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파전을 형성한 ‘나우 유 씨 미’, ‘엘리시움’, ‘숨바꼭질’(왼쪽부터) 포스터
영화 ‘나우 유 씨 미’의 흥행 마술쇼가 대단하다. ’나우 유 씨 미’, ‘숨바꼭질’, ‘엘리시움’ 등 치열한 3파전 끝에 ‘나우 유 씨 미’가 최종 웃음을 지었다. ‘숨바꼭질’은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스릴러 장르 흥행사를 새로 쓰고 있다. 거대 자본과 닐 블룸캠프의 만남은 폭발적이지 못했다. 개봉 첫 날 1위로 등장했던 ‘엘리시움’은 큰 기대감을 가졌지만 끝내 마술쇼를 넘어서지 못했다. ‘설국열차’는 900만 관객을 태웠고, ‘감기’는 300만 관객을 기침에 들게 했다. 시원한 바람이 가을을 알리고 있지만 2013년 35주차(8월 31일~9월 1일) 극장가는 한여름 못지않게 뜨거웠다.2013년 35주차(8월 30일~9월 1일) 박스오피스 순위.
2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나우 유 씨 미:마술사기단’이 586개(상영횟수 8,481회) 상영관에서 62만 6,867명(누적 215만 6,328명)을 불러 앉히며 1위를 차지했다. 개봉 첫 주말 2위로 데뷔한 뒤 2주차 주말에 1위를 차지하는 흥행 마술쇼를 선보이며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뒤를 이어 ‘엘리시움’이 588개(8,459회) 상영관에서 57만 3,387명(누적 70만 7,973명)으로 5만 여 명의 격차를 보이며 개봉 첫 주 2위에 랭크됐다. 오랜만에 외화가 1~2위를 차지했다. ’숨바꼭질’은 548개(8,397회) 상영관에서 56만 3,251명(누적 509만 7,942명)을 기록, 1만 여 명의 차이로 아쉽게 3위에 머물렀다.3파전을 펼친 ‘나우 유 씨 미’, ‘엘리시움’, ‘숨바꼭질’은 상영횟수도 비슷했고, 주말 3일 좌석수(‘나우 유 씨 미’ – 162만 2,021(좌석수) / ’엘리시움’ – 161만 8,619 / ’숨바꼭질’ – 163만 7,469)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8월 28일 1위로 올라선 ‘나우 유 씨 미’는 29일 ‘엘리시움’ 등장과 함께 2위로 밀렸다. 또 ‘엘리시움’이 30일에도 1위를 차지하며 주말 박스오피스까지 거머쥘 태세였으나 31일 ‘나우 유 씨 미’, ‘숨바꼭질’에 밀리며 3위로 내려 앉았다. 9월 1일도 마찬가지. 그 차이는 3만 명 내외에서 결정됐다. 좌석점유율도 엎치락 뒤치락. 29~30일은 ’엘리시움’이 다른 두 작품을 넉넉하게 따돌렸다. 하지만 31일 ‘나우 유 씨 미’가 50.3%로 좌석점유율 전체 1위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고, 9월 1일에도 세 작품 중 선두에 섰다.
‘나우 유 씨 미’는 개봉 첫 주에 비해 31.7%(29만 667명) 관객 감소에 그쳤다. 상영횟수는 800회 가량 줄었다. 현재 분위기만 놓고 보면, ‘나우 유 씨 미’의 흥행 마술쇼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엘리시움’이 경우 맷 데이먼, 샬토 코플리 등 영화의 주역이 개봉 전 한국을 찾았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인 점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북미에서도 ‘엘리시움’은 ‘나우 유 씨 미’ 보다 더 적은 흥행 수익을 올렸다. 개봉 3주차 주말을 보낸 ‘숨바꼭질’은 47.9%(51만 7,245명)의 관객 감소율을 보였다. 상영횟수도 약 2,500회 가량 줄었다. 다소 큰 폭의 하락을 경험했다. 여하튼 ‘숨바꼭질’이 개봉 19일 만에 500만을 돌파하면서 올해 500만 관객을 넘어선 한국 영화는 7편이 됐다. 영화를 배급한 NEW는 ’7번방의 선물’, ‘감시자들’ 그리고 ‘숨바꼭질’까지 3편의 500만 돌파작을 만들어냈다. 또 상영 조건 등을 고려했을 때 절대 비교는 불가하지만 어찌됐던 수치적으로 역대 스릴러 최고 흥행작인 ‘살인의 추억’(525만 5,376명) 기록에도 접근했다. 조만간 뛰어 넘을 게 확실하다. 주말 3일 동안 100만을 넘는 폭발적인 흥행은 없었지만 세 작품의 치열한 1위 다툼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영화 ‘감기’,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 슈퍼배드2′, ‘드래곤볼Z’, ‘잡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포스터.
‘감기’,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 등 영광을 뒤로 하고…8월 극장가를 주도했던 ‘감기’,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 등은 상위권과 큰 격차를 보이며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 중이다. ‘감기’는 329개(3,403회) 상영관에서 15만 8,384명(누적 302만 1,600명), ‘설국열차’는 315개(3,267회) 상영관에서 15만 8,185명(누적 911만 8,347명)으로 각각 4~5위에 자리했다. ‘감기’는 3,000회 가량 상영횟수가 줄었고, ‘설국열차’는 2,400회 가량 감소했다. 관객 감소율도 각각 63.2%(27만 2,210명), 50.9%(16만 3,826명)를 기록했다. CJ 엔터테인먼트의 배급 포기로 개봉 전 악재를 만났던 ‘감기’는 누적 300만을 돌파하며 후회없는 성적을 남겼다. ‘설국열차’는 1,000만 관객에 약 90만 정도 남았으나 상영횟수를 지키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J 엔터테인먼트의 ’1,000만 만들기’ 프로젝트가 어떻게 발휘될지 지켜볼 일이다. ‘더 테라 라이브’는 186개(1,631회) 상영관에서 5만 8,107명(누적 554만 3,675명)으로 8위까지 순위 하락했다. 다음주엔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잡스’와 ‘드래곤볼Z’ 그리고 지나치게 욕심 부린 ’슈퍼배드2′
아이폰은 등장과 함께 국내를 휩쓸었지만 스티브 잡스를 그린 영화는 비교적 조용했다. 애쉬튼 커쳐 주연의 ‘잡스’가 402개(4,482회) 상영관에서 12만 3,952명(누적 15만 9,782명)을 불러모으는데 그치며 개봉 첫 주 6위에 머물렀다. 상영횟수는 ‘감기’보다 1,000회 이상 많았을 만큼 극장가의 ‘관심’은 컸지만 대중의 관심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일본 애니메이션 ‘드래곤볼Z:신들의 전쟁’은 262개(1,259회) 상영관에서 2만 8,727명(누적 3만 4,252명)으로 개봉 첫 주 9위에 올랐다. 오랜 시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캐릭터이자 국내 첫 극장 개봉이지만 그 만큼의 성적을 거두진 못했다. 반면 ‘슈퍼배드2′는 297개(1,176회) 상영관에서 8만 292명(누적 8만 292명)으로 7위를 차지했다. 많은 영화들이 홍보 마케팅 일환으로 진행하는 대규모 변칙 유료 상영회로 거둔 성적이다. 하지만 ‘슈퍼배드2′의 과한 욕심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9월 12일 개봉 예정인 ‘슈퍼배드2′는 1주 전도 아닌 2주 전에 대규모 유료 시사회를 진행한 것. 1주 남겨두고 또 유료 시사회를 진행할진 두고 볼 일이다. ‘드래곤볼Z’ 측은 상도의에 어긋나는 개봉 2주년 유료 시사회에 강한 불만과 함께 “동반성장위원회에 정식으로 제소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스파이’, 36주차 극장가 주인공?….’뫼비우스’를 향한 대중의 발걸음은?
‘스파이’(왼쪽), ‘뫼비우스’ 스틸
36주차 극장가를 흔들 작품은 ‘스파이’다. 이 작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코믹첩보액션’을 표방하고 있지만 핵심은 ‘코믹’이다. 설경구, 문소리, 고창석, 다니엘 헤니, 한예리 등이 주연을 맡았다. 추석 시즌 온 가족이 함께 보기엔 적당하다. 하지만 추석 연휴까지 가기 위해선 먼저 36주차 극장가부터 장악해야 한다. 오전 11시 통합전산망 예매율 기준, ‘스파이’는 13.7%로 1위다. 출발은 나쁘지 않다. 논란의 작품,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도 관객들과 만난다. 두 번의 제한상영가 판정, 베니스영화제 진출 등 영화를 둘러싼 화제가 가득하다. 물론 대중의 발걸음과는 별개다. ‘피에타’ 만큼 대중의 호응이 따를진 두고 볼 일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바람이 분다’, 정지영 감독의 제작한 ‘천안함 프로젝트’, 소설 ‘오체불만족’의 저자이자 실제 인물인 오토다케 히로타다가 주연한 ‘괜찮아 3반’ 등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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