췄다. 그러나 사선 앵글이 오히려 독이 됐다. 과한 사선 앵글로 인해 무대 양 끝에 위치한 엘조와 니엘이 잘리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했다. ‘인가’는 ‘음중’과 ‘뮤뱅’ 보다는 나은 카메라워크를 보였지만, 스텝이 중요한 안무에서 관객의 머리가 틴탑의 스텝을 가려버렸다.

# 포인트 2) ‘Hands up!’ : 인가 > 음중 > 뮤뱅
총평에서 언급했듯이 ‘Hands up in the sky we came to get down’ 부분에서 ‘인가’를 제외한 나머지 방송은 디테일을 놓쳤다. ‘천지, 창조-리키, 엘조-캡-니엘’의 삼각형 형태로 위치한 이 부분은 엘조와 니엘이 손으로 캡 앞의 벽을 만들고 캡이 벽을 뚫고 나온 뒤 함께 뛰어 노는 분위기를 즐기는 것이 포인트다. (천지는 노래로 거들 뿐) 또한 캡이 나온 뒤 더 빨라지고 풍부해진 비트에서 창조와 리키가 프리스텝을 즐기는 모습까지 볼 수 있다. ‘인가’는 이 모든 포인트를 정확히 잡아냈고, 프리스텝을 하는 리키까지 클로즈업했다. ‘음중’과 ‘뮤뱅’은 모두 처음에 니엘과 엘조가 벽을 만들고 그 뒤에 선 캡의 모습을 풀샷으로 잡아 기대감을 샀지만 그것이 다였다. ‘음중’은 캡의 첫 번째 포인트를 놓쳤지만, 창조와 리키의 프리스텝 때는 풀샷을 잡아 안무를 조금 드러냈고, 뒤에는 캡만 클로즈업해 이전에 캡을 놓쳤던 것에 대해 사과했다. ‘뮤뱅’은 창조 리키의 프리스텝 때 천지와 풀샷을 사이키 조명 틀 듯이 아주 짧고 빠르게 계속 교차시켜 눈이 아팠다.

# 포인트 3) 스네이크 안무 : 인가 > 뮤뱅 = 음중
손을 위로 들고 신나게 뛰던 틴탑이 갑자기 일렬종대로 선다. 리키와 창조가 양 옆으로 몸을 피하면 나머지 멤버들이 마치 뱀처럼 니엘의 동작을 따라 돌림안무로 몸을 움직인다. 그 후, 니엘과 캡이 오른쪽, 천지와 엘조가 왼쪽으로 머리를 내밀며 안무를 완성한다. ‘인가’는 뱀처럼 움직이는 스네이크 안무를 가장 효과적으로 잡고, 옆으로 튀어나오는 멤버들의 모습도 잘 담았다. ‘뮤뱅’은 애매한 방향에서 풀샷을 잡고, 천천히 정면으로 앵글을 이동하면서 안무를 드러내고, 머리가 튀어나오는 안무도 한 박자 늦은 풀샷을 잡아 카메라 앵글이 준비되지 않은 듯한 느낌을 줬다. ‘음중’은 밑에서 위로 스네이크 안무를 잡아 ‘인가’처럼 안무가 두드러지게 나타나진 않았지만 포인트는 느껴졌다. 특히 스네이크 안무가 시작될 때 화면 전환의 효과를 줘 안무를 멋지게 등장시켰다. 그러나 머리가 나올 때는 천지와 니엘만 화면에 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사진제공. KBS, M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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